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교육] '공부 잘하는 법'

  • 이지영 대구 화원중 수석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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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11-29 08:02  |  수정 2021-11-29 08:07  |  발행일 2021-11-29 제12면
이지영 〈대구 화원중 수석교사〉

얼마 전 고등학생 학습컨설팅을 마쳤다. 이번 학습컨설팅은 고등학생들을 만나 평소 수업 및 학습 태도, 학습 전략 등을 점검하여 좀 더 효율적인 방법으로 공부하도록 돕는 데 목적이 있다.

학생들이 공통적으로 가지고 있는 생각과 질문의 핵심은 '공부'라는 한 단어로 압축되었다. '어떻게 하면 공부를 잘할 수 있을까?''공부를 잘하는 특별한 전략은 무엇일까?' '내신을 올리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등 모두 공부를 잘하고 싶은 마음으로 꽉 차 있었다. 입시와 내신 성적에서 자유롭지 못한 일반고 학생들이기에 그런 생각은 어쩌면 당연한 것일지도 모른다.

학습컨설팅을 하면서 학생들에게 왜 공부하는가에 대해 질문했다. 학생들은 미래의 더 나은 삶을 위해 공부한다고도 했고, 후회하지 않기 위해서,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서 등 다양한 답을 주었다. 그중에서 가장 안타까운 말은 왜 공부하는지 잘 모르겠다, 거기에 대한 답을 찾고 싶다는 말이었다.

학생들을 만나기 전 학습 전략과 관련된 책을 몇 권 읽어 보았다. 공부를 잘하기 위해 어떤 학습 전략이 효과적인지, 성공적인 학습 성취를 거둔 학생들은 어떤 전략을 사용하는지 궁금했다.

'오답 노트 만들기, 나만의 필기 방식 만들기, 수업에 집중하기, 독서, 예습, 복습, 선생님 자주 찾아가기, 자투리 시간 이용하기, 스터디 플래너 만들기, 교과서 다섯 번 이상 정독하기, 나만의 암기 방법 만들기, 백지에 핵심 내용 다시 써 보기 등'

여러 권의 책에서 몇 가지 공통된 학습 전략을 간추려 보았다. 특별한 전략을 기대했던 터라 허무한 마음도 들었다. 나도, 학생들도 대부분 알고 있는 전략들이었기 때문이었다.

학습컨설팅을 하면서 학생들에게 위의 전략 중 어떤 것들을 실천해 보았는지 질문하며 대화를 이어나갔다. 한 가지에서 대여섯 가지 등 학생들마다 실천 경험을 말해 주었다. 하지만 대부분 끝까지 실천하지는 못했으며 그렇기에 아쉬운 부분도 있다고 했다.

다른 사람에게 효과적인 학습 전략이라 하더라도 나에게는 무용지물(無用之物)일 수도 있다. 결국 학습 전략에서 중요한 것은 다양한 시도와 적용을 통해 나만의 학습법을 찾는 것이 아닐까? 물론 나에게 딱 맞는 전략을 찾기란 쉽지 않다.

좋은 학습법으로 추천된 학습법을 중심으로 오늘부터 적용해보는 것이 그 시작이다. 그 과정에서 여러 차례의 시행착오와 나에게 맞는 변형이 필요할 것이다.

하지만 나에게 딱 맞는 전략을 찾았다 하더라도 모두가 만족할 만한 결과를 얻는 것은 아니다. 왜 그럴까? 아마도 거기에 대한 답은 '꾸준함'에 있을 것이다. 나에게 맞는 전략을 찾거나 개발하고 그것을 꾸준히 실천하는 것이 중요하다. 거기에 공부 잘하는 방법에 대한 해답이 있을 것이다.

학습컨설팅은 자신의 학습 전략을 점검한 후 학습 동기의 중요함, 목표 갖기와 자기주도학습, 메타인지, 학습 전략 실천 사례 등에 대한 이야기로 이어졌다. 공부를 잘하기 위해서는 나에 대한 객관적인 정보를 확보해야 한다.

나는 어떤 사람인가? 나는 어떤 유형인가? 나는 어떤 분야에 강점이 있는가? 이런 답을 하기 위해서는 메타인지를 작동시켜야 한다. 메타인지는 생각에 대한 생각으로 내가 잘 알고 있는지 모르고 있는지를 아는 데 필요하다. 예를 들면 메타인지가 높은 사람은 효율적인 학습을 위해 자신에 대해 정확히 알고 학습을 준비한다. 자신이 일주일만 시험 준비를 해도 충분한 상황인지, 시간이 더 필요한지를 먼저 파악하여 이를 바탕으로 계획을 세우고 실천한다.

기원전 3세기경 그리스 수학자 유클리드는 '공부에는 왕도가 없다(There is no royal road to geometry)'고 했다. 공부에 왕도가 없고, 공부를 잘하는 방법에 나만 모르는 특별한 것이 없다는 것은 어쩌면 다행이다. 공부를 잘하는 방법을 알고 싶은가? 자신만의 학습 전략을 찾아 꾸준히 실천해 보자. 변화를 시도하는 사람에게 점프의 기회는 찾아온다.
이지영 〈대구 화원중 수석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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