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당 지도부가 대구에 풀어놓은 '선물보따리'...집권당 프리미엄으로 정부 적극 설득 기대

  • 최수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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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11-04 18:31  |  수정 2020-11-05 07:26  |  발행일 2020-11-05 제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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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왼쪽 둘째)가 4일 오전 대구시청 별관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대구시 지역균형 뉴딜 정책간담회'에서 대구형 뉴딜 도심융합특구 조성계획을 듣고 있다. 이현덕기자 lhd@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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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오전 대구시청 별관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대구시 지역균형 뉴딜 정책간담회'에서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가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이현덕기자 lhd@yeongnam.com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 등 여당 지도부가 4일 대구를 방문한 자리에서, '선물 보따리'를 풀었다. 민주당이 힘을 싣기로 한 대구 현안사업은 대경권 감염병 전문병원설립, 대구도시철도 엑스코선 예타통과 협조, 달빛내륙철도사업 제 4차 국가철도망구축계획 반영, 대구지역 뉴딜 도심융합특구사업(옛 도청 후적지) 협조 등이다. 집권 여당 프리미엄이 있는 민주당이 향후 사업 관할 정부부처를 적극적으로 설득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흘러나온다.

1 감염병 전문병원
돈줄 쥔 기재부 추가설립 반대
국회서 설계비 예산 반영해야

◆ 대구에 감염병 전문병원 설치되나
대경권 감염병 전문병원이 건립(총 사업비 409억원)되면 올 초부터 코로나 19 집단감염이 발생해 크나큰 고통을 받은 대구시민들에겐 적잖은 위안이 될 수 있다. 코로나 방역을 위해 협진체계를 구축, 최일선에서 일해 온 지역 의료기관 및 의료인들에게도 자부심을 줄 수 있다. 국가방역차원에서도 향후 신속한 진료체계를 갖출 수 있는 여건이 구비될 수 있다.

시작은 쓰라렸다. 지난 6월 질병관리청이 주관한 영남권 감염병 전문병원 공모에서 경남 양산 부산대병원에 고배를 마셨다. 질병관리청도 대경권 감염병 전문병원 추가건립 필요성은 인정하지만, 실제 정책반영은 부담스러워 한다. 돈줄을 쥐고 있는 기획재정부가 반대해서다. 기재부는 영남권에 추가로 감염병 설립시 적자운영을 면치 못할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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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오전 대구 북구 호텔인터불고 엑스코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대구·경북 현장최고위원회에서 이낙연 대표를 비롯한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이현덕기자 lhd@yeongnam.com
하지만 시는 영남권 인구 수, 코로나 위기극복 경험 노하우, 우수한 의료 인프라를 내세우며 추가건립에 사활을걸고 있다. 시는 설계비 23억원을 요청했고, 내심 내년도 정부안에 담기길 원했지만 불발됐다.기댈 데는 국회 예산 심의다.

이런 상황에서 집권여당이 적극 힘을 쓰겠다고 공언한 건 의미있다. 만약 지역에 감염병 전문병원이 설립되면 병상 36개(음압병실 30개,중환자실 6개)가 확보될 수 있다. 현재 영남권(인구 1천300만명)-양산 부산대병원, 호남권(515만명)-조선대병원, 중부권(553만명)-순천향대 부속천안병원이 각 권역별 감염병 전문병원으로 지정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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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비 모노레일의 절반 수준'트램 3법'도 속속 국회 통과대구시 우선 모노레일 추진추세따라 언제든 전환할 수도
2 도시철도 엑스코線
KDI 경제성평가 나쁘지 않아
市, 비중 큰 정책평가 올인 중

◆ 대구 도시철도 사각지대 해소 위한 엑스코선
시는 예타평가가 막바지로 접어들고 있는 엑스코선 건설(모노레일·사업비 7천169억원·총연장 12.4㎞) 사업은 균형잡힌 도시발전과 대중교통 복지 사각지대 해소를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고 본다. 사업구간은 수성구민운동장역~동대구역~경북대~엑스코~이시아폴리스역까지다. 엑스코선이 예타문턱을 넘으면 K2 후적지에 들어설 신도시(계획인구 5만 6천명)까지 노선 연장을 추진할 수 있다. 중장기적으론 신도시에서 동촌역·아양교역 등 도시철도 1호선과의 연결도 가능하다.

기존 도시철도 1~3호선외 새로 엑스코선이 개통되면 상습교통정체구간인 복현오거리엔 도로확장없이 교통수요를 도시철도로 옮겨갈 수 있다. 예정된 경유노선에는 금호워터폴리스, 엑스코 제2전시장, 신암뉴타운 등 교통 이용수요는 충분한 상태다.

또한 기존 도시철도 1~3호선에 환승역이 고작 3개(반월당역·청라언덕역·명덕역)인 한계도 극복할 수 있다. 엑스코선이 가동되면 환승역은 수성구민운동장역(3호선), 범어역(2호선), 동대구역(1호선)등 3개가 추가된다. 6개 환승역 시대가 열리면서 도시철도 순환망이 한층 견고해진다.

다행히 지난달 26일 KDI의 2차 점검회의에선 경제성 평가(B/C·비용 대비 편익분석)가 나쁘지 않았다. 앞으로 연내 발표될 종합평가대응을 위해 시는 비중이 큰 정책성 평가준비에 올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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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호남달빛내륙철도 경유지 지자체장 협의회 출범식이 열린 9일 오전 수성구 호텔 인터불고 대구 즐거운홀에서 권영진 대구시장을 비롯한 영·호남 10개 지자체 단체장이 공동선언문을 채택한 후 앞으로의 활동을 다짐하며 손을 맞잡고 있다. 왼쪽부터 안동환 장수부군수, 강복대 남원부시장, 황숙주 순창군수, 조용익 담양부군수, 정종제 광주행정부시장, 권영진 대구시장, 곽용환 고령군수, 강현출 함양부군수, 류명현 합천부군수, 이광옥 거창부군수. 이현덕기자 lhd@yeongnam.com
3 달빛내륙철도
대구·광주시 '예타 면제' 염두
국회서 조기 건설 포럼 열기로

◆ 영호남 화합의 상징 달빛내륙철도 사업
달빛내륙철도사업(서대구역~광주역·191㎞·4조 9천억원)은 대구시와 광주시가 강한 애착을 갖고 있다. 호남권에 정치적 기반을 둔 민주당도 자연히 관심을 가질 수 밖에 없다. 권영진 대구시장은 "수도권에 대응할 수 있는 남부권 경제공동체 건설에 구심점이 될 것"이라며 내년 6월 국토교통부가 확정 고시할 제4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에 꼭 반영해줄 것을 요청했다.

이 사업은 2016년 3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에 반영할 계획이었지만 추가 검토사업지정에 머물렀다. 사업 우선순위에서 밀려난 것이다. 2018년 연말엔 국회 예산심의과정에서 사전타당성조사 용역비(5억원)을 확보하며 희망의 불씨를 살려놨다.

하지만 4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에 반영되지 않으면 사업추진이 지체될 가능성이 높다. 사업추진에 필요한 행정절차인 정부 예타사업 신청자체가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또 기약없이 5년을 기다려야 한다. 달빛내륙철도가 운행되면 대구~고령~합천(해인사)~거창~함양~장수~남원~순창~담양~광주를 경유한다. 10개 광역·기초 지자체와 경북·전남 등 인근 4개 광역 지자체가 관여하는 매머드급 SOC사업이다. 대구시와 광주시는 오는 18일 국회 도서관 대강당에서 달빛내륙철도 조기건설을 위한 포럼을 열 예정이다. 양 도시는 내심 예타면제도 염두에 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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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경북도청 부지 전경. 대구시 제공
4 경북도청 후적지
文정부 한국판 뉴딜사업 연계
남은 부지 매입비 확보가 관건

◆ 대구의 미래신성장 플랫폼 경북도청 후적지 개발
대구시는 경북도청 후적지에 '대구형 뉴딜도심융합특구' 조성을 준비중이다. 경북도청 후적지·경북대·대구 창조경제혁신센터를 연결하는 이른바 '트라이앵글 지구'에 그린·디지털·휴먼(일자리) 뉴딜의 핵심기술인 산업 빅데이터 생산 및 피드백을 토대로 앵커기업 유치 및 스타트업(신생벤처기업) 육성, 관련 인재양성사업을 진행하겠다는 것이다.

지역 미래신성장 산업육성의 근거지가 될 '혁신공간 플랫폼'을 구축한다는 게 핵심이다. 이낙연 민주당 대표도 "대구가 지역의 미래를 건 5+1(물·미래차·의료·로봇·에너지+스마트시티) 미래 신성장사업을 지역뉴딜사업과 연계하려하는 것에 깊은 감명을 받았다. 꼭 이 사업을 통해 균형발전을 이루길 바란다"며 힘을 실었다.

민주당은 대구형 뉴딜도심융합특구사업의 구심점인 도청 후적지개발이 조기에 이뤄질 수 있도록 정부부처별 업무조정이 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문화체육관광부 등이 보유한 국유지가 대구시와 국토교통부가 추진하는 도심융합특구사업지로 활용될 수 있도록 당·정협의를 통해 빨리 결론을 내주겠다는 것이다. 교통정리는 올해를 넘기지 않을 전망이다. 시는 정부가 당초 정한 부지매입 계약기간(2018~2022년)보다 일찍 매입절차를 끝내주길 바라고 있다. 총 부지매입비 (총 2천112억원) 중 잔여비 401억원을 이번 국회예산 심의과정에서 모두 확보해달라는 얘기다. 정부는 현재 188억원만 담겠다는 입장이다. 정부가 경북도(소유자)로부터 빨리 부지를 매입해야 대구시가 기획하는 사업설계를 앞당길 수 있다.
최수경기자 justone@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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