흉가로 변한 안동 해상촬영장 "괜히 왔네"...악취·쓰레기 등 관리부실 심각

  • 피재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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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10-06 07:46  |  수정 2020-10-06 07:47  |  발행일 2020-10-06 제9면
태조왕건 촬영지로 홍보해온곳

해상촬영장1
지난 2일 경북 안동의 주요 관광지 중 하나인 해상촬영장이 짙은 녹조에 뒤덮인 데다 수면 위엔 각종 쓰레기가 그대로 방치돼 있다.

경북 안동의 주요 관광지 중 하나인 해상촬영장이 관계 당국의 관리부실로 쓰레기가 방치되어 있는 등 관광객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안동시 석동동 제2 조정면허시험장 인근에 조성된 해상촬영장은 '태조 왕건' 등 각종 사극 드라마와 영화의 해상촬영지로 이용된 곳으로 해마다 많은 관광객이 찾고 있다. 이곳에서 촬영된 드라마나 영화가 히트 칠 때마다 안동시도 해상촬영장을 대대적으로 홍보해 관광객 유치에 열을 올리고 있다.

그러나 지난 2일 추석 연휴를 맞아 많은 관광객이 찾은 해상촬영장은 한마디로 쓰레기장을 방불케 했다. 태풍 '마이삭'과 '하이선' 등 두 차례의 태풍이 지나간 후에도 짙은 녹조가 촬영장 주변을 둘러싸고 있고 녹조 띠 위로 각종 쓰레기까지 가득했다. 여기다 세트 곳곳엔 거미줄이 처져 있어 흉가를 체험하는 듯한 분위기를 연출하고 심한 곳은 파손된 시설물이 그대로 방치돼 있기까지 했다. 이런 모습에 상당수 관광객이 사진 촬영을 포기하고 발길을 돌렸다.

관광객 A(여·45)씨는 "멀리서 해상 세트만 내려다봤을 때는 한 폭의 그림 같았는데 가까이 와보고는 흉가에 왔는 줄 알고 깜짝 놀랐다. 관광지를 원래 이렇게 관리하는지 의문이 들 정도였다"고 말했다. 이어 "안동호에 녹조가 심한 줄은 알고 있었지만, 쓰레기까지 그대로 방치되고 있을 줄 몰랐다. 기분 나쁜 냄새도 나는 것 같고 분위기도 으스스해 괜히 왔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불만을 터트렸다.

안동시민 B(55)씨는 "모처럼 연휴라서 가족들과 함께 해상촬영장을 찾았다가 심한 말과 함께 인상 쓰며 돌아서는 관광객들을 보면서 얼굴이 화끈거릴 정도로 부끄러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안동시 관계자는 "해상촬영장은 애초 장기간 방송사에서 관리·운영해 온 곳인데, 인수 직후 관련 조례나 시설물에 대한 정비가 덜 된 상태다. 내년에 보수할 계획을 갖고 있다"고 해명했다.

글·사진=피재윤기자 ssanaei@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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