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뉴스] 경북 청도군 금천면 임당리 박희상씨 '마을사 편찬 위해 장장 10여년을 힘쓰다'

  • 이외식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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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04-27   |  발행일 2021-04-28 제12면   |  수정 2021-05-11 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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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희상씨가 마을회관에서 마을 역사를 정리한 '흔적의 메아리, 가난의 운명에 맞선 조상들의 이야기' 마무리 편찬 작업에 열중하고 있다.

"그리움이 일렁인다. 고향 사랑이 세월을 더할수록 애틋한 정겨움으로 옥죄어 오는 것도 인지상정일까. 버려진 돌덩이 하나 빛바랜 문짝 하나도 예사로이 보이지 않아 모두가 정겹기는 마찬가지다."

가뭇하게 멀어져 가 기억조차 망각의 심연 속으로 빠져버린 옛 고향 마을 흔적과 자취를 찾아 무려 10년이라는 세월을 삭여 가면서 마을사 편찬 작업을 하며 지고한 고향애에 빠진 사람이 있다.

경북 청도군 금천면 임당리 주민들은 마을 역사를 집대성한 '흔적의 메아리, 가난의 운명에 맞선 조상들의 이야기'(가제)란 마을사 출간을 앞두고 자긍심으로 한껏 기대에 부풀어 있다.

그 중심에는 고향 바보라 일컬어지는 박희상(76)씨의 우직한 고향 사랑이 있다. 고향을 사랑하지 않는 이가 뉘 있으랴만 박씨의 지순한 애향심은 유별나다.

10년을 하루같이 마을회관으로 출근해 마을사 편찬을 위한 집필로 하루를 시작했다고 한다. 목록 주제별로 마을원로(작고한 분 포함)들에게 자문을 구하고, 알려지지 않은 마을의 비화와 비사를 포함해 마을의 속습(俗習) 등을 구어체로 취합했다. 또한 고증된 자료를 고문헌과 참고해 현장을 몇 번이나 확인하는 등 사실을 기록하는데 충실했다고 한다.

"고향 임당마을의 장구한 역사 가운데 작은 부분이나마 한 시대를 기록해 영원히 남기는데 의의를 뒀으며 더불어 우리 반만년 역사에서 가장 위대한 격동의 세월을 겪어온 선대 어른들의 노고를 기록한 것은 최소한의 도리이고 효심"이라며 편찬의 소회로 밝힌다.
박씨는 모 중앙부처에서 서기관으로 근무하다 1999년 건강이 악화, 두 번에 걸친 수술을 받고 54세로 명예퇴직했다. 다행히 건강을 되찾아 2006년 12월 이곳 고향마을로 낙향했다. 그는 먼저 객지 생활로 인해 자주 들리지 못했던 조상 선영을 찾아 귀향인사부터 드리고 상자지향(桑梓之鄕)의 그리움을 대신했다. 그때부터 박씨는 국가와 사회로부터 입은 은혜를 고향을 위해 보은하리라 결심했다고 한다.

30년의 공직생활 경험과 경륜으로 고향 가꾸기는 물론이고 어려운 이웃의 고통과 애로도 함께 공유하며 해결책을 찾기 위해 무던히 애를 썼다는 이웃들의 전언도 있다.

2011년 인근 농산물 가공공장에 취업한 마을 부녀자 28명이 회사가 부도 처리돼 임금을 받을 수 없는 어려움에 처하자 2년여에 걸쳐 노동청과 법원 등에 탄원서를 제출해 법정 투쟁 끝에 밀린 임금 3천600만원 전액을 돌려받기도 했다. 마을 중심부를 관통하는 소하천 정비 사업에도 관여해 자연친화적 모범 하천을 조성하는데도 큰 몫을 담당했다고 한다.

그의 절절한 고향 사랑이 마을 곳곳에 배여 있어 그 또한 훗날 마을사의 귀중한 한 부분이 되리라고 주민들은 믿어 의심치 않는다고 자신한다.

 


글·사진=이외식 시민기자 2whysik@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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