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인수의 인테리어 다반사] 분양아파트 옵션 선택시 주의점

  • 배인수 본 건축 디자인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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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06-25   |  발행일 2021-06-25 제37면   |  수정 2021-06-25 08:58
고층아파트에 방범용 방충망, 꼭 필요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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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생물을 활용한 발효 음식물 처리기.

확장·현관 중문·시스템에어컨…
분양가상한제 영향 선택품목 다양
코로나 여파 현관 청정시스템 주목

건조·발효·분쇄형 음식물 처리기
전기요금·악취·환경오염 단점도
바닥 타일, 그릇 떨어지면 '와장창'
빌트인 오븐, 수납공간 전락하기도
가성비와 사용빈도 꼼꼼히 살펴야


아파트를 분양받을 때에 기본적으로 분양가에 포함이 된 항목이 있는가 하면 필요한 아이템인데 분양가에 포함이 되지 않고 선택옵션으로 적용된 것이 있다. 간혹 필자를 아는 지인들에게서 아파트를 분양 받으면서 어떤 것을 선택해야 하는지, 꼭 해야 하는 것이 어떤 것인지, 가격은 적당한지를 물어오곤 한다. 아주 친하고 서로 왕래가 잦은 지인의 경우는 그분의 생활패턴을 잘 알기 때문에 조언이 쉽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는 난감할 경우도 있다. 오늘은 인테리어 디자인에 대한 글이라기보다 아파트 분양시장의 선택옵션에 대해 몇 가지 이야기를 해 보고자 한다. 필자의 글이 정확한 것은 아니며 필자의 건설사 근무 경험과 그동안의 상담 및 시공 경험에 의한 사견임을 밝히며 특정업체를 비방하거나 추천하려는 의도는 없음을 미리 알려드리니 참조만 하면 좋을 것 같다.

우선 선택옵션을 왜 하는 것일까? 아파트를 분양하는 건설사들은 건설사 간의 경쟁에서 성공분양을 하기 위해서는 많은 고민을 해 설계하고 기획해 모델하우스를 시공한다. 타사보다 더 나은 설계를 하고 더 나은 디자인으로 꾸미고 더 나은 생활편의시설 같은 아이템을 적용해 소비자의 선택을 받고자 노력을 한다.

그럼 좋다고 하는 가전이나 인기를 끄는 생활편의시설 등을 설계에 반영하면 해결이 될 텐데 왜 고민을 하는가. 한 건설사의 임직원에게 그 이유를 물어보니 분양가상한제가 가장 큰 이유라고 한다. 즉 고객만족을 위한 아이템을 모두 적용할 경우 분양가가 상승될 수밖에 없는데 분양가 상한선을 초과할 수 없으니 선별적으로 차등 적용할 수밖에 없다는 의미로 이해가 됐다. 또 다른 이유로 볼 수 있는 것이 경쟁사보다 분양가가 싸게 보여야 분양에 도움이 될 것이므로 무작정 모든 좋다는 아이템을 기본 분양가로 적용할 수 없는 이유로 보면 될 것이다. 모델하우스는 풀옵션으로 시공돼 있기 때문에 고객들이 모델하우스를 보고 나면 구매의욕이 생기기 마련이고 선택 옵션을 구매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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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라이딩형(왼쪽)과 여닫이형 현관 중문. 단열과 사생활 보호에 도움이 돼 많이 선택하는 품목이다.

정작 그렇게 필요하거나 일년에 한두 번밖에 쓰이지 않을 옵션품목을 충동구매식으로 선택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전기오븐(광파오븐)의 경우가 그렇다. 필자가 아파트 리모델링을 하러 가보면 전기오븐의 경우 사용 흔적보다는 수납공간으로 변해 있는 것을 흔하게 본다. 식기세척기, 의류건조기 등등…. 식생활 습관이 아직 오븐요리에 적합하지 않아서 일 수도 있지만 추후 일상 생활에 파고들 품목이 아닐까 생각한다. 분양가에 포함이 된 품목이든 선택 옵션품목이든 간에 막상 실생활에서 자주 사용되지 않고 방치되는 품목들이 많다. 필자가 십여 년전에 건설사 근무 당시와는 더욱 다양해지고 세분화된 선택 옵션품목들을 보며 실제 선택할 때는 자신들의 생활습관을 파악하고 실제로 생활에 도움이 될 수 있는지를 깊이 고려하는 것이 좋다.

그럼 최근 분양 시 적용이 되는 선택옵션품목에 대해 알아보자. 요즘 분양아파트의 방 확장은 기본이라고 보면 된다. 확장하지 않으면 방의 크기가 협소해 쓸모없는 공간이 된다. 방 확장과 외부 발코니 새시는 패키지로 묶여 있고 아파트 시공 중에 일괄 시공하는 것이 유리하다. 천장형 시스템 에어컨은 공기청정 기능이 탑재되면서 미세먼지 제거 기능이 호평을 받아 많은 선택을 받는 옵션품목이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더 많은 선택이 되는 품목으로 보인다. 천장형으로 시공이 되므로 스탠드 타입이나 벽걸이형 에어컨보다 공간 활용 면이나 미적인 면에서 유리한 품목이다.

빌트인 냉장고(TBI 냉장고)는 싱크대 깊이만큼 냉장고의 깊이를 얇게 만들어서 주방이 깔끔하게 된다. 빌트인 김치냉장고도 있다. S전자에서 도어색상까지 선택할 수 있는 빌트인 개념의 냉장고도 있지만 이는 싱크대를 냉장고에 맞춰 제작해야 하므로 추후 리모델링에 반영하면 좋은 아이템이다.

현관 중문도 많은 선택을 하는 품목으로 본다. 현관 중문은 필자가 예전에 그 필요성을 언급했듯이 사생활 보호, 단열 및 미세먼지 실내유입 차단에 유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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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관 청정시스템. 코로나19와 미세먼지의 영향으로 최근 주목을 받는 품목이다.

미세먼지와 코로나19로 인해 주목을 받는 선택품목이 있다. 현관 청정시스템이 있는데 이는 반도체 공장이나 수술실 같은 곳에 들어가기 전 미세먼지 등 오염물질을 제거하는 클린룸을 아파트에 적용한 선택품목이다. 외출 후 귀가 시 현관을 들어서서 시스템을 작동시키면 공기를 흡입 배출시켜 미세먼지 등 오염물질을 제거하는 방식이다. 필자가 건설사에 근무할 당시에 본 아이템인데 그 당시는 시기상조였지만 지금은 코로나 팬데믹으로 점차 부상되는 아이템으로 보인다. 거실 주방바닥 타일시공은 난방 시 따뜻해지는 시간이 오래 걸릴 수 있지만, 난방이 되고 나면 오래 따뜻하고 골고루 따뜻하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물기가 있을 경우 쉽게 미끌어질 수 있고, 물건을 떨어뜨릴 경우 파손이 쉽게 된다.

이 외에도 방범용 스테인리스 방범창, 붙박이장, 알파룸 등 다양한 선택품목이 있는데, 꼭 필요한 것인지를 충분히 검토하는 게 좋다. 과연 십수 층 아파트에 방범 방충망이 필요한 것인가를 말이다.

마지막으로 선택옵션 품목에 적용은 안되지만 최근 많이 설치되고 있고 필자에게 문의를 많이 하는 품목이 있어 한 가지 소개를 하고자 한다. 음식물 분쇄기다. 음식물 처리기는 분쇄를 하여 처리하는 방법과 건조를 하여 처리하는 방법, 미생물을 이용하여 분해해서 처리하는 방법이 있다. 맛난 요리로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난 후의 잔여물 처리는 늘 골치 아픈 일이다.

건설사는 왜 음식물 처리기를 선택품목으로 적용하지 않는 것일까? 건조시스템은 분쇄 후 전기로 건조시켜 버리는 방법인데 전기요금 등의 이유로 잘 쓰지 않는 방법으로 알고 있다. 미생물을 사용하여 발효분해하는 방법이 가장 많이 판매되는 방법이긴 하지만 단점이 미생물 발효과정에서 생기는 악취가 역류할 수 있다. 과거의 제품보다 최근 제품은 많이 보완이 되었다고 한다.

문제가 되는 제품은 음식물 분쇄기로 알려진 제품들인데 이는 적법하게 승인을 득한 제품이라고 알려져 있지만 건설사에서는 환경오염을 시키는 원인으로 보고 선택품목으로 적용하지 않는 제품이다. 예전의 외국영화를 보면 가택 침입한 흉악범과 다투다 싱크대 배수구에 손을 집어 넣고 갈아버리는 잔인한 장면이 나오는데, 그것이 디스포저(분쇄기)다. 실제로는 안전장치가 되어 있어 그럴 일이 벌어지지 않는다고 하지만 기계의 오작동이 있을 수 있다는 염려는 된다.

음식물 분쇄기는 잔여 음식물을 잘게 갈아서 배출하는 방법인데, 분쇄물이 하수와 혼합되어 배출이 되면 결국 하수종말 처리장에 과부하가 걸리고 처리비용 또한 늘어나게 되어 세금이 그만큼 많이 소비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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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방가전 업체인 '쿠스한트'의 임원에게 자문을 구한 결과 음식물 분쇄기의 경우 환경부에 승인을 득할 때에는 1차 분쇄 후 잔여물을 2차로 분쇄처리하고 남는 잔여물은 모아서 사람이 직접 쓰레기봉투에 버려야 하는 방법으로 승인을 득하였지만, 광고 영상을 보면 초 단위로 간편하게 처리된다고만 광고하고 잔여물을 직접 처리해야 한다고는 하지 않는다. 편하려고 고가의 제품을 구매하는데 최종적으로 잔여물을 직접 처리해야 한다고 광고를 하면 누가 제품을 구매하겠는가. '나만 아니면 된다'는 식의 님비(NIMBY)현상. 물건을 팔고 보자는 업체의 상술에 속은 소비자들은 본인도 모르는 사이에 '님비족'이 되는 것이다.

최근 대구시상수도사업본부의 한 관계자를 만났는데 음식물 분쇄기에 대한 실태조사를 준비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제품 승인을 하기 전에 철저한 검토와 대비책을 세웠다면 좋았을 거라는 생각과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식의 정책을 하고 있는 정부의 안일한 대응책이 아쉽다. 선택옵션 품목을 간략하게 정리를 해보았는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배인수 
본 건축 디자인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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