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란의 스위치] 윤건수 DSC인베스트먼트 대표 "의대 증원보다 컴퓨터공학과 정원 10배 늘리는 것이 더 중요한 때"

  • 이영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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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08-29 08:23  |  수정 2021-06-27 13:55  |  발행일 2020-08-29 제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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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건수 DSC인베스트먼트 대표는 저금리 시대 재테크 방법에 대해 "좀 느려 보이지만 변화되는 분야에서 1·2등 하는 기업 두세 개 종목을 매월 일정한 금액으로 꾸준히 투자하는 것이 리스크 없이 큰 수익을 가지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귀띔한다.
DSC인베스트먼트의 윤건수 대표는 경북 칠곡 출신으로, 기술은 있으나 자본이 부족해 어려움을 겪는 스타트업에 주로 투자하는 국내 창업투자회사(벤처캐피털, VC)의 선두주자다. 22일 서울 성북구에 있는 그의 딸이 운영하는 예약제 커피숍 '오버스토리'에서 윤 대표와 인터뷰했다. 윤 대표는 코로나19 사태와 관련, "4차 산업분야 기술력이 중국에 크게 뒤진다"라고 우려하면서 서울대를 비롯해 전국 대학 컴퓨터공학과 정원을 10배 이상 늘릴 것을 주장했다.

▶1차 벤처 붐시대(1998~2001년) 이후 최근 다시 벤처 전성시대가 도래한 듯하다.

"DSC인베스트먼트를 창업해 불과 4년 만인 2016년에 코스닥에 상장시켰다. 이는 지난 16년간 되지 않았던 벤처 캐피털의 주식시장 상장 물꼬를 텄다는 데서 의미가 크다. 카카오, 마켓컬리, 브랜디, ABL바이오 등에 투자해 좋은 성과를 냈다. 올해 운용자산 6천억 원을 바라본다. 사명 DSC는 꿈(Dream), 쉼(Shelter), 나눔(Charity) 등을 담았다. 단순한 투자가 아니라 벤처기업의 꿈을 돕는 파트너가 돼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

▶투자를 판단하는 기준은.

"투자는 결혼과 비슷한 것 같다. 투자 전과 이후 그 기업을 바라봤을 때, 또는 CEO를 보았을 때 모습이 다른 경우가 많다. 그래서 사람을 가장 중시한다. 특히 초기 기업은 CEO가 어떤 길을 가고 어떤 것을 선택하느냐가 굉장히 중요하다. 벤처 성패의 90%는 CEO가 좌우한다."

AI·빅데이터 개발자 절대 부족
4차産革 준비 중국에 크게 뒤져
기술은 결국 사람 양과 질 경쟁

이젠 대학생 창업도 많아질 것
꼭 기술에 포커스 둘 필요 없어
5년내 세상 변화상 예측해보고
문제점 찾으면 그게 성공아이템


▶투자처 중 대구경북 기업은 있나.

"불행히도 아직은 없다."

▶지방은 벤처 하기가 더 어려운가.

"우리도 지방에 관심이 많다. 대구경북에는 경북대 전자과, 대구경북과학기술원, 포스텍 등에서 엔지니어 중심으로 예전에는 교수들 창업이 많았는데 이제는 대학생 창업이 많아질 것으로 본다. 그것은 시대 흐름을 보면 안다. 요즘에 여러 가지 충격적인 변화들이 많다. 미국의 나스닥·다우 시장을 보면 옛날에 없었던 기업이 시가총액 1등을 하고, 이전에 잘나가던 회사가 10위 밖으로 나가는 등 굉장히 다이내믹하게 움직이는 것을 볼 수 있다. 올해 들어선 우리나라도 모든 사람이 느낄 수 있을 정도로 변화가 많다."

▶우리나라는 코로나 이후에 대한 대비가 너무 미비하다는 지적이 있다.

"우리 삶을 많이 변화시킬 '비대면'이 좋은 면도 있지만, 굉장히 안 좋은 면도 있다. 이것은 기득권이 있는 사람, 기존의 관계가 되어 있는 사람들에게 매우 유리하다. 예를 들어 어떤 사람의 도움이 필요할 경우, 비대면 이전에는 찾아가서 부탁하면 정성이 갸륵해서 도와주기도 하지 않나. 이제는 모르는 사람은 아예 안 만난다. 그래서 가진 자와 가지지 못한 자의 쏠림이 엄청나게 커지게 된다. 가장 나쁜 게 쏠림현상이다. 그런 관점에서 기업을 보면 앞으로 잘되는 기업, 잘 안되는 기업의 차이가 크게 날 것이다. 최근 상반기 실적 발표를 보면 대부분이 실적 30% 줄었는데 몇몇 기업은 사상 최대의 실적을 냈다. 그런 기업은 더 좋아질 것이다. 소수의 기업만 좋은 사회는 불안전한 사회이다. 그것을 준비하는 것이 중요하다."

▶대한민국의 기술 경쟁력을 어느 정도로 볼 수 있나.

"위기 중에 위기다. 우리나라 바이오산업은 굉장히 발전을 했다. 머리 좋고 똑똑한 친구들은 그 동네에 다 있다. 그런데 4차 산업과 관련된 인공지능, 빅데이터 이런 쪽에 사람의 양·질 다 중요한데 사람이 없다. 우리가 투자한 기업 찾아가 뭐 도와줄까 물어보면 거의 90%가 똑같이 개발자 좀 구해달라는 이야기다. 개발자 절대 부족 현상이다. 지금 의대 증원이 이슈인데 서울대 등 우리나라 대학교에서 컴퓨터공학과 정원 10배 늘리는 것을 더 고민해야 할 때다. 기술경쟁력은 결국 사람의 양과 질에 달려있다."

▶'페이팔'을 창업한 '피터 틸'은 창업을 중시하면서 대학교육 무용론을 주장했는데.

"대학교육이 필요없다고 하는 것은 너무 과격한 생각이라고 본다. 다만 대기업을 가기 위해 여러 스펙을 쌓는 것은 시간 낭비다. 그 시간에 좋아하는 친구들이 모여서 꼭 창업을 해보길 권한다. 창업해서 '배달의 민족'처럼 대박이 나면 그길로 쭉 가면 된다. 실패해도 크게 남는다. (어쩌면) 대기업은 창업해본 사람이 가야 한다. 대기업 인사 임원이 '그냥 대학 졸업한 친구를 뽑은 경우하고, 창업을 해보았거나 벤처 기업에 일해봤던 친구를 뽑아 일을 시켜 보면 성과 차이가 너무 많이 난다'고 말하는 것을 들은 적이 있다. 벤처 쪽에 있었던 사람이 성과가 더 좋을 수밖에 없다. 또 요즘 특이한 것은 대기업들이 대부분 수시채용한다. 창업을 해보고 벤처에서 중요한 역할을 해본 사람이 대기업 가기 쉽겠나, 도서관에서 열심히 공부만 한 사람이 가기 쉽겠나. 이것은 명확하게 드러난 것이다."

▶실패가 자양분이라는 것은 맞지만, 당사자의 고통을 너무 간과한 것은 아닌가.

"옛말에 젊어서 고생은 사서도 한다고 했는데 정말 맞는 말이다. (지금 시대는) 젊어서 그런 고민을 할 것인가, 아니면 나이 들어서 하나 하는 두 가지 기로에 서 있다. 젊었을 때 도전하고 또 실패도 하고 그런 경험을 가지고 앞으로 40~50년을 살 것인가, 그것을 하지 않고 30년 직장생활 해서 그다음에 큰 도전을 맞느냐 하는 문제다. 인생 전체를 보면 젊었을 때 도전하는 것이 리스크가 훨씬 작다."

▶창업 아이템은 어떻게 찾나.

"창업을 꼭 기술에 포커스를 둘 필요는 없다. 기술은 글로벌시장과 경쟁해야 해 부담이 크다. 따라서 학생 창업이라면 우리 일상에 관련된 것을 창업하는 것이 좋다. 창업 아이템은 결국은 내가 과거 5년, 10년 어떻게 살아왔는가가 중요하다. 어떤 책을 읽고 누구를 만났나, 어떤 쪽의 경험을 쌓았고, 내가 뭘 좋아하는지, 그것이 창업의 기본적 소양이다. 그것을 토대로 5년 내의 세상은 어떻게 변할까 나름대로 생각을 해 보는 것이다. 그 변화되는 세상에서 지금은 어떤 문제가 있는지 찾으면 그것이 창업의 아이템이다. '마켓컬리'가 좋은 예다."

일반개인 벤처투자 거의 불가능
대신 변화 이끄는 1·2등 기업에
매달 일정액 지속 투자하면 돼
좀 느려 보이지만 리스크 없이
큰 수익 가지는 가장 좋은 방법


▶일반 개인은 어떻게 투자해야 하나.

"벤처 투자를, 그것도 개인이 골라서 한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벤처투자 회사도 여러 개 포트폴리오 투자해서 그중에 몇 개 잘되는 것을 가지고 나머지 망한 것을 빼고 수익을 내는 게임이다. 금융투자, 사실 간단하다. 먼저 '앞으로 세상이 어떻게 변할 것인가, 전기차가 많이 나올 것이다' 등으로 나름대로 생각해 보라. 그 변화되는 분야에서 1·2등 하는 그런 기업에 대해 일정한 날, 내 월급날이 25일이면 그날 주식을 무조건 사라. 적금 들지 말고. 만약 좀 더 보수적으로 하고 싶다면 투자 후 난 수익을 보유했다가 쇼크가 나면 좋은 주식을 더 사는 방법도 좋다. 좀 느려 보이지만 그것이 리스크 없이 큰 수익을 가져가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 요약하면 매달 두세 개의 종목을 일정한 금액으로 꾸준히 투자하는 것이 가장 좋은 재테크 방법이다."

▶벤처 캐피털 운영은 누구도 가지 않는 길을 선도해서 간다는 점에서 여러 가지 스트레스가 많을 듯하다.

"한 번의 기회밖에 없는 펀드를 만들어서 성과를 끊임없이 내야 한다. 한 번 실수하면 회사가 존폐 기로에 선다. 그동안 어려운 일 많았는데 가족이 멘토가 되어줘 잘 건너왔다. 집에서 휴식하고 아내와 세 아이와 이야기하면서 새 힘을 얻는다."

▶향후 계획은.

"기술 기업을 제대로 육성해 보고 싶다. 비상장으로 기업가치가 1조 원 되는 것을 유니콘 기업이라 하는데 우리나라에는 아직 기술 유니콘 기업이 없다. DSC가 5년 내 처음으로 만들고 그런 것을 5개 만드는 게 꿈이다."

논설위원 yrlee@yeongnam.com

◆윤건수 대표

△1962년 경북 칠곡 출생 △경북대 전자과, 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MIT) 경영학석사(MBA) △LG종합기술원 기술기획팀, LG텔레콤 서비스개발부 △한국기술투자, LB인베스트먼트 △DSC인베스트먼트 대표(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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