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성희 대구영상미디어센터장 "영화 배우려면 서울로 가야 할까? 그런 고민 해결 위해 존재"

  • 유선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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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09-03   |  발행일 2021-09-03 제34면   |  수정 2021-09-03 0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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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계획과 비전을 수립할 때는 현황 파악이 전제돼야 한다. 가장 객관적인 현재 상황은 대구가 인구 240만명의 대도시라는 사실이다. 인구는 선배 세대가 지켜온 중요한 경쟁력이다. 이 정도 인구면 무엇이든 해볼 만한 가능성과 잠재력을 충분히 뒷받침한다. 앞서 선배들이 이뤄낸 예술적 성취를 바탕으로 대구만의 예술적 자질과 근성을 가진 후배 세대들이 계속 자라나고 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그런데 후배 세대의 입장에서 생각해 보면 21세기 산업의 근간이자 예술의 첨병인 영화영상인이 되겠다는 희망을 품었는데 아뿔싸! 태어나고 자란 곳이 대구다. 이들은 고민에 빠진다. '서울로 가야 하나? 대구에 살려면 꿈을 접어야 하나?' 대구에서 태어나고 자란 사람이 영화영상인이 되겠다고 결심하는 순간, 자기 가능성에 대한 고민보다 기반 시설이 있는 서울로의 이동을 먼저 고민해야 한다.

이 고민 해결을 위해 '대구영상미디어센터'가 존재한다. 대구에서 태어나 영화영상인을 꿈꾸는 청년들에게, 또는 영화영상을 제작하려는 시민에게 이제는 말하고 싶다. "대구에서도 가능하다." 고민의 시작점은 '대구를 떠나야 할까? 말아야 할까?'가 아니라 예술적 성취 그 자체이며 영화영상 제작의 문화적·산업적 실현에 대한 좀 더 본질적인 고민이어야 한다. '대구영상미디어센터'의 존재 이유이기도 하다.

우리는 오랜 시간 영화영상인이 되고자 하는 이들에게 아무런 여건도 갖춰 놓지 않은 채 무작정 대구에 정주하라고 말하는 '모순의 시대'에 살아왔다. 이 말과 행동의 앞뒤가 맞지 않는 모순을 해결하기 위해 대구시와 민간단체가 거버넌스를 통해 240만의 대도시에 걸맞은 영화영상 인프라와 프로그램과 네트워크를 갖춰나가려 한다. '대구영상미디어센터'의 중장기 계획의 근간이다.

우린 우리 자신을 너무 모르고 있다. 21세기 문화·산업의 첨병인 영화영상을 제작하길 희망하는 청년 모두를 떠나보내기엔 대구는 숨은 저력이 너무나 크고 풍부한 도시이다. '대구영상미디어센터'는 대구시와 영화영상 관련 단체들과 시민과의 협치를 통해 '대구만의 색깔 있는 영화영상 도시'를 만들어 나가겠다는 신념과 굳은 의지가 있다. 이것이 '대구영상미디어센터'의 비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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