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종화 지역문제해결플랫폼 전국위원장은 우리가 안고 있는 사회문제들은 지역 혁신주체들이 머리를 맞대야 해결가능하다고 강조했다. <대구지역문제해결플랫폼 제공> |
윤종화 지역문제해결플랫폼 전국위원장은 대구에서 오랫동안 시민사회단체 활동을 해왔다. 대구참여연대를 시작으로 한국시민센터협의회 간사, 대경협동경제네트워크 사회적협동조합 이사장, 대구 사회적협동조합 협의회 회장, 대구시 시민공익활동지원센터 대표, 한국NGO학회 부회장을 역임했으며, 현재 대구시민재단 대표이사와 한국사회혁신가네트워크 운영위원장, 한국시민사회지원조직협의회 공동대표, 국무총리실 산하 시민사회위원회 분과위원장을 맡고 있는 등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영남일보사에서 열린 '영남일보-대구지역문제해결플랫폼 업무협약식'에서 노병수 영남일보 사장과 김영철 대구지역문제해결플랫폼 공동추진위원장 등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영남일보 DB〉 |
▶문제해결플랫폼 탄생 배경이 궁급하다.
"지역문제해결플랫폼은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다양한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시민, 이를 지원하는 행정과 공공기관이 만나서 문제를 발굴하고 해법을 찾고 그럼으로써 문제 해결에 이르는 일련의 활동을 말한다. 현재 우리가 안고 있는 사회 문제들은 점차 복잡해지고 쉽게 풀리지 않는다는 특징을 갖고 있다. 이는 국가나 시장, 시민사회 등 어느 한 부분의 단독의 힘으로는 풀리지 않는다는 것과 동일하다. 그렇기 때문에 행정, 공공기관, 기업, 시민사회가 만나서 문제 발굴에서부터 해결에 이르기까지 협업하는 새로운 유형의 문제해결형 활동이 요구되었고 이를 현장에서 직접 실험하고 활동을 돕고 지원하는 틀이 지역문제해결플랫폼이다."
▶짧은 기간에 전국 지자체로 확산된 것 같다. 현황 설명을 부탁드린다.
"2018년 대구와 강원에서 시범활동을 시작으로 2019년 6개 지역으로 출발했다. 2020년에는 8개 지역, 현재는 10개 지역(대구·강원·부산·울산·경남·전남·광주·대전·충북·충남)에 플랫폼이 구축돼 있다. 2022년에는 13개 지역(제주·경북·전북 추가)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그동안 실적을 개괄적으로 소개한다면.
"지역별로 다양한 경로를 통해서 문제를 찾아낸다. 초기에 모인 데이터들을 이해관계자, 시민, 공공기관 등이 모여서 걸려낸다. 이런 과정을 거쳐서 지역별로 매년 15개 정도의 의제를 선정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다. 올해의 경우 총 159개의 의제를 최종 선정해 각 지역에서 문제해결을 위해서 노력하고 있다."
▶현재 전국적으로 중요한 의제는 어떤 것이 있나.
"당연히 기후위기와 관련된 의제가 가장 중요한 의제로 다루어지고 있다. 탄소중립을 실현하기 위해 태양광에너지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 시민들이 참여할 수 있는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햇빛발전소 설립 참여, 직접 가정에 태양광 설치 등 생활속에서 실천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정부는 시민 참여할 수 있는 환경 조성
정보 제공하고 결정 권한 위임해야
시민은 공익 관점서 사회문제 바라보고
삶속에서 문제 해결하려는 자세 필요
공공기관의 지역문제 관심 크지 않아
업무 시스템에 변화 주고 '혁신 선두'
행정기관, 성과중심 탓 조급한 경향
시민 주도로 문제 해결하도록 지원해야
▶문제해결플랫폼이 활성화 되기 위해서는 다양한 지역사회 혁신주체들 간의 소통과 협업이 중요해 보인다.
"매우 중요한 지적이라고 생각한다. 우리가 안고 있는 사회 문제들은 그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절실한 사람, 즉 혁신주체들이 모여야 해결 가능하다. 혁신주체는 시민일 수도 있고 행정일 수도 있고 공공기관일 수도 있다. 기존의 낡은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하고자 한다면 틀림없이 실패할 것이다. 혁신적인 사고로 창조적인 방법을 찾아내는 것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서로 연결돼 있지 못한 혁신주체들의 소통과 협업을 이뤄낸다면 엄청난 역량을 발휘할 것이다. 지역문제해결플랫폼이 추구하는 것도 바로 혁신주체들 간의 만남과 협업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다."
▶시스템 자체가 소통과 협업이라는 점에서 시간적·재정적 어려움도 많을 거 같다. 특별히 어려운 점은 어떤 것이 있나.
"그렇다. 시간적·재정적으로 취약하다는 한계가 있다. 우리가 해결하고자 하는 사회 문제들은 짧은 기간에 쉽게 해결되는 것도 있지만 대부분 많은 시간을 필요로 한다. 충분한 시간을 투입하지 않고 쉽게 성과를 바란다면 그 문제는 어쩌면 해결된 것이 아니라 해결된 것처럼 보일 뿐이다. 더 어려워진 상태로 빠질 가능성이 높다. 조급하지 않고 문제를 숙성시키고 제대로 된 해법을 찾기 위해서 충분한 시간을 가져야 한다."
▶재정적 어려움은 어느 정도인가.
"중요한 문제다. 재정이 부족하면 올바른 해법을 찾기보다는 재정에 맞춰서 해법을 찾게 된다. 또 문제를 점차 좁혀서 바라보게 된다. 문제의 본질을 못보고 일부만 보고 해결하려고 한다. 시간과 재정이 얼마만큼 뒷받침되느냐에 따라서 사회 문제는 그만큼 해결되고 성과가 날 것이다."
▶미래사회로 갈수록 사회 문제가 복잡해 진다는 점에서 문제해결플랫폼의 비중은 더 커질 전망이다. 어떤 방향으로 발전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보는가.
"기후위기, 코로나19와 같은 전염병 사태, 플라스틱, 지역소멸, 안전, 쓰레기, 공동체 복원 등등 사회 문제는 복잡해지면서도 서로 연결돼 있다. 복잡한 것도 어려움이지만 서로 엉켜있기 때문에 어느 하나의 문제를 해결해도 다른 문제는 더 악화될 수도 있다. 그렇다면 우리들은 사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혁신체계를 지역별로 삶의 현장에 구축하고 생활 속에서 문제 해결을 위한 활동을 할 수 있는 조건을 만들어야 한다. 정부는 시민들이 참여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 정보를 제공하고 결정할 수 있는 권한을 위임해야 한다. 바로 정부혁신이 필요하다. 혁신적인 자세로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사회혁신과 낡은 방식을 극복하고 시민과 함께 정책을 풀어나가는 정부혁신이 어울려져야 한다."
▶시민의식도 중요하다고 본다.
"그렇다. 시민들은 사적인 이해관계를 넘어 공익적 관점에서 사회문제를 바라보고 생활과 삶 속에서 사회문제 해결을 위해 참여하는 성숙한 자세를 가져야 한다."
▶플랫폼 관계자, 정부, 협업기관 등에게 하고 싶은 말은.
"지역문제해결플랫폼도 하나의 실험이다. 플랫폼으로만 사회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공공기관의 참여가 절실하다. 공공기관은 기본적으로 기관의 미션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이것이 사회문제 해결과 연결돼 있다. 아직은 공공기관이 사회 문제 해결에 참여하는 관심과 정도가 그리 크지 않다. 공공기관은 지역사회와 함께 사회문제 해결을 위해 업무의 시스템에 변화를 주고 지역사회혁신을 선두하는 기관으로 거듭나야 한다."
▶행정기관은.
"행정은 아직까지도 성과 중심으로 조급하게 바라보는 경향이 있다. 사회문제를 다루는데 있어서 가장 경계해야 할 것이 조급함이다. 실패할 수도 있다는 인식하에 기다려주고 시민들이 주도해 문제를 해결하도록 필요로 한 것을 채워주고 지원해야 한다."
▶지역문제해결플랫폼 전국위원장을 맡으면서 느낀 점은.
"민간, 행정, 공공기관이 만나서 사회 문제를 발굴하고 해법을 찾아내고 협업해 문제를 해결하는 플랫폼은 우리 사회에서 처음으로 시도되는 실험이다. 지난 3년 동안 민간, 행정, 공공기관은 서로 이해하고 소통하기 위해 노력했다. 또 그 과정에서 서로의 장점을 발견하고 많은 대화를 통해서 사회 문제 해결 주체로 서로 격려하면서 거듭나고 있다. 이러한 경험을 토대로 참여하는 주체들이 효능감을 가질 수 있고 우리가 안고 있는 난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지역사회 혁신들이 지역문제해결플랫폼에 지속적으로 참여하고 함께해주기를 바란다."
박종문기자 kpjm@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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