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드윙 아줌마가수' 남경화씨 "오토바이 40년 무사고...안전수칙 지키면 안 위험해요"

  • 천윤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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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07-01   |  발행일 2020-07-01 제13면   |  수정 2020-07-01
식당 운영하며 앨범도 발매
인생이야기 담아 직접 작사
미용 경력 살려 봉사활동도

골드윙아줌마
남경화씨가 자신의 오토바이인 골드윙 보라매·로즈마리와 함께 포즈를 취하고 있다.

"오토바이를 탄 지 40년이 됐지만 사고를 낸 적은 한 번도 없습니다. 안전 수칙만 잘 지키면 위험하지 않아요." 동네에서 골드윙 아줌마가수로 통하는 남경화(62)씨는 경북 경산시 와촌면 대한리에서 식당을 운영하고 있다. 식당 주차장 한쪽에는 그가 애지중지하는 배기량 1520cc·1800cc의 골드윙 오토바이가 두 대나 세워져 있다. 그는 '보라매'와 '로즈마리'라는 이름을 붙여 주었다.

식당 곳곳에는 남씨의 화려한 오토바이 경력을 알 수 있는 사진이 곳곳에 붙어 있다. 간혹 식당에 온 남자 손님이 식당 메뉴보다 오토바이에 더 관심을 보이기도 한다. 남자도 타기 힘든 골드윙을 아줌마가 탄다고 하니 모두 놀라워하는 눈치다. 소문을 듣고 전국에 있는 오토바이 동호회에서 찾아오기도 한다. 한때는 서울까지 초청을 받아 직접 오토바이를 타고 다녀오기도 했다.

남씨가 오토바이를 타기 시작한 것은 19세부터다. 자동차가 지금처럼 흔하지 않던 젊은 시절에 미용실을 운영하던 남씨가 출퇴근용으로 혹은 출장미용을 위해 타고 다녔다.

"당시만 해도 여자가 오토바이를 타는 걸 곱지 않은 시선으로 보았어요. 기초의원으로 출마한 남편이 낙선한 것도 내 탓인 것 같아 마음이 너무 아팠어요. 아내가 폭주족이라고 하는 사람도 있었고요."

남씨는 요즘 새벽마다 텃밭에 나가 채소를 가꾸고 아침부터 식당에서 열심히 일을 한다. 의정활동을 하는 남편과 성인이 된 딸이 오토바이 타는 걸 반대하지 않는 이유는 그만큼 자신이 생활에 충실하고 열심히 살아온 결과 때문일 것이라고 했다. 오토바이를 타면서 가장 추억에 남는 일은 금강산에 다녀온 일이란다. 그는 2001년 6월13일 오토바이로 서울 올림픽공원을 출발해 태백에서 1박한 후 속초로 이동해 장진호 배에 오토바이를 싣고 북한 땅에 도착했다.

"북한 조선호텔에서 1박하고 다음날 금강산으로 출발했는데 비가 너무 많이 와 함께 간 오토바이 30대 정도가 넘어졌어요. 일정을 마치고 장진호에 몸을 싣고 속초에 도착하니 오전 1시였어요. 골드윙에 기름을 가득 채우고 속초~양양~주문진~정동진~동해~삼척~울진~영덕~포항을 거쳐 경산 집으로 돌아왔지요. 출발할 때부터 비가 오더니 4박5일간 계속 와서 정말 힘든 여행이었지만 평생 잊을 수 없는 추억이었죠."

남씨는 앨범까지 낸 가수이기도 하다. 그의 노래 '나는 달린다'는 오토바이를 타고 달리는 자신의 인생 이야기다. 작사도 직접 했다. 뿐만 아니라 오랫동안 봉사를 해온 봉사자이기도 하다. 미용실을 운영했던 실력으로 재활원과 홀몸 어르신 등을 찾아가 미용봉사를 해왔다. 후원하는 곳도 여러 곳이다.

"오토바이와 살아온 이야기를 엮은 자서전 출판과 오토바이에 대한 자료를 모아 오토바이 박물관을 만드는 게 꿈이에요."

글·사진=천윤자 시민기자 kscyj83@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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