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 내리고 출시일정도 바꾼다…전기차 보조금 마케팅 '후끈'

  • 오주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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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02-19  |  수정 2021-02-19 07:35  |  발행일 2021-02-19 제10면
올해부터 정부 지원금 차량 가격대별로 차등
올해부터 전기차에 대한 정부 및 지자체 보조금이 가격대별로 차등 지원되면서 업체 간 눈치작전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특히 테슬라는 정부보조금 지원방식 발표 이후 차량가격을 인하하는 등 공격적인 마케팅에 나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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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까지 모든 전기차에 대해 일률적으로 보조금이 지원되면서 일부 고가 차량에 대한 쏠림 현상이 발생하자, 정부는 올해부터 6천만원 이상 차량에 대해 보조금을 차등 지원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전기차 보조금을 둘러싼 전기차 업체들의 '눈치작전'도 본격적으로 시작되고 있다.

당장 테슬라는 올해부터 판매가 6천만원 미만 전기차에만 보조금을 전액 지원하는 정부 정책에 따라 '모델Y' 스탠다드 레인지 가격을 5천999만원으로 책정했다. 중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모델Y는 환경부의 인증 절차를 거쳐 올해 안에 출시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테슬라는 지난해 가장 인기를 끌었던 '모델3' 연식 변경 모델의 가격을 낮추는 초강수를 뒀다. 롱레인지의 소비자 가격을 기존 6천479만원에서 5천999만원으로 낮춰 보조금을 100% 받을 수 있도록 했다. 정부의 새로운 보조금 정책에 맞게 마케팅 전략을 수정해 기존 왕좌를 굳건히 하려는 모습이다.


6000만원 미만 모델만 전액지원
테슬라 모델Y 5999만원 책정
현대 아이오닉5 막판까지 고심
"판매경쟁 더욱 치열해질 전망"



실제 지난해 국내에서 가장 많이 팔린 전기차는 테슬라 모델3였다. 18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모델별 전기차 판매 대수는 테슬라 모델3가 1만1천3대로 현대 코나(8천88대), 기아 니로(3천138대)보다 월등히 많은 판매량을 기록했다. 하지만 올해부터 6천만원 이상의 고가 차량에 대해 보조금 지급액이 줄어들면서 기존 전기차 업계에 작지 않은 파장이 예상된다.

현재 국내 전기차 보조금 지원대상 차종은 승용차 기준 43종으로, 이 중 70%인 30종이 6천만원 이하의 차량이다. 현대 코나·아이오닉, 기아 니로·쏘울, 르노삼성 조에, 한국GM 볼트 등의 모든 국산 전기 승용차와 푸조 e-208·e-2008, 테슬라 모델3 기본형 등 일부 수입 승용차가 보조금 전액 대상 차량에 포함됐다. 반면 벤츠코리아, 재규어, 아우디의 승용 전기차 9종과 테슬라 모델S 2종은 9천만원 이상으로 책정돼 보조금을 한 푼도 받을 수 없다. 한편 보조금 지원액은 연비 및 주행거리 등 자동차 성능에 따라 서로 차등 지원된다.

정부의 전기자동차 보조금 지원 방식 변경으로 현대자동차 내부 사정도 달라졌다.

현대는 당초 올해 출시 예정인 승용 전기차 '아이오닉5'의 가격을 5천만원에서 6천만원 중후반 수준으로 책정할 계획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아이오닉5는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Electric-Global Modular Platform)가 적용된 신개념 전기차로, 오는 23일 온라인을 통해 공개될 예정이다. 하지만 테슬라가 공격적으로 가격을 조정하면서 현대차그룹 역시 가격 책정을 막판까지 고심할 것으로 보인다.

자동차 업계에서는 현대가 트림별 가격을 6천만원 미만으로 설정하고, 선택사양을 다양화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외에도 기아 'CW'(프로젝트명), 제네시스 'JW'(프로젝트명), 벤츠 'EQA' 등에서도 잇따라 전기차를 출시할 예정이어서 올해 국내 전기차 판매왕 경쟁은 그 어느 때보다 뜨거워질 전망이다.

박재강 기아 대구경북지역본부 판촉팀장은 "지난해에는 외제 전기차를 중심으로 보조금 쏠림현상이 나타나면서 테슬라 중심의 시장이 형성됐는데, 올해는 보조금 지급 방식이 변경된 만큼 전기차 판매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라며 "다만 국내 메이저 회사들이 보조금 지급 기준에 맞춰 신차를 출시할 예정이라 국산 전기차 판매량은 점진적으로 우상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오주석기자 farbrother@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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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주석

영남일보 오주석 기자입니다. 경북경찰청과 경북도청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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