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아가씨 일본 직장생활기] (2) 정말 정말 걱정하지 않아도 되는 먹거리

  • 변종현
  • |
  • 입력 2020-11-16 16:15  |  수정 2022-01-17 1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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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디 커피 팜(KALDI COFFEE FARM) 전경. 세계 각국의 식료품을 취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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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디 커피 팜(KALDI COFFEE FARM)에서는 핫도그·쌈장·된장·고추장·삼계탕·다시다 등 코리아타운이 아니더라도 웬만한 한국산 식자재를 모두 구입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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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디 커피 팜에서 판매하고 있는 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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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디 커피 팜에서 판매하고 있는 한국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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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대형마트에 갔을 때 떡볶이·닭갈비·잡채·삼계탕·순두부찌개·육개장 등 한국에서 즐기던 음식이 진열돼 있어 무척 놀랐다.

올해로 일본생활 3년차가 됐다. 도쿄와 요코하마 사이에 위치한 가나가와현 가와사키시(神奈川県 川崎市)에 살고 있다. 직장은 도쿄도 치요다구(東京都千代田区)에 있어 지하철로 출퇴근하는데, 대략 40분이 걸린다. 

 

지금은 먹고 사는 것에 큰 불편함 없이 잘 지내고 있지만, 초기엔 낯선 이국땅에서 한없이 외롭고 막막하기만 했다. '혈혈단신이란 말은 이럴 때 쓰게 되는구나.' 혼잣말이 절로 나왔다. 맨땅에 헤딩하는 심정이랄까. 알고 있는 것이라곤 업무에서 쓸 수 있는 일본어와 회사까지 가는 방법이 전부였을 뿐, 생활 정보는 턱없이 부족했다. 

 

아는 것이 없으니 살림살이 또한 형편없었다. 평일엔 아침·점심·저녁 세끼 모두 회사 근처에서 해결했다. 일찍 출근하고 늦게 퇴근한 이유도 있었지만 식재료를 어디서, 어떻게 구입해야 할지 몰랐기 때문이다. 그러다보니 집에서는 정말 잠만 잤다. 한 달 전기세가 1천543엔(한화 약 1만6천300원) 밖에 나오지 않았을 정도(지금은 평균 2천500엔 정도 나온다).  

 

할 수 없이 주말만 되면 뻔질나게 코리아타운인 신오쿠보(新大久保)를 들락거렸다. 한국과 조금이라도 비슷한 환경이면 마음이 편할 것이란 생각 때문이었다(나중에 든 생각이지만 이는 일본 정착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코리아타운까지 교통비는 왕복 940엔이지만, 외식비는 한끼에 3천엔(한화 약 3만2천원) 정도 썼다. 먹는것에 돈을 많이 써서 저축도 힘들었다. 

 

기실 알고 보면 코리아타운에 가보지 않아도 된다. 한국에서 온 젊은 여성이 홀로 일본생활을 하는 데 그리 큰 어려움은 없다는 게 현재까지 내린 결론이다. 일본의 생활방식이 한국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을 깨닫는 데에는 그리 오랜 시간이 필요하진 않았다. 한국에서의 생활을 대체할 수 있는 것이 꽤 많다는 것을 알고 나서부턴 더 이상 신오쿠보에 발걸음하지 않았다. 그렇게 일본에 대해 하나 하나 알아 가기 시작했다.


정말 정말 걱정하지 않아도 되는 것은 먹거리다. 한국 음식이 생각나면 동네 마트에서 장을 봐 집에서 해먹으면 된다. 의외로 한국산 식자재를 파는 곳이 여러 곳 있어서 놀라웠다. 주로 칼디 커피 팜(KALDI COFFEE FARM, 이하 칼디)이나 교무슈퍼, 대형마트 등에서 장을 본다. 특히 칼디는 세계 각국의 식료품을 취급하기 때문에 다양한 향신료·소스·와인 등을 구입할 수 있다.

온라인 쇼핑은 아마존(Amazon)과 아이허브(iHerb)를 이용하는데, 생수· 쌀·영양제 등 매달 정기적으로 물건을 구입할 때 유용하다. 그 외에도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로 스포티파이(Spotify)를, 인공 지능 스피커로는 아마존 알렉사(Amazon Alexa)를 사용하는 등 한국에서의 생활과 별반 다를 것 없이 지내고 있다.

말은 이렇게 했지만 타국에서의 홀로서기는 만만치 않은 것도 사실이다. 주변 상가에 들러 어떤 물건을 파는지 발품을 들여 눈으로 확인해야 할 때가 많다. 인터넷에서 물건을 잘못 사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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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혜민 주식회사 라이풀 스페이스 사업추진 그룹 엔지니어

쩔쩔매기도 했다. 그야말로 좌충우돌이었다. 이제서야 사람답게 살고 있는 듯하다. 

 

 

일본 생활을 막 시작했다면, 가장 먼저 주변을 먼저 둘러보기를 권한다. 조금만 발품을 팔아도 나에게 필요한 것, 대체할 수 있는 것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전혜민 <주식회사 라이풀 스페이스 사업추진 그룹 엔지니어> 

 

◆필자 소개
전혜민 엔지니어는 대구에서 태어나 성화여고를 졸업했다. 영진전문대 컴퓨터정보계열에 입학, '일본취업반'에서 수학했으며 2018년 2월 졸업 후 일본 '라이풀(LIFULL)'의 자회사인 '라이풀 스페이스(LIFULL SPACE)'에 입사했다. 라이풀은 몇 년 전 일본 대학생을 상대로 조사한 취업 선호도에서 1위로 뽑혔을 정도로 인기 높은 회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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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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