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유일 ‘변호사 자격’ 중대재해 근로감독관 ‘남보향 대구노동청 법무팀장’…“중대재해 수사 법리 공백 최소화할 것”

  • 구경모(대구)·정세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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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6-11-02 19:08  |  발행일 2026-11-02
대구고용노동청 중대재해수사과 남보향 법무팀장
전국 노동청 변호사 자격 감독관 3명뿐
사고 원인부터 경영책임자까지 법리 검토
“판례 부족·수사 장기화…전문성 강화 과제”
대구고용노동청 중대재해수사과 남보향 법무팀장이 근로감독 업무와 중대재해 수사 과정에서 법률 전문성을 어떻게 활용하는지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남 팀장은 전국 7개 지방고용노동청에서 근무하는 변호사 자격 보유 근로감독관 3명 가운데 한 명이다. 정세영 수습기자

대구고용노동청 중대재해수사과 남보향 법무팀장이 근로감독 업무와 중대재해 수사 과정에서 법률 전문성을 어떻게 활용하는지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남 팀장은 전국 7개 지방고용노동청에서 근무하는 변호사 자격 보유 근로감독관 3명 가운데 한 명이다. 정세영 수습기자

"형사사법체계 개편으로 고용노동부 실무 체계에도 큰 변화가 생긴 만큼, 중대재해 사건을 다루는 노동 법률 전문가의 책임이 그만큼 더 막중해졌습니다."


지난달 30일 취재진과 만난 대구고용노동청 중대재해수사과 남보향(29) 법무팀장은 지난 10월 2일 형사사법체계가 개편된 후, 중대 재해 수사를 맡을 노동 법률 전문가의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고 강조했다. 노동감독관 등 특별사법경찰관(특사경)이 과거 검사의 지휘·감독을 받던 구조에서 벗어나 독자적 수사 체계를 갖추게 되면서다. 이에 변화한 수사 환경에 맞춰 법률적 전문성을 확보하고, 독자적인 수사 역량을 강화해야 한다는 게 남 팀장의 주장이다.


남 팀장의 존재는 특별하다. 전국 7개 지방고용노동청에서 변호사 자격을 갖춘 근로감독관은 서울·부산·대구청에 각 1명씩 모두 3명뿐이다. 이 중 한명이 남 팀장이다. 그는 중대재해 수사 분야에 배치됐다. 복잡한 법률과 부족한 판례 속에서 중대재해 관련 사건의 각종 쟁점을 면밀히 검토하고, 법리적 판단을 뒷받침할 수 있는 전문 인력이라는 점에서 남 팀장을 주목하는 이들이 많다.


남 팀장은 "올초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을 졸업한 뒤 지난 9월 임용돼 산업재해 사건의 법리 검토와 수사관 교육을 담당하고 있다"며 "소방관으로 근무했던 부친의 영향과 로스쿨 재학 시절 공익인권법학회에서 활동한 경험이 노동·공익 분야로 진로를 구체화한 계기가 됐다"고 했다. 이어 "직접 고용노동부에서 근무해 보니, 중대재해 현장에선 사고 경위뿐 아니라 법적 책임을 입증할 증거 확보가 아주 중요했다"며 "적용 법률과 책임 주체에 따라 확인할 사항이 달라지는 만큼, 현장 조사 단계부터 법률 전문가의 적극 검토가 필요하다는 걸 알게 됐다"고 부연했다.


그는 "중대 재해 사건은 산업 현장의 특성과 법률적 쟁점이 복합적으로 얽혀 있다. 세심한 법리 검토와 충분한 증거 확보가 수사의 성패를 좌우한다"며 "수사기관의 독립성이 커진 만큼, 사고 원인과 책임 소재를 규명하고, 원·하도급 및 경영책임자의 법적 책임을 잘 가려내야 한다. 법률 전문가의 체계적인 지원으로 수사 과정상 법리적 공백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대구고용노동청 중대재해수사과 남보향 법무팀장이 근로감독 업무와 중대재해 수사 과정에서 법률 전문성을 어떻게 활용하는지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남 팀장은 전국 7개 지방고용노동청에서 근무하는 변호사 자격 보유 근로감독관 3명 가운데 한 명이다. 정세영 수습기자

대구고용노동청 중대재해수사과 남보향 법무팀장이 근로감독 업무와 중대재해 수사 과정에서 법률 전문성을 어떻게 활용하는지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남 팀장은 전국 7개 지방고용노동청에서 근무하는 변호사 자격 보유 근로감독관 3명 가운데 한 명이다. 정세영 수습기자

수사 과정에서 가장 큰 애로사항은 기업 측과 벌이는 법리 다툼이다. 사고 현장에서 중대재해 원인을 파악하기가 여간 어렵지 않다. 기업이 제시하는 반박 논리에 관련 법률과 판례에 비춰 면밀하게 대응해야 해서다.


그는 "사고 당시 작업 내용과 기계 작동 상태를 확인하고, 관련 자료와 관계자 진술을 대조한다"며 "필요시 실제 기계를 작동시켜 검증하는데, 참혹한 현장에서 당시 상황을 증거로 재구성하는 작업이 매우 복잡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수사관 한 명이 통상 3~5건을 맡고 있는데, 기업이 혐의를 부인하거나 대형 법무법인을 선임해 대응하는 경우가 허다하다"며 "사고 원인 조사 외에도 수집한 증거로 법적 책임까지 입증해야 하다 보니 사건 처리에 1년 이상 걸리기도 한다"고 토로했다.


아울러 중대재해 수사의 질을 높이려면 장기적 관점에서 전문 인력을 육성하고, 수사 노하우를 축적해야 한다고 봤다. 남 팀장은 "2022년 시행된 중대재해처벌법과 관련된 판례가 아직 충분히 축적되지 않은 탓에 사건 이관이나 담당자 교체까지 겹치면 법리 검토와 기존 사건 파악에 어려움이 커질 수 있다"며 "수사관들도 여러 사건을 처리하면서 새 판례와 법률 해석을 공부하고 수사 경험을 쌓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외부 법률 전문가 채용과 현장 교육을 확대해 수사 전문성을 높여야 할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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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경모(대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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