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영진 시장 3선 도전 저울질...'검증된 새 인물'이 다크호스 될 수도

  • 민경석
  • |
  • 입력 2021-06-14 21:21  |  수정 2021-06-16 14:05
[도전! 2022 지방선거 D-1년 누가 뛰나] 대구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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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선거가 1년 앞으로 다가왔다. 특히 대구시장 선거는 춘추전국시대를 방불케 한다. 차기 시장 후보로 거론되는 인물만 20명에 이른다.

 

대구가 '보수의 심장'으로 일컬어지는 만큼 국민의힘 소속 후보가 압도적으로 많다. 더불어민주당 후보들도 '주류 교체'의 선봉장을 자처하며 의지를 다지고 있다.

 

내년 대구시장 선거의 관전 포인트는 권영진 시장이 최근 정치권에 불고 있는 세대교체 바람을 뚫고 민선 최초 3선 고지에 오를 수 있을지 여부다.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가 1년 앞으로 다가왔다. 이에 대구경북(TK)지역 정치권이 서서히 기지개를 켜고 있다. 대구시장과 경북도지사를 비롯해 각 지역 기초자치단체장 후보들도 물밑 표심 다지기에 나서는 분위기다. 이에 영남일보는 지방선거 출마를 준비하거나 저울질하고 있는 TK 지역의 광역자치단체장, 기초자치단체장 후보들을 소개하고 판세를 미리 진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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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시청(영남일보DB)

◆출마 예상자만 20명 '춘추전국시대'… "새인물 vs 3선 시장"

대구시장 선거는 아직 1년 가량 남았음에도 불구하고 물밑 경쟁이 치열하다. 자천타천 후보군에 이름을 올린 인사만 해도 20명에 달한다. 가히 춘추전국시대를 연상케 하는 구도다. 특히 국민의힘 소속 후보가 더불어민주당 보다 압도적으로 많다. 당내 경선에서 통과하면 당선 가시권에 든다는 인식 때문이다. 또한 민선 시장 중 3선 고지에 오른 시장이 없었다는 점도 후보들이 난립한 이유 중 하나로 꼽힌다.

국민의힘 소속 인사 중에는 현직 시장인 권영진 시장은 3선 도전을 저울질하고 있다. 그는 초선 때부터 재선이 마지막임을 공언했으나, 올해 초 신년 기자 간담회에서 "개인적으론 좀 피하고 싶지만 정치인이 피하고 싶다고 해서 피해질 수 있는 것도 아닌 것 같다"며 "시민들이 제가 시작한 것을 끝까지 잘 마무리하라는 소명을 준다면 피할 도리는 없다"고 말했다. 우회적으로 3선 도전 의지를 드러낸 셈이다. 권 시장은 올가을 이후에야 출마 여부를 최종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원내 인사 중에는 곽상도(대구 중구-남구) 의원이 가장 활발하게 움직이고 있다. 국민의힘 대구시당위원장을 맡고있는 곽 의원은 지난해 말 대구시장 도전 의사를 공개적으로 밝힌 뒤 지역민들과의 스킨십을 확대하고 있다. 그는 4·7 재보궐 선거에서 서울시장 투표를 인증하면서 '서울시민'임을 스스로 밝혀 비판을 받았다. 이에 다소 주춤한 상황이지만, 출마 의사는 여전히 확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기획재정부 차관을 지낸 재선의 류성걸(대구 동구갑) 의원과 경북경찰청장을 지냈던 3선 윤재옥(대구 달서구을) 의원도 최종적으로 결심하진 않았지만, 출마를 하는 데 무게를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김상훈(대구 서구) 의원은 속내가 복잡하다. 대구시 경제통상국장 출신인 행정 경험과 지역구 민심을 두루 다지고 있어 수년 전부터 차기 대구시장 후보군에 이름을 올리며 주변의 권유를 강하게 받고 있다. 다만, 출마를 결심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의원은 "(아직 출마에 뜻이 없다는) 의사를 지속해서 밝혔음에도 자꾸 출마설이 도는 게 의아하다"며 "여전히 같은 입장"이라고 말했다.

원외 인사 중에는 조은희 서울 서초구청장과 김재원 최고위원, 곽대훈·정태옥 전 의원, 이진훈 전 수성구청장, 이진숙 전 대전 MBC 사장, 정상환 변호사, 이상길 전 행정부시장 등이 주로 거론된다. 경북여고 출신인 조 청장은 2018년 지방선거 당시 서울에서는 유일하게 보수정당(자유한국당) 소속으로 구청장에 당선되면서 인지도를 쌓았다. 이후 4월 서울시장 보궐선거 예비경선에서 선전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김 최고위원은 지난달 말 전당대회를 앞두고 대구를 찾아 "최고위원 출마가 지방선거를 염두에 둔 것은 아니다. 다만, 긍정적으로 어디든 도전할 수 있다는 생각은 갖고 있다"며 출마 가능성을 나타냈다. 곽 전 의원과 정 전 의원은 지난해 총선에서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공천에 반발해 무소속으로 출마했으나, 고배를 마신 뒤 지방선거에서 전화위복을 꾀하고 있다. 하지만, 복당 등 풀어야 할 숙제가 많은 상황이다. 지난해 총선에서 공천에 반발하며 무소속으로 나섰다가, 무소속 홍준표(대구 수성구을) 의원을 도우며 출마를 포기한 이 전 청장도 복당이 선결과제다.

이 전 사장은 출마를 위해 지역 인사들을 두루 만나는 등 출마 의지를 굳히고 활발히 움직이고 있고, 정 변호사도 "여러 고민을 하고 있다"며 출마를 검토하고 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대구가 최대 험지인 데다 2018년 지방선거 만큼 당 세가 강하지 않아 공개적으로 출마 의지를 드러내고 있는 후보는 없다. 다만, 대구에서 민주당 소속 재선 의원을 지낸 홍의락 대구시 경제부시장의 출마설이 돌고 있다. 홍 부시장은 지난해 총선에서 낙선한 뒤 대구에서의 공직선거 출마에 뜻이 없음을 수차례 밝혀왔다. 하지만, 국민의힘 소속인 권 시장으로부터 '협치형' 부시장으로 영입된 후로 주변에서 출마를 적극 권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대구 참여연대 집행위원장과 김부겸 국무총리의 의원 시절 보좌관을 지낸 김동식 시의원도 출마 후보군에 이름을 올리며 활발히 움직이고 있다. 그는 "민주당 후보군의 세대교체와 대구시정의 주류 교체를 이뤄내고자 한다"며 "국민의힘이 이준석이라는 인물로 역동성을 얻었듯 민주당도 대구에서 역동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출마 의지를 감추지 않았다.

이 밖에도 지난해 총선에서 민주당 후보로 대구 수성구을 선거구에 출마했으나 석패 한 이상식 전 대구경찰청장을 비롯해 임대윤 전 동구청장, 구윤철 국무조정실장, 김사열 국가균형발전위원장, 대구 북구갑 지역위원장을 지낸 김용락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원장, 이승천 한국장학재단 상임감사도 출마를 저울질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지역 정치권에서는 내년 지방선거는 그 어느 때보다 '새 인물'에 대한 요구가 클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지역 정치권 한 관계자는 "국민의힘 전당대회로 정치권에 세대교체에 대한 열망이 그 어느 때보다 강한 상황이다. 따라서 그간 시장 후보로 유력하게 거론되던 인사들도 마냥 안심할 수만은 없을 것"이라며 "청년이나 여성 중 능력을 검증받은 후보가 다크호스로 떠오를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민주당도 그간 줄곧 출마했던 인사들에 대한 시민들의 피로감이 있는 만큼, 여야 모두가 신진 후보와 기존 후보 간 경쟁이 치열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민경석기자 mean@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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