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아가씨 일본 직장생활기] (32) 올림픽에 '칼퇴' 종목이 있다면

  • 주식회사 라이풀 스페이스 사업추진 그룹 엔지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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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08-02 11:36  |  수정 2022-01-17 15:30

도쿄올림픽이 중반을 넘어선 가운데 일본 인터넷에선 때아닌 픽토그램(사물·시설·행위 등을 상징화한 그림문자) 열풍이 불고 있다. 지난달 23일 도쿄 올림픽 개막식 때 한 마임이스트가 각 경기의 픽토그램을 선보여 눈길을 끌었는데, 이를 본 사람들이 인터넷에 패러디 작품을 잇따라 발표하고 있는 것.

그중에서도 '회사원'이나 '육아'의 고충을 올림픽 종목으로 표현한 픽토그램이 수많은 공감을 불러일으키며 화제가 되고 있다. 특히 회사원 픽토그램은 회사원이라면 누구나 절로 웃음을 자아내게 한다. 트위터(Twitter) よんてんごP의 회사원 픽토그램과 트위터 えぽ의 육아 픽토그램을 소개한다.
 

<1> 칼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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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시퇴근' 이른바 '칼퇴' 종목이다. 때때로 상사의 개입으로 인해 장애물 경주로 바뀐다(The Competition is often turned into an obstacle race by the boss)는 설명이 웃음 포인트다. 자칭 '칼퇴 요정'인 필자에게 이 종목은 사실상 금메달을 따놓은 것이나 다름없다. 

<2> 건강검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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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검진' 종목에는 '많은 일본인들이 검진 전날 갑자기 다이어트를 시작한다(Many japanese suddenly go on a diet the day before)'는 설명이 붙어 있다. 우리나라도 그런가 하고 고개가 갸웃거려진다.    

그러고 보니 매년 회사에서 건강검진을 받고 있는 필자 역시 검진 결과가 신경 쓰여서 전날 체중관리나 식단관리를 갑작스럽게 시작했던 기억이 있긴 하다. 

<3> 일하다 스트레칭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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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하다 스트레칭하기'는 직장에서 일이 잘 안 될 때 가볍게 스트레칭하며 몸을 푸는 사람을 위한 종목이다. 필자는 일이 풀리지 않으면 회사 밖 편의점으로 달려가 주전부리를 충동 구매하는 편이라 참가 불가능한 종목이다. 그런데 정말 일이 잘 안 풀리면 운동을 더 많이 하게 되는가.

<4> 일하다 잠자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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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하다 잠자기'는 불성실한 내용이라 필자가 선호하지 않는 종목이다. 성실한 회사생활을 위해서는 이 종목을 폐지해야 한다는 게 필자의 지론. 춘곤증이나 식곤증같이 졸음을 참기 힘들 때면 따로 휴게실에서 휴식시간을 갖거나 커피 마시기, 스탠딩 데스크 이용하기 등으로 대처한다. 

 

한편 육아 픽토그램의 경우 '장보기(2인·3인)' '옷 갈아입히기' '밥 던지기 - 던지는 밥 받아내기' 등 육아의 고충을 아이와 부모의 단체종목으로 익살스럽게 표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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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트위터(Twitter) えぽ

이 밖에 반려동물 가정에 대한 픽토그램 등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패러디들이 주목을 받고 있다. 한국인인 필자도 몇몇 종목은 정말 깊게 공감하기도 해서 '사람 사는 건 일본도 비슷하구나'라고 다시 한번 느끼는 계기가 됐다.

 

전혜민 <주식회사 라이풀 스페이스 사업추진 그룹 엔지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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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 소개
전혜민 엔지니어는 대구에서 태어나 성화여고를 졸업했다.
영진전문대 컴퓨터정보계열에 입학, '일본취업반'에서 수학했으며, 2018년 2월 졸업 후 일본 '라이풀(LIFULL)'의 자회사인 '라이풀 스페이스(LIFULL SPACE)'에 입사했다.
몇 년 전 일본 대학생을 상대로 조사한 취업 선호도에서 라이풀은 1위로 뽑혔을 정도로 인기 높은 회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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