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호성의 사주 사랑(舍廊)]- 홀아비와 과부

  • 김기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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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08-12 2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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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 남녀가 사랑하면서 서로의 만수무강을 기원했고, 결혼식을 올리면서 백년해로를 약속했다. 그러나 그 마음 그 뜻과 다르게 결혼 후 배우자가 죽어버리는 일을 당하면 남자는 홀아비가 되고 여자는 과부가 된다. 하늘이 무너지는 것과 같은 슬픔의 무게는 헤아리기 어렵다. 내 남편은 정말 진실한 사람이었는데 왜 하늘이 데려갔을까, 내 아내는 너무 착한 사람이었는데 왜 하늘이 데려갔을까 하고 남은 배우자는 하늘을 원망한다.

배우자를 잃은 남편 혹은 아내는 하늘을 원망하기 전에 자기를 돌아봐야 한다. 나에게 무슨 잘못이 있어서 남편을 여의었는가, 나에게 무슨 죄가 있어서 아내를 잃었는가를 살펴봐야 한다. 그래서 그냥 돌아보면 하늘의 별처럼 많은 사람 중에 유독 아내 혹은 남편을 만난 잘못만 보이고, 아내 혹은 남편을 지독히 사랑한 죄밖에 보이지 않을 것이다. 배우자를 잃은 남편 혹은 아내가 봐야 할 것은 그것이 아니라 사주이다. 내 사주를 보고 나에게 무슨 잘못과 죄가 있어서 배우자가 먼저 저 세상으로 갔는가를 올바로 인식해야 한다.

배우자를 잃은 남편 혹은 아내가 진즉에 내 사주 꼴이 어떤지도 모른 채 한 여자 혹은 남자를 만난 잘못은 크지 않을 수 있지만, 내 사주 꼴이 어떤지도 모른 채 그 여자 혹은 남자와 사랑하고 결혼한 죄는 크다. 타고난 배우자 복이 좋은 사람은 마음이 가고 정이 끌리는 대로 사랑하고 결혼해도 큰 탈이 안 날 수 있지만, 홀아비나 과부처럼 타고난 배우자 복이 나쁜 사람은 일찌감치 내 사주 꼴을 먼저 본 다음에 사랑하고 결혼해야 한다.

아내와 사별하는 홀아비 팔자도 따로 있고, 남편과 사별하는 과부 팔자도 따로 있다. 내가 홀아비 팔자인 줄도 모른 채, 내가 과부 팔자인 줄도 모른 채 한 사람을 사랑하고 결혼하는 죄는 크다. 왜 그런가? 내가 홀아비 팔자이면 나와 결혼하는 여자는 나로 인하여 죽고, 내가 과부 팔자이면 나와 결혼하는 남자는 나로 인하여 죽기 때문이다. 홀아비 팔자는 아내를, 과부 팔자는 남편을 죽음에 이르게 하기 때문이다.

홀아비 팔자의 유형은 여럿 있다. 그중 가장 전형적인 유형은 아내 코드인 재성(財星)을 극(剋)하는 경우과 재성을 설(泄)하는 경우다. 극(剋)이란 억눌러 제압한다는 뜻이고, 설(泄)이란 설기(泄氣) 곧 기운을 뺀다는 뜻이다. 재성을 극하는 경우는 내가 배우자를 짓눌러 제압해서 무력하게 만드는 상태이고, 재성을 설하는 경우는 내가 배우자의 기운을 빼서 무력하게 만드는 상태이다. 내가 재성을 극설하여 무력하게 만든다는 말은, 내가 아내의 기운을 꺾거나 빼는 바람에 아내가 시름시름 앓다가 죽거나 큰 병에 걸려 죽는다는 뜻이다.

재성을 제압하는 코드는 비겁(比劫이고 재성을 설기하는 코드는 관성(官星)이다. 사주에 재성은 미약한데 비겁이 많아서 강력한 남자, 사주에 재성은 미약한데 관성이 많아서 강력한 남자는 홀아비 팔자다. 木일생 남자 사주의 경우, 木은 비겁(比劫-나)이고 土는 재성(아내)이다. 木(비겁)은 많아서 강하고 土(재성/아내)는 적어서 약하면 목극토(木剋土)의 윈리로 木이 土를 제압해서 꼼짝달싹하게 만들어 버리니 土인 아내는 죽고야 만다.

木일생 남자 사주의 경우, 土는 재성(아내)이고 金은 관성이다. 土(재성/아내)는 적어서 약한데 金(관성)이 많아서 강하면 토생금(土生金)의 이치로 土는 金을 도와주는 바람에 기운이 쇠잔해진다. 바꿔말하면 강력한 金이 약한 土의 기운을 금설토(金泄土)의 이치로 빼앗는 바람에 土인 아내는 탈진한 나머지 죽고야 만다.

남편이 저 하늘로 먼저 홀연히 떠났다면 나는 분명 과부 팔자다. 먼저 간 남편을 원망하지 말고 내 팔자를 원망해야 한다. 아내가 아이들을 둔 채 황망히 이 세상을 떠났다면 나는 분명 홀아비 팔자다. 먼저 간 아내를 나무라지 말고 내 팔자를 나무라야 한다.

홀아비 팔자라 하더라도 아내와 사별하지 않은 채 살아갈 방법은 없는가? 과부 팔라자 하더라도 남편과 사별하지 않은 채 살아갈 방법은 없는가? 있다. 넓게는 명리학에 있고 구체적으론 궁합에 있다.

 

■우호성<△언론인(전 경향신문 영남본부장)△소설가△명리가(아이러브사주www.ilovesajoo.com 운영. 사주칼럼집 ‘명리로 풀다’출간)△전화: 010-3805-1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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