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호성의 사주 사랑(舍廊)]- 사랑과 믿음만이 행복한 결혼을 보장하지 않는다

  • 김기오
  • |
  • 입력 2021-01-15 20:22  |  수정 2021-01-15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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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랍에 쓴 ‘밀월의 단꿈도 꾸지 못한 남자들’ 이야기를 이어가 보자.

결혼생활 1년도 채우지 못하고 헤어진 40대 남자(丁巳년 辛亥월 己巳일 丙子시)는 土일생으로서 나는 너무 강하고(신태강身太强) 아내 코드인 水(재성財星)는 빈약하니 신태재약(身太財弱)한 상태다. 신태재약은 상처팔자의 한 전형이다. 강한 土가 약한 水를 토극수(土剋水)의 이치로 제압하므로 아내가 떠나가는 모양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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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인생활 1년을 겨우 넘기고 이혼한 40대 남자(辛酉년 癸巳월 乙酉일 壬午시)는 木일생이다. 아내 코드는 土(재성)로서 그 세력이 1에 불과한데 금설토(金洩土)이치로 土의 기운을 빼앗는 金(관성官星)의 세력은 3으로서 태과하다. 재약관태(財弱官太) 상황이다. 막강한 관성이 나약한 재성의 힘을 빼앗는 현상을 도재(盜財) 또는 설재(洩財)라고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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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남자들과 이혼한 여자들의 처지에서 보면 ‘일찌감치 이혼한 것은 잘한 일이다’라고 말해 줄 수 있겠다. 이 여자들은 아마 이런 느낌을 받았을지 모른다. ‘조금 살아보니 이 남자가 나를 너무 억누르는 것 같았다’ ‘이 남자와 지내보니 내 기운이 다 빠져나가는 것 같았다’ ‘이 남자와 같은 공간에 있으니 숨이 턱턱 막히는 것 같았다’ 등등.

남자가 아내를 억눌러서 재성을 제압하거나(극재剋財) 아내의 기운을 살금살금 빼가서 재성을 무력하게 하면(설재洩財) 아내는 기운을 잃는다. 이름 모를 병에 걸려 시름시름 아프고 매사에 용맹이 없어져 무능한 사람이 된다. 이들 여자는 그런 기운을 재빨리 알아차리고 이혼을 감행했다고 본다. 이 남자들과 더 오래 살다간 죽을지도 모른다는 생존 본능에 따라 더 늦기 전에 이 남자들 곁을 떠났으니 잘한 일이라고 말해 주고 싶은 것이다.

여자의 처지에서 볼 때 이혼은 잘한 일이라고 말해 주고 싶은 또 다른 이유는 자식이 없다는 점이다. 자식이 줄줄이 달리지는 않더라도 하나라도 있으면 이혼은 쉽지 않아서 참고 살아야 하는 고통은 지대하다. 뿐인가. 장차 자식 양육, 경제활동, 사회 활동, 재혼 문제 등등 헤치고 나가야 할 과제는 첩첩산중이다.

이 여자들은 자기반성도 해야 한다. 결혼생활 1년 안팎의 세월에 파경을 맞은 원인이 남자한테만 있다고 생각해선 안 된다. 내 잘못이 무엇인지 돌아봐야 한다. 앞에서 살펴본 바대로 이 남자들은 부부 이별의 팔자를 타고난 게 보이지만, 이들과 조금 살다 헤어진 여자들의 사주를 들여다보면 여자한테도 분명히 무슨 문제와 잘못이 있음이 보인다. 부부 해로 불가의 팔자임이 드러난다. 남자를 원망하기에 앞서 내 팔자를 탓해야 한다.

이 여자들은 연애하는 동안이든 중매로 만나는 기간이든 먼저 내 사주 꼴을 알아봤어야 했다. 건강은 어떤지, 남편복과 남편운은 어떤지, 좋은 남자와 만나 화목하게 살 수 있는지 없는지, 자식복은 어떤지 등등을 점검했어야 했다. 그리고 어느 남자와의 결혼을 결심하기 전에 그 남자와의 궁합을 봤어야 했다. 이런 일들은 결혼 전에 수행해야 할 필수 사안이다.

이 필수 사안을 사전에 올바로 점검했다면 결혼생활 1년 안팎의 시기에 결별하는 아픔을 겪지 않았으리라. 이혼 이후 마주쳐야 하는 여러 가지 난관을 뚫고 나가야 할 멍에를 지지 않았으리라. 결혼 전에 궁합을 보는 일은 행복을 최대화하고 불행을 최소화하는 방책이다. 궁합을 보되 정통명리학에 근거한 궁합법으로 올바로 봐야 한다. 올바로 보지 않으면 허사다.

궁합은 혼수보다 천배 만배 중요하다. 궁합은 신혼집 마련보다 천배 만배 중요하다. 결혼생활 1년 안팎의 시기에 남남으로 돌아서고 마는 만남인 줄을 모른 채, 억만금의 혼수를 마련해 간들 그게 무슨 소용이며 넓은 아파트를 마련해 본들 그게 무슨 소용인가.

청춘 남녀는 지금 눈앞에 보이는 상대의 인물·성격·직업·경제력·종교· 집안 등의 현재 조건, 그리고 지금 가슴과 마음으로 느끼는 서로의 사랑과 믿음에 따라 결혼한다. 그러나 지금 눈에 보이는 조건과 지금 느끼는 감정은 변한다. 영원하지 않다. 지금 눈앞에 보이는 조건과 사랑과 믿음만이 두 사람의 행복을 보장해주지 않는다. 눈에 보이지 않는 운명이 있고, 사람의 힘으로 어쩔 수 없는 운명이 있다.

청춘 남녀가 결혼해서 한 공간에서 함께 숨을 쉬고, 함께 밥을 먹고, 함께 잠을 자고, 함께 대화하고 살다 보면 부부 사이에는 상호작용이 일어난다. 이 상호작용은 서로에게 좋은 작용을 하기도 하고 나쁜 작용을 하기도 한다. 좋은 작용을 하면 좋은 만남이고 나쁜 작용을 하면 나쁜 만남이다. 부부 상호작용이 좋으냐 나쁘냐를 판단하는 게 궁합이다.

앞의 土일생 남자와 木일생 남자는 어떤 여자를 만났으면 이별의 아픔을 겪지 않았을까? 음양오행의 조화로만 보자. 土일생 남자는 火와 土는 없거나 적으면서 반드시 金을 비롯한 木과 金을 적절히 갖춘 여자를 반려자로 만났어야 했다. 木일생 남자는 사주에 木과 火는 적절히 있고, 土는 1개쯤 있고, 金과 水는 아예 없는 여자를 동반자로 맞이했어야 했다.

 

■우호성<△언론인(전 경향신문 영남본부장)△소설가△명리가(아이러브사주www.ilovesajoo.com 운영. 사주칼럼집 ‘명리로 풀다’출간)△전화: 010-3805-1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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