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텍 VR기반 수업 가보니…학생은 홀로렌즈 장비착용…교수는 아바타 학생과 수업

  • 김기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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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05-27 16:48  |  수정 2021-05-28 07:35  |  발행일 2021-05-27
국내 대학 최초 신입생 전원 기기 무료 배포…VR·AR 콘텐츠로 실험·실습 수업 연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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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포스텍 LG공학동의 가상 현실 등을 활용할 수 있도록 만든 강의실에서 홀로렌즈 장비를 착용한 학생들이 원자로 내부에 접근해 시설을 보고 있다.<김기태기자>

27일 오후 포항시 남구 포스텍 LG 공학동에 있는 한 강의실. 6명의 학생이 홀로렌즈 장비를 착용하고 강의를 듣는다. 이 장비는 강의실과 가상 현실을 넘나들 수 있는 장비다. 핵 원자로와 같이 접근이 어려운 위험한 시설과 고가의 장비를 요구하는 시설에 가까이에서 볼 수 있다.


이날 학생들은 물리학 실험·실습 시연 강의에서 원자로의 구석구석을 둘러봤다.


시연에 참여한 포스텍 학생은 "고비용 또는 접근이 불가한 시설을 가상 현실을 통해서 쉽게 접근 가능하며, 이를 통해 내부 구조를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시연된 VR 기반 물리학 실험 실습 강의에서는 360°카메라로 촬영한 조교의 실제 실험과정을 소프트웨어로 가상화한 시뮬레이션을 학생들이 볼 수 있었다. 학생들은 VR기기를 착용하고 고개를 돌려 실험 기구를 여러 각도에서 볼 수도 있다.


또한, 강의하는 교수는 학생들이 강의 현장에 없더라도 아바타로 생성된 이미지의 학생을 보며 수업을 진행했다.


물리학과 윤건수 교수는 "비대면 실험 수업이 고도화된다면 포스트 코로나 19 시대의 새로운 교육 패러다임을 만들어낼 수도 있을 것"이라며 "VR·AR·MR 기반 수업을 통해 어떤 상황이든 대학 캠퍼스에 얽매이지 않고 전 세계 어디에서든 학생 주도로 학업을 지속할 수 있게 된다"고 VR 기반 실험 실습을 수업 도입 배경을 설명했다.


VR·AR·MR 프로젝트를 주도한 전자전기공학과 김욱성 교수는 "위험하고 접근하기 어려운 곳, 직접 갈 수 없는 곳 등 다양한 콘텐츠를 시간과 공간의 제약 없이 눈앞에서 보는 것처럼 체험할 수 있다"며 "교육뿐만 아니라 다른 분야에서도 기술혁신을 통해 더 큰 가치를 창출해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포스텍은 코로나 19의 확산으로 비대면 수업을 진행하면서 교육의 질 유지와 향상을 위해 지난 4월부터 VR 수업을 시작했다.


이를 위해 VR·AR·MR을 모두 구현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춘 106석 규모의 강의실을 구축했다. 특히, 국내 대학 최초로 올해 신입생 320명 전원에게 VR(오큘러스 Quest2)기기를 제공, 실제 실험 수업에 활용하고 있다. 향후 화학이나 다른 필수 기본 과목 실험으로도 점차 확대할 방침이다.


김무환 포스텍 총장은 "비대면 교육의 경험을 통해 교육과 연구가 캠퍼스라는 공간을 넘어 '메타버스(metaverse)'로 불리는 가상 공간을 1년간의 준비 끝에 개설했다"며 "앞으로 어디서든 강의를 청취할 수 있는 시공간을 초월한 시대가 열리게 된다. 국내 대학 간 경쟁을 넘어 이제는 (국내 대학이) 힘을 합쳐 외국 대학과의 경쟁에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기태기자 ktk@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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