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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구를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 예비후보가 20일 오전 대구 중구 서문시장에서 환영의 꽃다발을 전달 받고 있다.이현덕기자 lhd@yeongnam.com |
윤 전 총장은 이승만 정권 독재에 항거한 2·28 민주 운동 기념탑을 참배한 뒤 운동 주역들과 간담회를 가졌다. "4·19 혁명은 2·28 대구 의거에서 시작됐다"며 "국민이 주인인 나라, 민주화운동의 시작이 바로 이 곳이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기득권을 수호하는, 그런 식의 보수는 이 지역에 전혀 없다"며 "오히려 아주 리버럴하고 진보적인 도시라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그는 기념탑 방명록에 '2·28 정신을 이어받아 법치와 민주주의 기반으로 대구·경북(TK)의 재도약과 번영을 위해 힘껏 뛰겠다'고 적었다. 지난 17일 광주 5·18민주화운동 묘역을 참배한 것과 균형을 맞추는 한편, 민주화 의미를 강조하며 '강성 보수'와 차별화하려는 의도다.
보수 정치인들의 성지로 불리는 서문시장에서는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어려움을 겪는 상인들과 만나 "마음이 안타깝고 아프다"며 고충에 공감을 표시했다.
윤 전 총장은 모두 발언을 통해 "대구 민생 경제의 현장이자 전통시장의 성지인 서문시장을 오랜만에 다시 찾게돼 감회가 새롭다. 저도 그동안 타지에서 대구 경제가 어렵고, 코로나로 인해 가장 직격탄을 맞은 게 서문시장이라는 말을 듣고 마음이 아팠다"며 "서문시장 상인들의 현장의 고통과 애로를 제가 직접 듣는 것이 앞으로 정치를 하며 국민을 살피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특히 상인연합회 간담회 후 대형 공용 주차장과의 셔틀 연계, 노후화된 시설의 재건축 활성화 등을 거론하며 지역 민원을 꼼꼼히 챙기는 모습을 보였다.
전날 언론 인터뷰에서 주 52시간제를 비판하면서 나온 '120시간 발언'에 여권의 공세가 집중된 데 대해 "마치 제가 120시간씩 일하라고 했다는 식으로 왜곡한다는 얘기를 들었다"며 "평균적으로는 52시간 하더라도, 집중적으로 일할 수 있는 것은 노사간의 합의에 의해서 좀 변형할 수 있는 예외를 뒀으면 좋겠다는 얘기"라고 해명했다.
윤 전 총장이 서문시장에 도착하자 윤석열을 연호하는 팬클럽 '열지대' 회원들과 윤 전 총장을 비방하는 우파 유튜버들이 뒤섞이면서 시장 일대가 아수라장이 됐다. 흰색 티셔츠와 빨간색 우산을 맞춰 쓰고 단체로 움직인 '열지대' 회원들은 대부분 서울에서 온 것으로 알려졌다. 수백 명이 좁은 통로에 한꺼번에 몰리면서 방역 수칙은 전혀 지킬 수 없는 상황으로 물의를 빚었다. 여기에다 우파 유튜버들과 팬클럽 회원들이 곳곳에서 확성기를 들이대며 거친 말싸움을 벌였다. 보수 우파 유튜버들은 윤 전 총장을 향해 박근혜 전 대통령을 구속한 장본인이라며 비난했고 팬 클럽 회원들은 이에 맞서 윤 전 총장을 옹호하면서 싸움이 커졌다. 몰려든 인파로 영업을 하지 못한 상인들의 불만도 이어졌다.
윤 전 총장은 계명대 대구동산병원에서 의료진을 만나 지난해 코로나19 집단발발로 '대구 봉쇄론'이 불거졌던 시기를 회고하며 "미친 소리"라며 강하게 비난하기도 했다. 또 "초기 코로나19 집단감염이 대구가 아닌 다른 지역에서 벌어졌다면 '민란'이 일어났을 것"이라고도 했다. 윤 전 총장의 이 같은 발언이 지역 감정을 조장하는 발언이라는 지적이 나오자 "그만큼 인내심 가지고 다들 질서있게 차분하게 위기를 극복해나가셨다 이렇게 이해해 달라"고 진화에 나섰다.
이은경기자 lek@yeongnam.com·서정혁기자 seo1900@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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