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 전력 앞당기려 대구 희생 가능성 더 커져…윤재옥 “한전 대안은 사후 변명”

  • 정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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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6-11-02 19:08  |  발행일 2026-11-02
정부 문서엔 ‘전용’만 명시…한전 해명 거짓 논란
제작만 3년 걸리는데 2028년 완공 목표?…전용 가능성↑
대구 신달성변전소 준공 연기 시 지역 산업 타격 우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지난 10월12일 서남권 반도체 산업단지 후보지인 전남광주 서구 군공항을 방문해 전남광주통합특별시, 공군, 한국토지주택공사, 한국전력공사 등 관계기관과 군공항 임시배치, 산단지정 및 부지 조성, 전력·용수 공급계획 등 추진현황을 점검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지난 10월12일 서남권 반도체 산업단지 후보지인 전남광주 서구 군공항을 방문해 전남광주통합특별시, 공군, 한국토지주택공사, 한국전력공사 등 관계기관과 군공항 임시배치, 산단지정 및 부지 조성, 전력·용수 공급계획 등 추진현황을 점검하고 있다. 연합뉴스

호남 산업단지의 전력 공급을 위해 대구 등에서 변압기를 빼 쓰는 방안이 검토(영남일보 10월27일자 1면 보도)된 것으로 알려지며 지역의 반발이 확산하는 가운데, 한국전력공사의 해명을 둘러싼 논란도 거세지고 있다. 한전이 '변압기 전용'이 아닌 신규 변압기 조기 발주와 예비 변압기 활용 등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며 진화에 나섰지만, 정작 정부가 국회에 제출한 공기단축안에는 다른 사업의 변압기 물량을 전용하는 방안만 담긴 것으로 확인됐다. 신규 변압기를 발주하더라도 제작에만 2~3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한전의 입장은 지역 전력망 지연 우려를 잠재우기 위한 '꼼수 변명'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2일 국민의힘 윤재옥(대구 달서구을) 의원에 따르면 기후에너지환경부가 국회에 제출한 호남권 반도체 조기 전력공급을 위한 공기단축 방안에는 '변압기 타사업 물량 전용'이 명시돼 있지만, 신규 변압기 조기 발주나 예비 변압기 활용 등의 방안은 담기지 않았다. 국회에 제출한 계획상으로는 다른 사업에 투입할 변압기를 가져다 쓰는 방안이 유일했던 셈이다.


국민의힘 윤재옥 의원. 영남일보DB

국민의힘 윤재옥 의원. 영남일보DB

앞서 한전은 지난달 29일 보도설명자료를 통해 "호남권 산단 전력공급을 위해서 타 지역 변전소 변압기 구축시기를 이연(차례로 미루어 나감)한다는 보도는 사실과 다르다"고 해명했다. 이어 "(호남 전력공급을 위해) 변압기 전용하는 방안 외에도 신규 변압기 조기 발주, 예비 변압기 활용 등 다양한 자체 확보 방안을 검토하고 있으며, 특정지역 전력공급 지연이 없도록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호남을 위해 다른 지역의 변압기 구축 시기를 늦춘다'는 보도는 부인하면서도, 변압기 전용 가능성은 열어둔 것이다.


하지만 윤 의원은 한전이 대안으로 제시한 방안들은 현실성이 떨어진다고 주장했다. 윤 의원실이 한전을 통해 확인한 결과, 현재 신규 변압기를 발주하면 제작에만 2~3년가량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지금 발주하더라도 2028년 말이나 2029년 말에야 제작이 끝나는 셈이다. 호남권 반도체 산단의 1단계 전력공급 목표가 2028년 말인 점을 고려하면, 신규 제작으로 일정을 맞추기가 쉽지 않다.


윤 의원은 준공목표 조정 검토 방안도 정부 제출자료에 분명히 제시돼 있다고 했다. 기후부가 제출한 '준공목표 이연 예정인 변전소 현황'에 따르면 대구 신달성변전소는 현재 준공목표인 2028년 12월에서 2030년 10월로 조정이 검토되고 있다. 예비 변압기 활용도 가능성 없는 대안으로 전해지고 있다. 결국 호남 반도체를 위해 타 지역 전용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윤 의원은 이날 영남일보와 통화에서 "변압기 신규 제작에만 2~3년이 걸린다. 호남 메가 프로젝트를 앞당기려면 신규 제작은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 결국 기존 타 지역에 예정된 설비를 떼어 내 전용할 개연성이 훨씬 높다"고 주장했다. 이어 "한전이 내놓은 예비 변압기 활용 등의 해명도 현실성이 떨어지며, 사업 기한을 맞추기 위한 땜질식 변명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윤 의원은 "정부가 호남 메가 프로젝트에만 집중하면서 타 지역의 박탈감과 상실감이 매우 큰 상황"이라면서 "전력망 확충이 늦어지면 전력 수급 문제로 기업 유치가 막히고 투자 지연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발생한다. 단순히 변전소 지연을 넘어 해당 지역의 산업 기반과 발전 계획 전체를 뒤흔드는 중차대한 문제여서 반드시 재고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윤 의원실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정부는 호남권 산단 전력 공급을 위해 대구 신달성변전소를 비롯해 경남 거제 사등, 전남 여수 중흥, 부산 신항·부산항 등 5개 변전소의 준공 목표를 2030~2031년으로 늦추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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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훈

서울정치팀장 정재훈입니다. 대통령실과 국회 여당을 출입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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