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가] 김욱진 시인 신간 시집 '수상한 시국'

  • 노진실
  • |
  • 입력 2020-11-15   |  발행일 2020-11-19 제16면   |  수정 2020-11-15
[출판가] 김욱진 시인 신간 시집 수상한 시국


[출판가] 김욱진 시인 신간 시집 수상한 시국
네번째 시집 '수상한 시국'을 출간한 김욱진 시인.


"비슬산 도성암 성찬 큰스님은/ 살아생전/ 참과 거짓은 둘이 아니라 그러셨는데/ 사월만 되면 사람들은/ 비슬산 참꽃 피었는가 졌는가/ 내게 묻는다"(김욱진 시 '수상한 시국·4' 중)

김욱진 시인의 네 번째 시집 '수상한 시국'(시산맥사)이 출간됐다.

이번 시집에는 '나를 도둑맞다' '마음 녀석' '디스크' '반딧불이' '무섬마을 가는 길' '거울 보는 새' '무료급식소' 등 60여 편의 작품이 실려 있다.
특히 눈에 띄는 것이 '수상한 시국 1~4' '교단 일기 1~3' '노모 일기 1~15' 등 같은 제목을 한 연작시다.

"이승에서/ 한 순간순간이 마지막이라는 생각 문득 스쳐 가는 밤/ 물 한 모금이라도 더 마시는 거 보려고/ 염소 똥 같은 똥이라도 한 알 쏙 빠지는 거 보려고/ 밥알처럼 뚝뚝 떨어지는 링거 수액 간절히 세며/ 구순 노구 곁을 한시도 떠날 수가 없었다"('노모 일기·8' 중)

'노모 일기' 연작시는 '있는 거 없는 거 다 퍼주고 살아오신' 구순의 어머니에 대한 시인의 절절한 감정들을 담고 있다. 시인은 서문에서 "삼가 어머님 영전에 이 시집을 바친다"고 했다. 올해 일본 쿠온출판사에서 한·영·일·중 4개 언어로 출간한 전 세계 시인들의 코로나19 공동 시집 '지구에 머물다'에 '노모 일기·7'이 선정되는 등 외부의 좋은 평가를 받기도 했다.

이 밖에도 '쓰레기 분리수거' 등의 작품에선 다양한 사회문제들에 대한 시인의 문제의식을 느낄 수 있다.

황정산 문학평론가는 해설에서 "김욱진의 시는 깊은 불교적 사유에 연유한 '생활 세계의 시학'이라고 일컬을 수 있다. 그의 시들은 시적 언어의 소박하고 진솔한 표현을 보여준다. 그것은 생활 속에 뿌리를 둔 삶의 진정성이 느껴지는 그런 힘이다"라고 표현했다.

문경에서 태어난 김 시인은 경북대 사회학과와 동대학원을 졸업했으며, 2003년 월간 '시문학'에 시 '도성암 가는 길' 외 2편이 당선되면서 등단했다. 시집 '비슬산 사계' '행복 채널' '참, 조용한 혁명' 등을 출간했다.
경북여상 등 대구의 고교에서 오래 교직생활을 한 김 시인은 퇴임 이후엔 조용한 산방에서 문학생활에 전념하고 싶다는 소망을 밝혔다.
노진실기자 know@yeongnam.com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문화인기뉴스

영남일보TV



많이 본 뉴스

  • 최신
  • 주간
  • 월간

영남일보TV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