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림 제39대 경북대병원장 인터뷰] "경영 손실 나더라도 공공병원 책무 다할 것"

  • 노인호
  • |
  • 입력 2020-09-08 07:48  |  수정 2020-09-08 07:50  |  발행일 2020-09-08 제18면
격무에 지쳐 불친절로 이어지지 않도록
의료인들 적절한 업무량 유지 힘 쏟을 것
병원이 경쟁력 가지려면 투자 뒤따라야
개원 늦어진 임상실습동 10월말 문 열어

2020090701000232500008781

김용림(59) 제39대 경북대병원장은 지난달 25일 임기를 시작했다. 경북대병원 이사회가 5월29일 김 병원장 등 최종 병원장 후보 2명을 교육부에 추천했지만, 전임 원장의 임기가 끝나고도 20여 일 동안 결정하지 않아 경북대병원장은 또 공석이었다. 이에 시민단체 등을 중심으로 빠른 결정을 요구하는 성명이 잇따랐다. 코로나19가 아직 끝나지 않았고, 의대 정원 확대 등 정부 정책에 반대하는 전공의들의 집단행동이 예고된 상황이었기에 국립대병원장 공석 상황은 더 무겁게 받아들여졌다. 그런 상황에서 임명된 탓인지 김 병원장은 취임식도 없이 조용하게 업무를 시작했다. 해야 할 일이 너무 많아서 취임식을 할 겨를도 없었던 셈이다.


"지역민에게 믿을 수 있는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경북대병원의 가장 중요한 역할인 만큼 이를 제대로 실현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김 병원장은 임기 동안 병원장으로 가장 역점을 두고 있는 게 무엇이냐는 질문에 7일 이렇게 말했다.

그는 "최근 병원 안팎의 사회적 환경은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 특히 코로나19의 재확산은 병원 구성원 모두의 위기감과 긴장감을 다시금 고조시키고 있고, 전공의 집단휴진으로 병원 운영과 진료 환경은 큰 어려움에 직면해 있다"면서 "지금 병원이 처해 있는 대내외적 위기를 극복하고 병원의 본질적 사명을 다하기 위해서 선택적 변화와 개혁이 필요하다. 100년 전통의 주요 국립대병원으로서 병원의 내실을 다지고 새로운 성장을 할 수 있도록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를 실현해야 하는 현실은 녹록지 않은 상황이다.

1950~60년대 경북대병원은 전국 최초로 한 진료를 쉽게 찾을 수 있을 정도의 국내 최고 의료기관이었다. 경북대병원에 따르면 1958년 6월 한국 최초 심도자술을 성공했고, 1960년 국내 최초로 신장조직검사를, 1968년 4월에는 한국 최초로 조기 위암을 발견했을 정도로 앞서 나갔다. 하지만 지금은 국내 빅5 병원과 비교하면 규모면에서나 수술 건수 등에서 격차가 생겼고, 지역민들 중에 서울로 치료받으러 가는 이들이 많아졌다. 객관적인 수치가 경쟁력으로 밀린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고 김 병원장은 진단했다. 거기다 코로나19 등의 복병까지 생긴 상황이다. 이런 탓에 과거 국내 최고 의료기관에서 이제는 지방 최고 의료기관 정도로 만족해야 하는형편이다.

이런 현실을 누구보다 잘 아는 김 병원장은 이를 만회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고, 일부에서는 성과를 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병원이 경쟁력을 가지려면 연구역량이 좋다든지, 시설이 우수하다든지, 수술을 잘하는 외과의사가 있다든지, 환자 진료를 잘하는 내과의사가 있어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투자를 해야 한다. 하지만 여기에는 돈이 들어갈 수밖에 없는데 이는 쉬운 이야기가 아니다"면서 "다만 칠곡경북대병원이 상급 종합병원이 됐고, 병상가동률도 5~6% 정도 오르고 있어 경영측면에서 이를 잘 유지하고 중증환자를 더 유치하면 경영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이는 수익도 개선되고 상급종합병원의 본연의 역할도 해내는 것인 만큼 이런 구조가 될 수 있도록 힘을 쏟은 계획"이라고 말했다.

또 교육과 연구, 진료환경 개선을 위해 임상실습동의 성공적인 개원에 힘을 쏟을 계획이다. 임상실습동의 조기 안착과 효율적인 운영으로 환자를 중심으로 하는 의료서비스의 질을 높이고, 지방 최고의 의과대학 수련병원으로써 우수 의료인력 유치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임상실습동 개원이 예정보다 늦어진 것은) 공사 지연 등의 문제도 있었지만 코로나19로 인해 해외에서 수입해야 하는 의료기기 등이 제대로 오지 않고 있어 더 늦어졌다. 하지만 현재 안전점검하고 있는 상태여서 10월 말에는 문을 열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시민과 환자가 경북대병원에 바라는 것이 뭐라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그는 "더 친절해졌으면 좋겠다는 말을 많이 듣는다. 그리고 실력있고 믿을 수 있는 병원이 됐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면서 "이를 위해 의료인들이 일에서 지쳐서 불친절로 이어지는 것을 줄여 나가고, 전문적이면서 적절한 업무량을 유지할 수 있도록 힘을 쏟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고객자문단과 원로자문단을 만들어 병원 운영에 조언을 구할 생각이다.

김 병원장은 "병원을 이용하는 이들로 구성된 고객자문단을 원장 직속 기구로 신설, 이들의 다양한 목소리를 분기별로 듣고 반영할 예정이다. 외부 목소리와 함께 전임 병원장으로 구성된 원로자문기구도 만들어 병원 운영계획 등을 함께 고민할 계획"이라면서 "이런 신설 기구를 통해 고객 진료에 필요한 부분은 물론 경영적인 측면 등에서도 받아들일 것은 신속하게 받아들이는 등 다양한 분야의 의견을 취합해 병원의 모든 분야를 개선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전했다.

끝으로 그는 "국립대병원, 지역의 거점병원 등 경북대병원에 대해 지역민이 기대하는 책무는 코로나19로 비중이 점점 더 커지고 있는 만큼 공공의 책무를 강화하는데 중점을 두고 운영해 나가겠다"면서 "이를 위해 병원 직제를 개편해서라도 코로나19와 같은 신종 감염병 위기가 닥쳐 보건소나 2차 병원의 도움이 필요할 때는 경영상 손실이 생긴다고 하더라도 병원 인력이나 인프라를 최대한 제공, 경북대병원에 요구하는 본연의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있도록 하겠다.

노인호기자 sun@yeongnam.com

기자 이미지

노인호 기자

기사 전체보기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건강인기뉴스

영남일보TV





영남일보TV

더보기




많이 본 뉴스

  • 최신
  • 주간
  •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