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K목장의 결투 '서막'] 서문시장 간 洪...동성로 나온 尹...세대결에 입씨름까지 대구서 첫 맞짱

  • 민경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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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09-12   |  발행일 2021-09-13 제1면   |  수정 2021-09-14 14:00
홍준표, 나흘간이나 머물며 표심 구애 나서 "골든크로스 굳힌다"
윤석열, 계획보다 일정 앞당겨 급방문 "이 구역 지지율 1위는 나"
고발 사주 의혹 놓고 '개인 문제' '기가 찬다' 등 날선 공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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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홍준표 대통령 예비 후보가 10일 오후 대구 수성구 대구시당에서 예정된 기자간담회에 앞서 시당 사무실에서 당원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이현덕기자 lhd@yeongnam.com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 중 지지율 선두권을 다투고 있는 홍준표(대구 수성구을) 의원과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주말을 맞아 잇따라 대구경북(TK)을 찾았다. 당원 비중이 절대적으로 높은 최대 지지기반인 만큼, TK 민심 확보가 경선 승리의 필수조건 이기 때문이다. 이에 홍 의원과 윤 전 총장은 표심을 공략함과 동시에 서로에 대한 견제구를 날렸다.

홍 의원은 'jp희망로드'의 종착지로 지난 10일부터 3박4일 일정으로 TK를 찾았다. 최근 지지율 선두로 올라서자 당 최대주주인 대구경북 시·도민의 마음을 얻어 '골든크로스'를 굳히기로 이어가려는 계산이 깔린 행보다.

그가 국채보상운동기념공원, 서문시장 등을 방문할 때 마다 구름 인파가 몰려 북새통을 이루며 최근 상승세를 증명했다. 대구시당에는 환영 현수막이 내걸리기도 했다. 홍 의원 캠프 관계자는 "국채보상운동기념 공원에는 1~2천여 명 정도 모였고, 서문시장에서는 셀 수도 없을 정도 였다"고 말했다.

이 같은 분위기에 홍 의원은 '격세지감'이라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무소속 신분이던 지난 5월에는 대구시당에서의 기자회견도 거절돼 상대적으로 협소한 수성구 지역구 사무실에서 진행했으나, 이날은 가는 곳 마다 인파가 몰렸기 때문이다.

그는 대구시당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윤 전 총장을 둘러싼 '고발 사주 의혹'에 대해 언급하기도 했다. 홍 의원은 "아주 간단한 사건인데 그걸 왜 정치공작으로 몰고가나. 당사자들이 사실만 밝히면 될 일"이라며 "당이 물려들어가지 않고 끝날 일을 진실 공방으로 가니 일이 커지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SNS를 통해서도 "후보 개인 문제에 당이 말려들어선 안된다. 후보자 개인이야 훌쩍 떠나면 그만이지만 당은 중차대한 대선을 치뤄야 한다"고 비판의 화살을 날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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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가 11일 오후 대구 중구 서문로 희움 일본군 위안부 역사관을 찾아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의 말에 귀를 기울이고 있다. 이현덕기자 lhd@yeongnam.com

윤석열 전 총장도 11일 대구를 찾아 표 밭 갈기에 나섰다. TK는 그가 정치판에 데뷔한 이후 줄곧 지지율 1위를 기록했던 지역이다. 이에 텃밭 사수에 나선 것이다. 윤 전 총장은 당초 계획보다 TK 방문 일정을 앞당긴 것으로 알려졌다. 홍 의원의 가파른 상승세를 차단하기 위한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윤 전 총장은 권영진 대구시장과 주요 당직자, 위안부 피해자인 이용수 할머니 등을 만나며 빡빡한 일정을 소화했다. 그가 지역 공약 발표를 위해 동성로에 모습을 드러내자 많은 인파가 몰렸다.

고발 사주 의혹으로 같은 당 주자들로부터 집중 포화를 맞은 윤 전 총장은 적극적인 반격에 나서기도 했다. 그는 이날 오전 대구시당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아무리 경선으로 경쟁한다지만, 여당 주장에 벌떼처럼 올라탄 게 기가 찬다"며 "정권교체를 하려는 건지, 야당 기득권 정치인으로 남아서 그걸 누리겠다는 것인지 모르겠다"고 날을 세웠다.

전날(10일) 홍 의원이 '윤 전 총장은 의혹이 사실로 드러나도 사퇴하지 않을 것'이라고 언급한 데 대해선 "검찰총장 시절 추미애 당시 장관의 발언에 답도 안 하고, 논평도 안 했다. 그 정도로 답변을 대신하겠다"고 비꼬았다. 홍 의원을 자신의 '천적'인 추미애 전 장관에 빗댄 셈이다.

정치권 관계자는 홍 의원과 윤 전 총장의 TK 표심 경쟁을 두고 "홍 의원은 완전한 역전을 위해, 윤 전 총장은 선두 지키기를 위해 TK의 지지가 절대적으로 필요한 상황"이라며 "양 쪽 모두 대구경북의 마음을 얻고자 하는 만큼, 지역민들도 전략적 지지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민경석기자 mean@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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