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견고해지는 '가난의 고착화'…사회위험 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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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08-15   |  발행일 2020-08-15 제23면   |  수정 2020-08-15

대구·경북지역에서 소득이 전혀 없는 집이 5만 가구에 육박하고 있다고 한다. 그리고 10년 이상 국민기초생활보장 대상자로 분류돼 지원을 받는 집도 대구와 경북을 합쳐 4만5천 가구가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건복지부가 지난 12일 발표한 '2019 국민기초생활보장 수급자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10년 이상 장기간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 지원을 받은 집은 대구가 2만2천431가구, 경북이 2만2천922가구로 집계됐다. 지난 3년간의 보건복지부 자료를 살펴보면 대구·경북에서 장기간 지원을 받은 가구 수는 매년 증가세를 보인다.


수급가구 중 소득이 전혀 없는 가구도 대구의 경우 2만5천415가구로 전체 수급가구의 31.8%를 차지했고, 경북은 2만3천810가구로 전체의 30%였다. 대구·경북지역에서 10년이라는 오랜 시간에 걸쳐 정부 지원을 받거나, 또는 정부 지원금만으로 생계를 이어가는 사람이 전체 가구(2018년 기준 대구 96만8천265가구, 경북 111만3천8가구)의 약 2%에 이른다는 것은 충격적인 사실이다. 이번 조사는 2019년 통계이기 때문에 올해는 코로나19 여파로 '소득 제로(0)' 또는 '가난의 고착화' 가구가 더 늘어날 것으로 예측된다.


문제는 국민기초생활보장 수급자가 매년 줄지 않고 증가한다는 것이다. 최근 3년간 전국 수급자 비율이 0.5% 포인트 올랐는데 대구와 경북은 나란히 0.6% 올랐다. 가난이 고착화 되고 대물림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사회복지 전문가들은 "앞으로 빠른 고령화 속도와 코로나19 충격으로 신규 수급자가 늘어날 것이고 기존 수급자가 지금보다 더 가난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국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빈부격차 지수가 가장 높다. 최근에는 계층 이동이 사실상 중단됐다는 소리도 나오고 있다. 갑작스레 빈곤에 빠진 이들을 위한 사회적 안전망도 제대로 마련돼 있지 않다. 이처럼 빈부격차가 견고해지는 상황에서는 묻지마 범죄, 자살, 고독사 등의 사회병리현상이 속출할 수밖에 없다. 가난의 고착화에 대한 사회적 위험성을 줄이는 다양한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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