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기획] 보행자 중심 교통문화로 전환… 걷고 자전거 타기 좋은 대구 만들기 '차로 다이어트'로 준비

  • 박준상,정지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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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11-17  |  수정 2022-04-02 13:32  |  발행일 2021-11-17 제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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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파리의 자전거도로. 파리는 자전거 거리 조성을 기반으로 '콤팩트 시티'라는 도시 조직을 새롭게 편성 중이다. <게티이미지뱅크>

대구시가 '차로 다이어트'를 추진하고 있어 주목된다. 차로 다이어트란 차로 수와 폭을 조정해 보행환경을 개선하는 사업을 말한다. 최근 시행된 '안전속도 5030'과 '개인형 이동 장치(PM)' 등의 교통 환경 변화가 배경이다. 도로 다이어트가 성공적으로 정착한다면, 이른바 '도보 도시' '콤팩트 시티'의 형성을 기대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교통문화·수단·정책 변화…안전속도 5030으로 교통사고도 감소
市, 도로 폭 줄이고 보행로 넓히는 '차로 다이어트' 사업 추진
보행로와 자전거 도로도 구분해 자전거 이용자 등 불편함 해소

차로 다이어트 성공적 구축땐 보행자 친환경 도시 완성 기대
자전거로 15분 이내 일·학습 가능한 '콤팩트 시티' 실현도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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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에 새로운 교통문화를 정착시킬 교통 수단인 '공유 전동킥보드'가 등장했다. <영남일보 DB>

◆ 변화하는 대구의 교통 문화와 정책
지난해 대구에는 새로운 교통 문화를 정착시킬 교통 수단이 등장했다. 바로 '공유 전동킥보드'이다. 16일 대구시에 따르면, 현재 6천940여 대의 공유 전동킥보드가 운영되고 있다. 지난해 11월(1천500여 대) 공유 전동킥보드가 등장한 이후 4.6배나 증가했다. 공유 전동킥보드와 더불어 공유 전기자전거도 늘어나고 있다. 지난 3월 500여 대로 시작한 공유 전기자전거는 현재 3배 정도 증가한 1천500여 대가 운영되고 있다.

교통 정책도 변화하고 있다. 대표적인 정책이 '안전속도 5030'이다. 지난 4월17일부터 대구 도심 간선도로 통행속도를 시속 50㎞ 이하, 이면도로는 시속 30㎞ 이하로 조정했다. 안전속도 5030 정책의 등장으로 보행자 중심 교통체계로의 전환이 이뤄지고 있다.

대구시와 대구경찰청이 안전속도 5030의 효과를 분석한 결과, 지난 4월17일부터 10월16일까지 대구에서 발생한 교통사고는 5천499건이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6천808건) 대비 19.2% 감소한 수치다. 사망자의 경우 69명에서 34명으로 줄어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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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로 다이어트 사업 시 자전거 도로 분리 등 보행 안전 개선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영남일보 DB>

◆ '차로 다이어트'를 통한 보행자 중심 교통 문화
지난 15일 대구시 교통국을 상대로 열린 대구시의회 건설교통위원회 행정사무감사에서 최영호 대구시 교통국장은 "내년에 '걷기 좋은 도시, 워커블-시티' 시범사업으로 도청교에서 중앙로까지 1㎞ 정도를 정비할 계획이다. 국비 20억원과 대구시 예산을 받아 시행할 것"이라면서 "도로 폭을 줄이는 등 차로 다이어트를 통해 보행로를 넓혀 자전거도로를 구분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했다. 대구시는 우선 대구역네거리에서 경북도청 후적지까지 1.5㎞를 도로 다이어트 시범 구간으로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북도청 후적지에서 복현오거리 2.2㎞ 구간에 대해서도 고려 중이다.

또다른 지역에도 차로 다이어트를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대구시 교통정책과 관계자는 "사업 관련 예산이 정확히 확정되면 구간도 확정될 것"이라면서 "이달 중으로 용역사업 사전 심의가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 용역 결과에 따라 차로 폭을 좁히거나 차선 수를 줄이는 등 방안이 결정될 것"이라고 했다.

차로 다이어트 시 자전거 도로 정비로 개인형 이동장치와 자전거 등을 이용하는 시민들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또 차로 폭 조정 시 운전자들이 '심리적으로' 속도를 줄일 가능성이 높다. 안전속도 5030 정책이 효과적으로 정착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는 셈이다.

정웅기 대구경북연구원 스마트공간연구실 연구위원은 "차로 다이어트는 한정된 도로를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정책이다"면서 "차로 다이어트를 통해 운전자들이 심리적으로 차량 운행 속도도 낮추게 될 것이다"라고 했다.

◆ '도보 도시' '콤팩트 시티' 실현 기대
도로 다이어트는 교통은 물론, 생활·경제활동 전반에 대한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보인다. 특히, '콤팩트 시티' 또는 '15분 도시'라고 불리는 집약생활권 구축이 가능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15분 도시'란 자전거로 15분 이내에 도달할 수 있는 거리에 생활·일·공급·돌봄·학습 등이 가능한 압축도시를 말한다. 즉 주거와 학교, 직장과 상점, 병원 그리고 여가시설을 갖춘 하나의 생활권을 누릴 수 있는 형태이다.

프랑스의 경우 '콤팩트 시티'를 적극적으로 시행하고 있다. 15분 이내에 주택, 근무지, 병원, 식료품, 문화, 스포츠 시설 등 일상생활에 필요한 모든 기능을 이용할 수 있도록 교통문화 대전환에 나서고 있다. 자전거도로 확충은 물론 파리 중심 4개 구역에 자동차 진입을 금지하는 대신 보행자, 자전거, 대중교통을 우선으로 하고 있다.

국내 다른 지자체에서도 콤팩트 시티를 계획 중이다. 부산시의 경우 지난 5월 '15분 도시'로 만들겠다는 비전 선포식을 가졌다. 주거지와 가까운 곳에 신산업단지나 문화 체육시설 등 주거·직장·여가가 압축된 생활 인프라 조성이 목표다. 15분 도시를 실현하기 위해선 '보행 친환경' 바탕이 필수다. 자가용을 이용하는 대신 걷거나 자전거를 이용하도록 하는 것이 핵심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재 도로는 자동차 친화적이다. 차도를 구축하고 남은 공간을 도보나 자전거도로로 쓰고 있다. 이런 사정으로 도보와 자전거도로가 자연스럽게 연결되지 않고 있다. 특히 자전거도로의 경우 도보와 합쳐지며 끊겼다가 이어지기가 반복된다. '차로 다이어트'가 필요한 이유 중 하나다.

차로 다이어트가 성공적으로 구축된다면 보행 친환경 중심으로의 전환과 동시에 경제적 이득도 얻을 수 있다. 통학 또는 출퇴근을 위한 교통비·자가용 유지비 등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장애인·노인 등 교통약자에 대해 도움도 줄 수 있다. 도보 생활권으로 인해 교통약자가 느끼는 불편이 자연스럽게 해소될 수 있다.

정병두 계명대 교수(도시학부 교통공학전공)는 "보행과 자전거를 포함한 대중교통 지향형 개발과 보행친화 정책은 콤팩트 시티의 중요한 요소"라면서 "차로 다이어트를 통해 보행 접근성이 점차 높여나간다면 콤팩트 시티의 이점을 얻을 수 있다"고 했다.

박준상기자 junsang@yeongnam.com
정지윤기자 yooni@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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