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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직군 훈련 과정에 VR와 게임의 원리를 도입한 BMW. <사진 출처 BMW그룹 홈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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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상균 지음/ 몽스북/ 300쪽/ 1만5천800원 |
지난해 코로나19로 게임 이용자가 전년보다 50% 증가했다. 모바일 게임 다운로드도 48%가 늘었다. 우리나라 게임 시장 규모는 13조원 내외로 이제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 됐다. 게임은 콘텐츠 수출에도 크게 기여하고 있다. 드라마와 영화, 예능 프로그램, 웹툰, 음악 등 전체 미디어 수출액의 55%를 게임이 차지하고 있다.
단순한 놀이 수준을 벗어났지만 게임에 대한 인식은 여전히 부정적이다. 부모들은 자녀가 게임을 하면 공부를 안 할 것으로 생각해 자녀가 게임을 못 하도록 하는 데 안간힘을 쓴다.
이 책은 게임을 놀이의 개념을 넘어서 경제적·산업적인 측면에서 접근한다. 산업공학과 교수로 게임을 연구 중인 저자는 게임을 4차 산업 혁명 시대의 공간인 '메타버스'와 연결해 설명한다. 메타버스는 현실 세계를 의미하는 '유니버스(universe)'와 가공, 추상을 뜻하는 '메타(meta)'가 합쳐진 말로, 3차원 가상 세계를 말한다. 이는 가상 현실보다 한 단계 더 나아간 개념으로 경제활동이 일어나고 사회적 활동이 이뤄지는 온라인 공간이다.
저자는 게임을 부정적으로 보지 않는다. 그는 고대 이집트 왕이 즐기던 '세네트' 등 과거의 게임부터 최근 만들어진 게임까지 언급하며 놀이의 가치를 강조한다. 그는 "인류역사에 게임이 없었다면 규칙을 정하고 행동규범을 전하는 일에 인류는 지금보다 더 서툴렀고, 상상력도 제한됐을 것"이라며 "게임을 만드는 과정과 플레이하는 과정에서 상상력이 총동원 된다"고 말한다.
책에선 변화하는 경제 구조에서 게임이 가진 특성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한다. 과거 원재료 중심의 농업에서 상품 중심의 산업, 서비스 중심의 경제를 거쳐 이제 경험이 중요한 시대가 왔다는 것이다. 경험 경제는 소비자가 가격과 품질에 의해 구매를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구매 과정 전반에 걸쳐 경험하는 현상과 그 현상을 중심으로 형성된 경제를 말한다. 산업 변화의 흐름을 읽고 전략적으로 서비스한 것은 아니지만, 맞춤 경험을 가장 잘 제공해온 분야가 게임이라는 게 저자의 설명이다.
저자는 메타버스의 주요 플랫폼과 콘텐츠를 누가 보유하고 있는가를 살펴본 결과, 외국에선 대부분 게임 개발사들이 그렇다는 것을 확인했다. 반면 국내에선 이러한 움직임이 다소 적다. 이에 대해 저자는 "게임 회사를 향한 곱지 못한 시선이 발전을 저해하고 있는 요소"라며 지적한다. 그는 온라인 세계는 이미 인터넷과 스마트폰 시대를 넘어 메타버스 시대로 들어섰지만, 시가 총액 상위에 오른 정보통신 기업 중 인터넷 강국임을 자랑하는 한국 기업이 없다는 점도 짚는다.
게임회사는 아니지만 이미 게임의 원리를 산업에 도입한 기업도 소개한다. 독일계 플랜트 기업 지멘스는 회사 업무에 관한 내용을 담은 게임 '플랜트빌'을 만들어 상대적으로 회사 일에 대한 이해도가 낮은 마케팅이나 지원 파트 직원들에게 회사 업무를 경험해볼 수 있도록 했다. BMW와 보잉도 생산 과정에 게임의 원리를 도입했다. 과거 설계 도면을 가지고 다니면서 부품을 조립하거나 분리했지만, VR 고글 하나면 쉽게 할 수 있다.
세상에는 나쁜 게임보다 좋은 게임이 많은 만큼 좋은 게임을 찾아 똘똘하게 소비하는 지혜를 발휘해야 한다는 게 저자의 생각이다. 저자는 "학생이든 회사원이든 스스로 필요하다고 여겼던 것들을 새로운 방식으로 몰입할 수 있도록 돕는, 학습 효과를 높여주는 촉매 역할을 한다"고 강조했다.
최미애기자 miaechoi21@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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