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타워] 대구시장, 홍준표

  • 이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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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06-02   |  발행일 2022-06-02 제23면   |  수정 2022-06-02 0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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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경 정치부장

지난 2월 자신이 운영하는 온라인 플랫폼 '청년의 꿈'에서 "중앙 정치에서 패하면 下放(하방) 하는 게 맞는 거 아닙니까"라는 댓글로 출발한 '대구시장 홍준표'의 꿈이 마침내 이뤄졌다. 그의 '하방'에 시민들은 "대구시장 성공하고 대통령으로 복귀해 달라" "대구시장 잘하시면서 국정 운영 능력이 충분히 있으시다는 걸 한 번 더 인증하면 좋겠다" "내가 사는 곳에 시장 나오신다니 감격했다"는 댓글을 달며 응원했다. 성원에 힘입어 홍준표 대구시장 후보는 "어쩌면 정치 인생의 마지막이 될지도 모를 대구시장 도전"에 성공했다.

홍준표 당선인에게 대구가 어떤 곳인가. 그가 상화동산에서 지난 3월 발표한 대구시장 출마 선언문을 보자. 1995년 정치에 입문하면서 첫 출마지를 대구 수성구로 고려했던 이후 20대 총선까지 무려 7차례 '대구 정치'를 꿈꿔왔다는 그는 실제 2006년과 2014년 지방선거에서는 대구시장 출마를 고민하기도 했다고 고백했다. 그의 말 대로라면 이번이 세 번째 대구시장 도전인 셈이다.

"20대 총선 공천 과정에서 '사천'과 '막천'이 자행되면서 유랑극단처럼 출마지를 찾아 여기저기 떠돌던" 그를, "경남 밀양에서 밀려나고 양산에서 컷오프 당하여 오갈 데 없던" 그를 손 잡아 준 곳이 대구다. "통합당 지지세가 65%에 이르는 곳에 한 달 만에 무소속으로 출마하는 어려운 선거"에서 그는 국회의원 배지를 달았다. 스스로 "9번 선거 인생에서 가장 어려운 승부"라고도 했다. 대구 수성구을에서 정치적 재기에 보란 듯 성공한 그는 윤석열 대통령과 대권까지 경쟁하며 존재감을 키울 수 있었다. 대구는 그를 살렸고, 정치적으로 일으켜 세웠으며, 오늘의 그를 만들었다.

그가 이제 대구시민의 압도적인 지지에 힘입어 '대구시장'으로서의 새로운 정치 여정에 섰다. 1인당 지역내총생산 28년째 꼴찌, 1인당 개인소득 광역시도 중 11위, 산업은 노후화되고 인구는 줄어드는 대구를 홍 당선인은 어떻게 '재건'할 것인가.

더불어민주당의 '가덕도 특별법'에 맞서 '대구통합신공항특별법'을 발의하고, 강 건너 불구경하듯 하던 TK 정치권에 "직(職)을 걸고 필사즉생의 각오로 대처하라"며 목소리를 높였던 그는 시장에 출마하며 "대구 행정과 정치권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한 시점이지만 과연 제 몫을 다하고 있는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50년을 내다보는 혜안으로 변화와 쇄신을 이끌고 강력하고 유능한 리더십을 보여 주겠다"며 대구 통합신공항 건설, 반도체 플라잉카 첨단산업 유치, 동촌 후적지의 두바이식 개발, 첨단 기업과 글로벌 외자 유치, 낙후지역 지구 단위 통개발, 대구 식수 문제 해결 등의 굵직한 공약도 내놓았다. 이 중에는 고르디우스의 매듭을 해결하듯 단칼에 잘라 버려야 할 난제도 있으나, 인내심을 갖고 차근차근 풀어야 할 숙제도 적지 않다.

그의 말처럼 지금은 "대구의 번영과 영광을 위한 놓칠 수 없는 기회"다. 더구나 정권 창출에 절대적인 기여를 한 TK로서는 '윤석열 정부-홍준표 시장'에 거는 기대가 클 수밖에 없다. 앞으로 4년, 아낌없는 지지와 사랑을 준 대구시민에게 홍 당선인은 어떤 시장으로 남을 것인가. 이제 그 시작이다. 대구시민으로서, 응원한다.이은경 정치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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