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VS유승민VS김부겸 TK 목장의 결투...'차기 대권 놓고 정치생명 걸어

  • 민경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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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05-27   |  발행일 2020-05-28 제5면   |  수정 2020-0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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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김부겸 의원(대구 수성구갑), 무소속 홍준표 당선자(대구 수성구을), 미래통합당 유승민 의원(대구 동구을)
역대 5명의 대통령(박정희·전두환·노태우·이명박·박근혜)을 배출한 지역이자 보수의 심장으로 불리는 대구경북(TK)에서 2022년 대선을 앞두고 여야 잠룡들이 일생일대의 정치 생명을 건 'TK 목장의 결투'를 예고하고 있다.

27일 정치권에 따르면 4·15 총선에서 '대선 출마' 카드를 꺼내든 더불어민주당 김부겸 의원(대구 수성구갑)이 낙선했지만, 자신의 지지 모임인 '새 희망 포럼'을 주축으로 조직을 정비하는 등 대권 도전을 위한 숨 고르기에 들어갔다. 영남권 대표로 8월 전당대회에 출마하는 것도 저울질하고 있다.

김 의원은 최근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 11주기를 맞아 16대 총선에서 부산 북구-강서구을에서 낙선한 노 전 대통령과 자신을 비교하기도 했다. 그는 페이스북을 통해 "더할 것도 뺄 것도 없다. 꼭 같은 과정이었고, 꼭 같은 결과였다"며 "면목이 없다. 그러나 포기하지 않겠다. 새로운 날들을 향해 걸어 가겠다"며 지역주의를 넘어 대권을 잡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미래통합당의 전신 자유한국당 대표를 지낸 무소속 홍준표 당선자(대구 수성구을)는 8년 만에 국회에 다시 입성한다. 그는 이번 총선 당선 직후 "하늘과 대구시민, 수성구을 주민들이 내게 마지막 기회를 줬다"며 "국회가 개원하면 전국을 다니며 '정치 버스킹'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자신이 나라를 운영할 능력이 되는지 국민을 상대로 직접 물어보겠다는 취지다.

홍 대표는 26일에는 페이스북에 "임금 왕(王)자가 네 개나 들어 있는 특이한 이름을 가진 '비슬산'(琵瑟山)에 다녀왔다. 예로부터 비슬산 기슭에서 왕이 네 사람 나온다는 전설이 있다"며 대권 도전 의지를 비유적으로 표현했다.

대구에서 16년간의 의정활동을 마무리하는 통합당 유승민 의원(대구 동구을)도 탄탄히 다져온 지역구와 지지자들을 향해 대선 출마 의사를 드러냈다. 유 의원은 26일 자신의 팬클럽인 '유심초'에 영상 메시지를 통해 "내년 대선후보 경선과 1년 10개월 후 있을 2022년 3월9일 대통령 선거가 저의 마지막 남은 정치의 도전"이라고 말했다.

그는 대선에서 보수 단일후보로 나서겠다는 각오를 드러내기도 했다. 코로나19 이후 닥칠 경제 위기 상황을 두고 "경제 전문가이자 정치인인 제게는 숙명 같은 시기"라고 강조했다.


이들 3명의 잠룡이 모두 '정치 생명'을 걸고 대권에 도전하겠다는 의사를 밝히고 있지만, 대권 가도는 그리 순탄치만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김 의원은 이번 총선에서 지역주의를 넘어서지 못하면서 지역 기반의 한계를 드러냈고 당내에서도 '이낙연'이라는 강한 경쟁자를 이겨낼 수 있을지 미지수다.

홍 당선자는 통합당 복당이 최대 관건이다. 연일 강도 높게 비판해 오던 김종인 비상대책위가 결국 출범하면서 복당 여부가 불투명해진 상황이다.

유 의원의 경우, '보수 단일 후보'가 되겠다는 포부를 드러냈지만, 당내에선 여전히 비주류인 데다 원외 야인(野人)이라 국회에 입성한 대권 주자와의 경쟁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지역 정치권 한 관계자는 "세 사람 모두 대권 가도가 쉽지 만은 않은 길이겠지만, 포기하기엔 이르다"면서 "이들 중 한 사람이라도 대권을 쥐게 된다면 TK는 다시 한번 한국 정치의 중심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민경석기자 mean@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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