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스케치] "생필품 사는데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 대형마트, 백화점 방역패스 혼란

  • 이남영,이현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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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01-10 17:00  |  수정 2022-01-11 08:37  |  발행일 2022-0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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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적 3천㎡ 이상의 쇼핑몰, 마트, 백화점 등 대규모 상점 등에 대한 방역패스 적용이 시작된 10일 대구 수성구 한 대형마트를 찾은 고객들이 QR코드 등으로 백신 접종 완료 사실을 인증하고 있다. 이현덕기자 lhd@yeongnam.com

대형마트·백화점에 방역패스가 적용된 첫날, 일부 어르신들이 방역패스 확인에 어려움을 겪는 등 크고 작은 혼란이 빚어졌다.

정부는 10일부터 면적 3천㎡ 이상의 쇼핑몰, 백화점, 대형마트 등 대규모 상점에 방역패스를 적용했다. 오는 16일까지 방역패스 계도 기간으로 정하고, 17일부터는 위반할 경우 과태료 부과한다.

이날 오전 11시 30분쯤 대구 중구의 한 백화점. 백화점 입구부터 '접종 증명·음성 확인 시 입장이 가능합니다'라고 적힌 안내문이 출입구 곳곳에 배치돼 있었다. 백화점 내부로 들어서자 2~3명의 직원이 손님들에게 체온 체크 및 방역패스에 대해 안내했고, 손님들도 익숙하단 듯 QR코드를 찍었다. QR 인식기에서 '접종 완료' 음성이 흘러나오는 손님들은 백화점 내부로 들어갈 수 있었지만, 일부 미접종자와 어르신들은 직원들에게 PCR 음성확인서를 보여주는 등 다른 방법을 찾아야 했다. 방역패스가 없는 일부 시민은 짜증스러운 반응을 보이며 그냥 발길을 돌리기도 했다.

같은 날 오후 2시쯤 대구 북구의 한 대형마트. 방역패스 확인을 위해 출입구 4개 중 한 곳을 폐쇄했으며, 방역패스 조건을 충족하지 못한 시민들에게 "16일까지는 계도 기간이니 오늘은 들어가도 되지만, 17일부터는 방역패스가 없으면 출입이 어렵다"고 안내했다. 방역패스 확인을 마친 한 어르신은 함께 온 지인은 "마트까지 방역 패스를 하면 미접종자는 어떻게 생필품을 구매해야 하냐"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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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대구 중구에 위치한 한 백화점. 이곳을 방문한 손님들이 QR코드 등으로 백신 접종 완료 사실을 인증하고 있다. 이남영기자 lny0104@yeongnam.com

일부 어르신들은 갱신되지 않은 QR코드로 미접종자로 분류되자 안내 직원에게 도움을 요청하기도 했다. 직원들은 방역패스를 잘 모르는 어르신들에게 일일이 설명하며 QR코드 및 방역 패스 확인을 했다.

백화점에서 만난 김모(여·56)씨는 "차 안에 깜빡하고 휴대전화를 두고 왔다. 안내 직원이 방역패스 확인이 안 돼 출입이 어렵다고 이야기해 다시 주차장에 휴대전화를 갔다"며 "생필품 몇 개 사러 왔을 뿐인데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 싶다"라며 한숨을 쉬었다.

대형마트에서 장을 보고 있던 서모(66)씨는 "아들이 방역패스 확인하는 방법을 몇 번이나 가르쳐줘서 마트에 올 수 있었다. 그런데 가족이나 자녀가 없는 노인들은 방역패스 사용도 쉽지 않을 것 같아 서글프다"라며 "1차 접종 후 심한 이상반응 때문에 2차를 못 맞은 친구가 있는데, 대형마트 나들이도 못하면 많이 답답할 것 같다"며 안타까워 했다.

대구지역 대형마트와 백화점 업계에선 다가오는 주말이 벌써부터 걱정이다.

대구 한 대형마트 관계자는 "평일에는 비교적 손님이 적어 그나마 상황이 낫지만, 주말에는 많은 인원이 방문하는 만큼 방역패스 대기 줄이 길어져 손님들이 불편해하지 않을 까 걱정된다. 고객들로부터 방역패스 적용에 대한 문의 전화가 계속 오고 있다. 아무래도 방역패스 안내·확인을 위해 추가 인력을 투입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남영기자 lny0104@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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