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와 함께] 대구 남구 공사장 옆 유치원 "아이들의 안전 위협받고 있어요"

  • 정우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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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06-06 15:09  |  수정 2021-06-21 16:48  |  발행일 2021-06-07 제6면
독자와
대구 남구 봉덕동 모 유치원. 창문을 열면 재건축 공사 현장이 보인다. 이남영기자

대구 남구의 한 유치원 원장 A씨는 출근할 때마다 마음이 무겁다. 지난해 12월부터 유치원 인근에서 재건축 공사가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공사 현장에서 지속적으로 소음, 분진 등이 발생해 원생들의 건강이 염려되는 상황이다. 특히 공사장 경계에 설치된 펜스 높이가 3m에 불과하는 등 안전 조치가 미흡하다는 게 A씨의 주장이다.

A씨는 "유치원에서 의무적으로 실시하는 야외놀이 시간에 공사장 소음, 먼지 등으로 인해 지도가 어려운 상황이다. 공사장 측에 펜스를 높게 치고 살수차 배치를 요구했지만, 제대로 조치가 이뤄지지 않았다. 코로나19 방역지침에 따라 주기적으로 환기도 해야 하는데, 공기청정기를 틀어도 먼지 때문에 창문을 열고 지내기 힘들다"고 하소연했다.

또 "좁은 골목에 공사 차량이 다니다 보니 유치원 버스 창문이 깨지는 등 아이들의 안전이 위협받고 있다. 철거 공사 당시 건물이 펜스 쪽으로 무너져 가슴을 쓸어내린 적도 있다. 여기는 어린이보호구역임에도 불구하고 아이들이 보호받지 못하고 있어서 답답한 심정"이라고 토로했다.

인근 주민들도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주민 B씨는 "주택 밀집지역에서 공사를 하면 주변에 피해가 없도록 조치가 필요한데 최소한의 조치도 없는 것 같다. 소음에 시달리는 것은 물론이고 먼지 때문에 옥상에 빨래도 널지 못한다"며 불만을 표했다.

남구청 관계자는 "펜스 높이는 규정에 따라 설치돼 있고 공사 차량을 제한하는 규정은 없다"면서 "다만 민원이 많은 점을 고려해 지속적으로 현장 관리에 나서 불편을 해소할 수 있도록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설명했다.

공사장 관계자는 "주민들의 요구를 들으려 노력하지만 미흡했던 부분이 있는 것 같다"라며 "현재 철거가 끝나고 시공에 들어가면 지금보다 2배 이상 높은 펜스가 설치될 예정이다. 인근 주민들께 피해를 끼쳤다면 죄송하고 더욱 조심해서 공사를 진행하겠다"라고 설명했다.

한편, 영남일보 취재가 시작되고 유치원과 건설 현장 사이에는 에어펜스가 설치되는 등 안전조치가 추가로 이뤄졌다.

정우태기자 wtae@yeongnam.com 이남영 수습기자 lny0104@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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