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칼럼] 윤석열과 BTS

  • 김신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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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수정 2021-05-10 07:28  |  발행일 2021-05-10 제면
김신곤 논설위원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어떤 모습으로 정치권에 등장할지 관심이 높다. 6월 등판설, 7월 등판설이 나오면서 그의 일거수일투족이 화제다. 풀어야 할 난제도 많다. 제1 야당인 국민의힘에 합류할 것인지, 안철수 대표와 손을 잡을 것인지, 아니면 제3의 길을 걸을 것인지 궁금증을 낳고 있다. 보수와 진보라는 이념의 틀 안에서 정치를 할 것인지, 극한의 이념 대결과 계층·지역·남녀 간의 대결구도를 넘어선 탈이념 중도 통합노선을 택할 것인지도 관심사다. 상명하복의 검찰 조직 문화와 모든 사안을 법의 잣대로 재단하는 체질을 고수할 것인지, 소통과 타협, 포용과 화합의 유연성을 발휘할 것인지도 궁금하다.

그가 몸담았던 문재인 정부와의 관계는 어떻게 정리할 것이며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과 연관된 장벽은 어떻게 돌파할 것인지도 관전 포인트다. 서로를 물고 뜯는 정치의 장에서 까다로운 검증을 통과하고 살아날 것인지, 기라성 같은 여야의 경쟁자들을 물리칠 수 있을지도 지금으로선 알 수 없다. 공부에 열중하고 있다고는 하지만 복잡한 글로벌 경제구조와 청년실업, 빈부격차, 사회통합, 남북관계 등의 문제에 어떤 해법을 제시할지도 주목된다. 김종인·윤여준 등 노회한 정치 책사들과 손을 잡을 것인지, 개인적 역량을 발휘해 홀로서기를 시도할 것인지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지금 그의 유일한 무기는 그동안 온갖 박해를 받아오면서도 법 정신을 지키려고 분투해온 정의감과 이를 통해 국민으로부터 얻는 신뢰감, 반사적 지지 열기 등이다. 그가 부침이 격심한 정치시장에서 기대주로 성장하려면 무엇인가 새로운 모습을 지속적으로 창출해내지 않으면 안 된다. 그런 의미에서 지금까지 보여주고 있는 방탄소년단(BTS)의 성공 행보는 모범 사례가 된다. BTS의 노랫말은 삶에 목마른 세계 청소년들에게 꿈과 희망의 메시지를 주면서 자연발생적으로 그 확장성을 담보할 수 있었다. BTS는 단순하게 인기를 끌기 위해서, 돈방석에 올라앉기 위해서 노래를 한 것이 아니다.

왜 노래를 해야 하는가에 대한 강한 신념과 가치를 세계인들에게 각인시켰다. 그 결과는 아미(army)로 불리는 난공불락의 팬덤을 탄생시켰고 오늘날 글로벌 톱 아티스트로 성장했다. 작금의 윤석열 현상도 다르지 않다. 정의와 공정의 잣대가 흐려지고 온갖 불법적 전횡이 합법으로 포장되는 현실에서 흔들리지 않고 우뚝 서 있는 그의 모습에서 많은 국민이 고개를 끄덕이고 있는 것이다. 최소한 지금까지는 그랬다. 이제부턴 한 발짝 나아가 그 이상의 기대와 역량을 보여주지 못하면 더 이상의 진전은 어렵다. 자신을 가다듬고 전열을 재정비하고 재도약을 해야 한다.

BTS가 몸담고 있는 빅히트는 브랜드를 연결·확장·관계를 상징하는 하이브(HYBE)로 바꾸고 적절한 때 주식시장에 상장을 하면서 센세이션을 일으키고 있다. 세계적 가수들이 속한 글로벌 음반기업을 인수합병하고 그 세력을 확장 중이다. 구글, 테슬라, 삼성전자와 함께 타임(Time)이 선정한 100대 글로벌 혁신기업에도 들었다. 현재까지 BTS의 성공배경은 위로와 감동을 주는 아티스트들과 삶의 확장과 선(善)한 변화라는 본질을 추구하는 CEO의 가치 지향적 사고, 타이밍, 그리고 도약을 위한 재정비가 주효했다. 윤석열도 기존과는 전혀 다른 무한한 상상력으로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정치 패러다임을 제시할 수 있을까. 그가 시험대에 서 있다.
김신곤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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