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호성의 사주 사랑(舍廊)]-LH사태로 본 '부건하위우파처(夫健何爲又怕妻)'

  • 김기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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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03-20 18:21  |  수정 2021-03-20 1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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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야흐로 봄을 맞아 꽃소식이 여기저기서 들려오면 기쁘겠는데 한국토지주택공사(LH) 임직원들의 땅 투기 의혹과 관련한 뉴스가 연일 요란스럽게 들려오니 기쁘지 않다. 이들의 땅 투기 의혹이 터지자 불똥이 공직계로 튀면서 온 나라가 시끌벅적하다.

덩달아 거론되는 공직자는 광역단체장, 기초단체장, 광역의원, 기초의원, 보좌관 등등이다. 흥미로운 건 이들이 직접 땅을 산 게 아니라 그 부인들이 이런저런 사정으로 땅을 샀는데, 그로 인한 곤욕을 치르고 있다는 점이다. 이 대목에서 명리학의 고전 ‘적천수’에 나오는 말을 떠올린다.

부건하위우파처(夫健何爲又怕妻)
‘남편이 굳센데 어찌 다시 아내를 두려워하는가.’라는 뜻이다. ‘부건하위우파처’란 말을 ‘부건파처’라고 줄여서 흔히 사용한다.

남자 사주에서 아내에 해당하는 코드는 재성(財星)이다. 재성이란 사주의 주체인 내(日主)가 제극(制剋)하는 존재다. 가령 남자가 水일생이라면 水(주체)가 수극화(水剋火)이치로 극을 하는 대상인 火가 재성 곧 아내이다. 남자가 木일생이면 木이 木극土의 이치로 제압하는 대상인 土가 재성이요 아내이고, 火일생이면 火가 火극金의 이치로 제압하는 대상인 金이 재성이요 아내이고, 土일생이면 土가 土극水의 이치로 통제하는 대상인 水가 재성이요 아내이다.

내가 상대를 제극하려면 내가 상대보다 강해야 한다. 내가 약하면 상대를 제압할 수 없다. 올바른 제극 혹은 제압은 내가 상대를 이겨 먹는 것이다. 木일생이 土를 제압하려면 土보다 힘이 세야 하고, 火일생이 金을 제압하려면 金보다 힘이 세야 한다. 주체(일주)가 올바른 제극 활동을 하면 재성이 아름답다. 재성이 아름다우면 현량한 아내를 얻는다. 여기서 주체는 남편이고 재성은 아내이다.

 


앞에서 언급한 ‘부건파처’란 말 곧 ‘남편이 굳센데 어찌 또 아내를 두려워하는가.’ 란 말을 되짚어보자. 이 말은 ‘남편이 강하여 아내를 잘 다스리는데 왜 다시 아내를 두려워하는가’란 뜻이다. 예컨대 주체가 水인 남자(남편)가 강하여 火인 아내(재성)을 잘 컨트롤하는데 왜 무슨 까닭으로 아내를 두려워하는가란 물음이다.

남편이 아내를 두려워 하는 이유는 두 가지다. 하나는 재성(아내)이 나(남편)보다 힘이 세져서 내가 재성을 콘트롤할 수 없는 사태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다른 하나는 재성이 관살(官殺)을 도와주는 바람에 관성이 나를 억압하는 상황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관살은 본래 나 자신(주체)를 제어하는 코드인데, 재성이 관살을 도와주면 세력이 강해진 관살이 나 자신을 무자비하게 억압하는 사태가 발생한다. 그러면 나의 심신은 극도로 쇠약해져서 운신할 수가 없다. 혹은 명예가 손상되거나 관운이 흉흉해져 서 직장·직위·직책이 추락하는 꼴을 당한다.

목하 몇몇 공직자들이 아내의 부동산 구입과 관련해 이런저런 의혹을 받고 있는 건 그들이 ‘부건파처’의 사주이거나 ‘부건파처’의 운을 맞이하고 있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해 본다. 남자의 사주에서 재성의 동향을 살펴봤을 때 관살을 생조하여 흉작용을 하는 꼴이면, 대개 아내가 너무 나서는 바람에 그 남편이 욕을 보는 사태가 벌어진다. 직장을 잃거나, 자리에서 물러나거나, 심하면 감옥에도 간다.

공직자이든 아니든 부건파처의 사주를 타고난 남자는 아내를 잘 단속해야 한다. 아내가 어떤 일에 너무 나서지 말도록 해야 하고 너무 설치지 말도록 해야 한다. 여자든 아내든 경제활동을 하고 사회활동을 하는 세상에 ‘너무 나서지 말도록 해야 한다’ 라거나 ‘너무 설치지 말도록 해야 한다’란 말은 지나쳐서 여성계의 비난과 공격을 받을 발언이지만 명리는 그렇게 말한다. 아내의 행위가 본인에게 영향을 미치는 남자는 본인의 사주꼴을 보라. 만약 부건파처의 형국이면 배우자복이 좋지 않다. 자나 깨나 부인을 조심하시라.

부부는 같은 공간과 시간 속에서 상호작용을 하면서 살아가는 존재이다. 한 사람의 행위가 상대에게 미치는 영양력은 매우 크다. 아내는 남편에게 어떻게 길흉작용을 하는지 남편은 아내에게 어떻게 길흉작용을 하는지 그 모습은 사주 속에 다 있다. 그래서 명리학은 인간학이다.

 

■우호성<△언론인(전 경향신문 영남본부장)△소설가△명리가(아이러브사주www.ilovesajoo.com 운영. 사주칼럼집 ‘명리로 풀다’출간)△전화: 010-3805-1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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