[독자와 함께] KTX입국자전용칸 잘못 탔다 사흘간 자가격리…"탑승시 안내 필요"

  • 정우태
  • |
  • 입력 2020-05-05 07:25  |  수정 2021-06-21 16:53  |  발행일 2020-05-05 제7면
대구서 의류점 운영 김모씨가 겪은 황당한 일

대구 동성로에서 의류점을 운영하는 김모씨(47·남구 봉덕동)는 최근 서울 거래처를 다녀오던 길에 황당한 일을 겪었다. 해외입국자 전용 칸에 탑승했다는 이유로 코로나19 검사를 받고 3일간 자가격리를 당했던 것.

사건의 발단은 이랬다. 지난달 22일 밤 10시쯤 서울역에 도착한 김씨는 늦은 저녁을 해결하기 위해 패스트푸드점에서 햄버거를 포장하고 매표소에서 승차권 발권 후 동대구로 가는 티켓을 발권받아 황급히 열차에 몸을 실었다. 객차 내부에는 아무도 없었고 이후 광명역에서 10여명의 승객이 탑승했다. 하지만 이어폰을 낀 채 스마트폰에 집중하고 있던 김씨는 다른 승객들에 대해 별 신경을 쓰지 않았다.

열차가 대전을 지나 동대구로 향하던 무렵 김씨는 하차지점에서 에스컬레이터가 가까운 10호차로 이동하려 했다. 그때 바로 앞 객실에서 대기 중이던 철도경찰에게 제지 당했다. 그제서야 김씨는 자신이 타고 있던 객실이 해외입국자 전용칸임을 깨닫게 됐다.

동대구역에 내린 그는 다른 해외입국자와 함께 워킹스루 선별진료소에서 코로나19 검사를 받아야 했다. 해외입국자와 밀폐된 공간에 1시간 이상 머물렀기에 감염이 우려된다는 이유였다.

검사를 마치고 결과가 나오기까지 그는 자택에서 3일간 자가격리 생활을 했다. 다행히 '음성' 판정을 받고 자가격리도 해제됐지만, 그동안 가게 문을 열지 못하면서 영업상 불이익과 불안을 감수해야만 했다.

김씨는 "객차를 실수로 잘못 탄 것은 물론 제 잘못이다. 그러나 제가 서울역에서 동대구역까지 이동할 때 아무도 안내하는 사람이 없었던 것은 분명 문제"라면서 "처음 탑승할 때도 그렇고 운행 중에도 승무원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해외입국 확진사례가 많아지면서 내린 조치인데 관리가 허술해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코레일 측은 "일반 고객의 경우 해외입국자 전용칸에 발권 자체를 제한하고 있다"면서 "출발 전 해당 칸에 승차고객이 없음을 확인하고 안내문을 부착하는데 이때 확인이 되지 않은 것 같다. 운행 중에는 안내방송을 하고 직원보호를 위해 승무원 출입은 금지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한편, 코레일은 방역당국의 지침에 따라 지난 3월28일부터 KTX 해외입국자 전용칸을 운영하고 있다.

정우태기자 wtae@yeongnam.com

기자 이미지

정우태 기자

기사 전체보기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사회인기뉴스

영남일보TV





영남일보TV

더보기




많이 본 뉴스

  • 최신
  • 주간
  •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