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호성의 사주 사랑(舍廊)]- 성격이 운명이다5

  • 김기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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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09-24 10:30  |  수정 2020-09-24 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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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저마다 타고난 성격은 근본적으론 변하지 않는다. 다만 성장 환경·교육 환경·생활 환경 등에 따라 변할 따름이다. 어떤 가정에서 태어났는가, 어떤 부모 밑에서 자랐는가, 어떤 형제들과 지냈는가에 따라 타고난 성격은 변화한다. 그리고 어떤 친구들과 어울리며 컸느냐, 어떤 선생님의 가르침을 받고 자랐느냐에 따라 타고난 성격은 변한다. 또 어떤 직업을 가졌느냐, 어떤 직장에서 근무했느냐에 따라서도 성격은 바뀐다.

예컨대 신태강(身太强) 사주로 태어난 사람이 있다고 하자. 신태강하면 고집과 아집이 하늘을 찌른다. 오만하고 독선적이며 고집불통이다. 이 자가 장남 혹은 독자로 태어나고 금이야 옥이야 하며 떠받들어 주는 부모 밑에서 성장했다면 신태강 고유의 성격을 그대로 드러낸다. 그런데 이 자가 3형제 중 둘째로 태어나고 위에서 치이고 아래에서 치이는 성장 환경 속에서 자랐다면 자의반 타의반으로 아집과 독선을 잘 드러내지 않는다.

태어날 때 하늘과 땅과 부모의 기운을 받아서 형성된 성격이 타고난 성격 혹은 천부 성격으로서 우리가 일반적으로 말하는 ‘성격’이고, 성장 환경·교육 환경·직업 환경 등에 따라 변화한 성격은 우리가 흔히 말하는 ‘성품’이다. 어떤 문제를 갖고 태어난 성격이라도 환경에 의하여 선화하면 좋은 성품으로 바뀌어 그 사람은 훌륭한 인격자가 되기도 하지만, 천사의 심성을 갖고 태어난 성격이라도 환경에 의하여 악화하면 나쁜 성품으로 바뀌어 그 사람은 손가락질 받는 나쁜 사람이 되기도 한다.

요컨대 타고난 성격의 근본이나 본질은 변함이 없지만 환경의 변화에 따라 성품은 여러 가지로 달라질 수 있다는 애기다. 나쁜 성격이 환경에 의하여 선화하여 좋은 성품이 된 경우는, 나쁜 성격의 본질은 내재해 있을 뿐이고 밖으로는 착한 성품만 발현된다는 것이다. 좋은 성격이 환경에 의하여 악화한 경우는, 좋은 성격의 본질은 내재해 있지만 나쁜 성품 탓에 밖으로 발현되지 않을 뿐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성격은 바뀌지 않지만 성품은 바뀐다’고 학자들은 말한다.

이제, ‘성격은 운명이다’는 말이 사실임을 여실히 보여주는 실례를 보자.
60대 남자는 木일생이다. 木으로 태어난 사람이므로 생각이 나면 바로 행동으로 옮기는 스타일이다. 추진력과 실천력이 뛰어나다. 이 기질은 어떤 일을 주저하거나 지체하지 않고 수행해서 조속히 끝내는 장점으로도 작용하지만, 일을 빨리 시작하고 끝내려는 조급한 마음이 앞선 나머지 좌고우면하지 않은 채 밀어붙이는 바람에 실수를 저지르거나 실패를 자초하는 단점으로도 작용한다.

평소 그는 조급하다. 상대가 전화를 받지 않으면 30분이나 1시간 후쯤 다시 전화하면 좋으련만 5분을 참지 못하고 다시 전화하고 또 전화한다. 무슨 일을 시작할 때는 순서와 절차에 따라서 하나하나 추진하면 좋으련만 1단계에서 4단계와 5단계의 일까지 추진하려고 서두른다. 우물가에서 숭늉 찾는 격이다.

실제 그는 관청의 허가업을 하려다 수억 원을 날렸다. 관청의 허가를 받으려면 갖춰야 할 요건이 있고 절차가 있으므로 이를 잘 따라야 하건만, 조급증을 버리지 못해서 서둘러 대충 서류를 만들고 장비도 눈가림으로 마련하는 등 허가 요건을 충분히 구비하지 않은 채 허가 신청을 낸 나머지 끝내 허가를 받지 못했다. 결국 서류를 준비하고 장비를 갖추는 데 투자한 돈 수 억을 날리고 곤경에 처하고 말았다. 조급한 성격이 부른 사업실패의 본보기다.

50대 남자는 土일생이다. 土일생 중에서도 쇠약한 土일생이다. 土일생이 쇠약하면 남에게 베풀 줄을 모르고 인색하다. 짠돌이다. 인색하면 내 주머니의 돈을 꺼내지 않는다. 실제 그는 가정용품을 구매하면서 자기 돈을 지불하지 않고 회사의 법인 카드를 썼다가 걸려서 회사에서 잘리고 말았다. 신약한 土일생이 내 지갑을 열지 않아서 부른 화근이다.

40대 남자는 편관격(偏官格)이다. 편관격은 의협심이 강하다. 불의를 보면 잘 참지 못하는 타입이어서 남의 일에 나섰다가 자칫 낭패를 당하기 쉽다. 실제 그는 직장의 선배나 후배가 회사로부터 부당한 대우를 받을 때마다 제 일도 아니면서 그들을 대신해 항의하기를 일삼았다. 회사의 미운 털이 박혔다. 결국은 선후배들을 규합해 회사의 부당한 처사를 바로잡기 위한 투쟁에 앞장섰다가 잘려 버렸다. 편관격은 의리의 사나이지만 그 기질을 잘못 발휘했다간 독박을 쓰고 만다는 경계를 주는 사례다.

사주로 타고난 성격을 알 수 있다. 나의 성격도 알 수 있고 너의 성격도 알 수 있다. 이른바 지피지기(知彼知己)다. 나의 타고난 성격을 알았으면 수양을 통해 장점은 살리고 단점은 누그러뜨려야 한다. 이렇게 인격을 도야하면 실패하지 않고 성공하는 삶을 살 수 있다. 사주를 통해 내가 관계하는 상대의 타고난 성격을 알았으면 그에 맞춰 상호작용하는 지혜를 갖춰야 한다. 이게 처세술이다. 처세술을 잘 발휘하면 원만한 인간관계로 성공하는 삶을 살 수 있다.

명리학은 인간학이다.

 

 

■우호성<△언론인(전 경향신문 영남본부장)△소설가△명리가(아이러브사주www.ilovesajoo.com 운영. 사주칼럼집 ‘명리로 풀다’출간)△전화: 010-3805-1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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