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신서 혁신도시 내 포진된 공공기관의 수장 절반이 교체될 전망이다. 상반기를 전후해 임기가 만료될 예정인 데다 정권 교체시기와 맞물리면서 자연스레 차기 정부와 직간접적으로 인연이 있는 인물로 바뀔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다만 대통령 취임식(5월10일) 이후 새 기관장이 인선될 때까지 윤석열정부와 '불편한 동거'를 이어간다. 임기가 만료돼도 차기 원장 선임 때까지 임기가 자동 연장되기 때문이다.
18일 대구시 및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공모 및 임원추천위원회를 거쳐 기관장을 선임하는 혁신도시 내 공공기관 8곳 중 상반기 임기가 만료되는 곳은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정양호 원장·3월26일)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문용식 원장 ·4월9일까지) △신용보증기금(윤대희 이사장·6월4일까지) △한국가스공사(채희봉 사장·7월8일까지) 등 4곳이다.
가스공사와 신보 경우 비교적 규모가 큰 공공기관인 점을 감안하면 임기 만료와 동시에 새 기관장 선임절차가 진행될 것으로 점쳐진다. 가스공사는 국내 에너지 정책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고, 신보는 중소기업 전문 정책금융기관인 만큼 새 정부 국정철학에 공감할 수 있는 인물로 바로 교체할 필요성이 있어서다. 윤대희 신보 이사장은 참여정부 당시 청와대 경제정책 수석 비서관과 국무조정실장을 지냈고, 문 대통령 캠프에서 경제정책을 자문하는 등 현 정권과 보조를 맞춰 왔다.
특히 채희봉 가스공사 사장은 지난해 6월 월성원전 1호기 경제성 평가 부당개입 의혹 등으로 기소된 바 있다 . 앞서 같은 혐의로 기소된 정재훈 한국수력원자력 사장은 임기 연장을 시도했지만 '알박기 인사' 논란이 일면서 끝내 무산됐다. 차기 정부에서 '탈원전 백지화' 등 원전 관련 정책이 화두로 떠오른 만큼 채 사장의 연임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문용식 지능정보사회진흥원장은 과거 조국 및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 논란 당시 옹호성 글을 올려 논란이 됐다.
혁신도시 한 공공기관 관계자는 "현 정부 내에서 임기가 얼마남지 않은 기관장에 대한 무리한 인사권 행사는 없을 것 같다"면서도 "잔여 임기가 오래 남아 있어도 새 정부 정책 방향에 따라 자진 사퇴 가능성이 있어 얼마나 더 교체될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했다.
김형엽기자 khy@yeongnam.com
김형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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