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범시민 주소갖기' 대대적 전개로 인구 51만 회복 총력전

  • 마창성
  • |
  • 입력 2021-02-08  |  수정 2021-02-08 08:49  |  발행일 2021-02-08 제9면
매년 3천~4천명 감소세…경북 제1도시 지키기 안간힘

50만명 미달땐 경찰서·소방서·보건소 1개로 통합돼 시민불편

기업체·군부대·시민 대상으로 미전입자 주소이전땐 인센티브

27조 생산유발·8만명 고용창출 효과 등 중장기 기반마련 심혈

인구회복
이강덕 포항시장을 비롯한 포항시 간부들이 올해 초 포항시청광장에서 인구 51만명 회복을 위한 시민 염원탑 제막식을 가진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포항시 제공>

경북 포항시가 올 한 해 인구 51만명 회복에 행정력을 집중한다. 포항시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포항의 인구는 50만2천916명으로 매년 3천~4천명이 감소하는 실정으로 연내 50만명이 무너질 위기에 처해 있다. 50만명이 붕괴되면 많은 것을 잃게 된다. 우선 경북 제1도시의 위상이 크게 추락하는 것은 물론 남·북구청이 폐지되고 현재 남·북구로 나뉘어져 있던 경찰서·소방서·보건소가 1개로 통합·축소돼 행정·안전·치안 서비스 분야 등에서 막대한 시민 불편이 예상된다. 


행정조직 축소와 지방재정 감소, 주택건설·도시계획 등 사무권한과 같은 경북도로부터 위임받은 특례업무도 반납해야 한다. 무엇보다 국가균형발전 차원에서 법제화가 추진되는 인구 50만명 이상 도시에 부여될 특례시 혜택에서도 포항은 제외된다. 이에 시는 행정기구 축소와 재정 감소 등으로 예상되는 시민 불편을 방지하고 경북 제1도시 포항의 자존심을 지키기 위해 올 한 해 시정의 최우선 과제를 51만명 인구회복으로 정하고 기업체·군부대·대학교 등 전 시민이 참여하는 포항사랑 주소 갖기 운동을 대대적으로 전개하고 있다.

2021020201000118100003542
포항시는 지난달 18일 포항철강산업단지관리공단에서 포항철강공단 내 15개 업체 임원들과 '포항사랑 주소갖기 운동 상생협약식'을 가진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포항시 제공>

◆신규 투자 유치 등 일자리 창출로 극복

인구 감소는 비단 포항만이 겪는 문제는 아니다. 우리나라는 지난 한 해 동안 출생아보다 사망자가 많은 '인구 데드크로스' 현상이 처음 나타났다. 통계상 인구가 감소한 것은 1962년 주민등록제 도입 이후 58년 만에 처음이다.이 기간 출생아는 27만5천815명인 데 비해 사망자가 전년보다 3.1% 증가한 30만7천764명이었다. 포항시도 저출산의 영향으로 지난해부터 사망자 수가 출생아 수보다 650명이 많아졌다.

또 지난해를 기점으로 수도권 인구는 2천591만명으로 우리나라 전체 인구의 50%를 넘어섰다. 지방 인구를 수도권에서 블랙홀처럼 빨아들이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많은 사람이 교육·일자리 등의 사유로 양질의 인프라를 갖춘 수도권으로 전입하고 있다.

포항시는 이런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투자유치 등 일자리 창출을 통한 청장년의 인구 유입이 지역경제 활성화와 출산율 향상으로 선순환 되는 인구증가 근본 대책을 지속 추진할 방침이다.

◆전 시민 포항사랑 주소 갖기 운동 전개

포항시는 기업체·군부대·공직자·이통장 등 범시민 주소갖기 운동의 대대적인 동참 분위기를 조성해 연내 인구 51만명 회복에 총력을 기울일 방침이다. 특히 세 가지 중점 타깃을 선정해 집중 공략한다.

관내 기업체 미전입자와 읍·면·동의 숨은 미전입자를 찾아내 포항시로의 전입을 적극 추진하고, 시민의 추가 인구유출 방지에도 최선을 다할 계획이다.

포항시 조사에 따르면 348개 업체 6만3천231명의 직원 중 포항에 주소를 두고 있지 않은 직원이 약 20%인 1만2천335명에 달한다. 시는 가족부양·자녀교육 등의 사유로 주소 이전이 힘든 직원을 제외하고 이 중 50%인 6천167명의 전입을 적극 추진키로 했다. 또 읍면동 행정복지센터에 전입환영 창구를 마련하고, 전입자를 대상으로 환영문자를 발송해 불편함이 없도록 안내할 계획이다.

마을별 실거주자 중 관외 주소자를 발굴해 전입을 유도하는 '이통장 1리통 숨은 1가구 찾기 운동'을 전개하고, 포항시 공직자들도 직접 나서 '1인 3명 포항시민 찾기 운동'도 추진한다. 대학교·군부대 등에 찾아가는 현장 전입창구를 설치하는 등 전입자의 편의를 위한 지원 대책도 마련할 방침이다.

아울러 현재 거주 중인 시민들의 애향심을 고취하고 주소갖기 동참을 촉구하기 위해 '나는 포항人이다' 릴레이 챌린지를 SNS를 활용한 온택트 방식으로 연말까지 진행할 예정이다.

타 지역과 차별화된 포항만의 장점을 알리기 위해 '포항에 살면 좋은 10가지 이유' 리플릿과 포항사랑 홍보영상 제작 등을 통해 홍보에도 적극 나설 계획이다.

◆포항만의 다양한 전입 인센티브 제공

시는 파격적인 주소 이전 지원금을 지급한다. 타 시·군·구에 1년 이상 주소가 돼 있다가 포항시로 전입한 시민을 대상으로 전입신고 1개월 후에 30만원을 포항사랑상품권으로 지급한다. 단 지원금을 받은 사람이 1년 이내에 관외로 전출 시 지원금을 환수할 방침이다. 전입가구 발굴·유치 등 인구증가에 공로가 있다고 인정되는 기관 및 단체·기업 등에 대해서도 지원금을 지급할 계획이다.

또 포항시 관내로 이전하거나 신·증설, 국내 복귀기업을 대상으로 근로자 이주정착 지원금도 준다. 대상 기업의 소속 근로자 가구가 공장 등록일로부터 1년 이내 관내로 주소 이전 시 가족 가구원 1명당 50만원, 셋째 이상 자녀는 100만원까지다.

출산과 보육을 위한 환경 개선에도 노력한다. △난임부부 수술비 지원(신선배아 110만원·동결배아 50만원·인공수정 30만원) △출산장려금 지급(첫째 30만원·둘째 110만원·셋째 220만원·넷째 이상 1천120만원) △둘째아 이상 출생아 건강보험 가입 지원 △다자녀가정 특별양육비 지원(1인당 25만원) 등 다양한 혜택을 마련해 실시하고 있다.

이와 함께 장기적인 주거여건 마련에도 행정력을 집중한다. △중소기업 정규직 프로젝트 운영 지원(기업: 월150만원/2개월간, 인턴: 정규직 전환일로부터 300만원/10개월간) △중장년 취업드림 지원사업(1인당 240만원) △일월동 행복주택(6월 모집공고) △귀농인 정착 지원(500만원 기준 기자재 확보비용 80%) △청년 어촌정착 지원사업(월100만원) 등 포항에 장기적으로 뿌리를 내리고 살 수 있도록 여러 정책을 추진한다.

◆포항형 뉴딜 등 중장기적 대책 추진

단기적인 주소 갖기 운동뿐만 아니라 중장기적인 대책 마련에도 나섰다.

철강산업의 경쟁력을 확보하고 배터리, 바이오·헬스 산업, 해양관광 활성화 등 신규 일자리 창출을 위한 기반을 조성한다. 영일만4산업단지에는 지난해 11월 에코프로BM과 삼성SDI 합작사인 에코프로EM의 공장이 착공했다. 3천600억원을 투입해 전기차 35만대에 장착할 수 있는 차세대 하이니켈 양극재를 생산할 예정이다.

배터리 소재부터 생산까지 망라한 전기자동차 핵심 배터리 밸류체인도 구축한다. 사업비 557억원을 들여 2024년까지 전기차 사용 후 배터리 자원순환클러스터를 조성해 K배터리 타운을 건설하고, 1조 5천억원이 투입되는 인조 흑연공장과 코크스 공장을 기반으로 K탄소밸리도 구축한다는 목표다.

시는 이런 사업이 본격화하면 27조원의 생산 유발과 8만명의 고용 창출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융합기술산업지구에는 현재 한미사이언스와 바이오 앱 등 7개 바이오기업이 3천800억원을 투자할 예정이며, 지난해 11월 준공한 바이오오픈이노베이션센터에는 제넥신을 포함한 10여 바이오 벤처기업이 입주해 있다.

포항시는 해양관광 활성화를 위해 영일대해수욕장을 가로지르는 해상 케이블카도 설치한다. 이로 인해 1천억여 원의 생산·부가가치와 1천400여 명의 신규 일자리 창출 효과를 거둘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또 도심권의 환호공원 특급호텔 유치 및 클라우드 조형물 설치, 환동해 해양복합전시센터 건립, 북부권의 국제여객터미널 건립 및 고속도로 연계 거점관광단지 조성, 남부권의 코스타밸리 관광단지 및 국가해양정원 조성 등도 올해 본격 추진한다.

또 그린웨이 철길 숲 확대, 대기질 개선, 생태하천 복원, 도시재생사업 등 정주여건을 개선하고, 보육·교육·주택·교통 등 주민생활과 밀접한 공공형 생활복지 인프라를 확충해 사람이 모이고 머무르는 도시를 만드는데 집중할 계획이다.

이강덕 포항시장은 "인구는 한 도시의 힘과 경쟁력을 나타내는 가장 중요한 지표로서 51만 인구회복은 경북 제1도시의 자존심"이라며 "영일만의 기적을 이뤘던 포항시민의 단합된 힘으로 올 한 해 포항사랑 주소 갖기를 통한 51만 인구회복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마창성기자 mcs12@yeongnam.com

기자 이미지

마창성

기사 전체보기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사회인기뉴스

영남일보TV



많이 본 뉴스

  • 최신
  • 주간
  • 월간

영남일보TV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