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농가 신선 농산물 구경하러 오이소~"...대구 북구서 직거래장터 열어

  • 조경희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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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10-14   |  발행일 2020-10-14 제11면   |  수정 2020-11-05
180여종 할인된 가격에 판매
농가들은 판로 확보 '웃음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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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마켓 경북도점에 참여한 생산자가 농산물을 판매한 후 소비자에게 포인트를 적립해주고 있다.

"이런 거요. 하루아침에 잘 되는 것이 아이시더. 장사 되고 안되는 거 내가 만드는 거시더. 좋은 물건 가지고 와서 손님들이 찾아오게 만들어야 되니더."

"바빠도 즐거워요. 생산 농가들이 다 같은 마음일 거예요. 농사는 잘 지어놓고 팔 곳이 없잖아요. 이렇게 팔 수 있는 장소가 생겨서 좋아요."

대구 소비자들이 경북 농산물을 바로 구매할 수 있도록 경북도가 직거래장터인 '바로마켓 경북도점'을 지난 6월 개장해 넉 달째 운영하고 있다. 위치는 대구시 북구 학정동(구리로 55) 경북도농업자원관리원으로 대구도시철도 3호선 팔거역과 학정역 사이 아파트단지 건너편에 있다.

이곳에서는 도내 23개 시·군 58개 농가가 생산하고 가공한 180여 종의 다양한 농산물을 시중가보다 10% 이상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다. 구매금액의 10%가 적립되는 고객 점수제, 시중가보다 30% 이상 저렴한 특별할인행사, 가족 단위 체험행사, 반짝 예술시장, 현장 경품행사 등 다양한 소비자 유치 이벤트도 진행되고 있다. 최근엔 추석 특판도 펼쳐졌다.

매주 바로마켓 경북도점에 참가하고 있는 이수갑(67·안동시 녹전면 녹래리)씨는 마·마가루·옥수수·가지·감자·팥·양대 등 안동 녹래리 어르신들이 지은 농산물을 모아 싣고 온다. 마을 농산물을 로컬푸드 직거래 장터로 연결하는 일을 5년째 하고 있는 그는 "자동차나 가전제품은 공장에서 나올 때 가격이 정해져서 시중에 나오는데 농산물은 왜 미리 가격을 못 정하냐"며 농사를 지으면서도 그게 늘 불만이었다.

녹래리 노인들은 자신들이 지은 농산물을 이씨가 아침 일찍 차에 가득 싣고 떠날 때면 "한 차 가득 싣고 어디다 갔다 파노"라며 걱정하다가도 저녁에 빈 차로 돌아오면 깜짝 놀란다고 한다. 이씨는 농산물값 제대로 받자며 마을 사람들과 힘을 모아 작목반과 협동조합을 만들기도 했다.

바로마켓 총책임을 맡고 있는 신창현(47·대구 북구 동천동) 주임은 "여기 나오는 고령의 농민은 농사는 잘 짓지만 판매가 서툴다"면서 "대구 소비자가 조금 불편하더라도 같은 값이면 바로마켓에서 질 좋은 농산물을 구매할 것"을 권했다. 시판 중인 상당수 과일이 70%만 익은 상태에서 수확된다는 신 주임은 바로마켓에서는 95% 익은 과일을 바로 구매할 수 있다고 전했다.

경북도는 참여 농가에 대한 정기적인 교육을 하고 수입 농산물은 판매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 또 정기적인 농약잔류 검사와 철저한 위험 요소 사전관리를 통해 질 좋은 농산물을 도시 소비자에게 제공하고 있다. 바로마켓은 오는 12월6일까지 매주 토·일요일 주 2회 문을 연다.
글·사진=조경희 시민기자 ilikelake@hanmail.net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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