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정진석 갈등 격화…국민의힘 당권 놓고 내홍 벌어지나

  • 정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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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06-08   |  발행일 2022-06-09 제4면   |  수정 2022-06-09 08:26
이준석·정진석 갈등 격화…국민의힘 당권 놓고 내홍 벌어지나
우크라이나를 방문한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6일 우크라이나 국회를 방문, 회담을 하며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이 지방선거 승리에도 '당권'을 둘러싼 내홍이 격화되는 모양새다.


특히 지금은 이준석 대표와 정진석 의원 간의 갈등이지만 향후 이 대표의 윤리위 징계 여부에 따라 당권 주자들의 목소리도 나올 수 있어, 당의 내홍은 당분간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이날 이준석 대표와 당내 중진인 정진석 의원 간의 신경전은 '진실 게임' 양상으로 치달았다. 전날 이 대표의 우크라이나행과 당의 공천을 위한 '혁신위'를 둘러싸고 갈등을 벌였던 이들은 8일에도 SNS를 통해 '개소리' '내로남불' 등의 표현까지 써가며 공방을 벌였다.

이 대표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공천을 원칙대로 한 결과, 위험하다던 충청남도 도지사 선거에서도 승리했다"며 정 의원을 향해 응수에 나섰다. 특히 이 대표는 "이번 지방선거 공천과정에서 저는 공천관리위원회에 모든 권한을 위임했다"라며 "기억에 남는 가장 큰 이의제기는 충청남도 공천에서 PPAT 점수에 미달한 사람을 비례대표로 넣어달라는 이야기였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그 사람을 안 넣어주면 충청남도 도지사 선거가 위험하다고 이야기가 들어왔지만 저는 받아들이지 않았고 도지사 선거는 승리했다"라고 강조했다. 또 "자기 관할인 노원구청장도 안 찍어 내리고 경선한 당 대표에게 공천 관련해서 이야기하려면 상당한 용기가 필요할 겁니다"라고 덧붙이며 정 의원을 거듭 비판했다.

이에 대해 정 의원은 "정치 선배의 우려에 대해 이 대표는 조롱과 사실 왜곡으로 맞서고 있다"며 "새 정치의 기수로 기대했던 그가 낡은 정치의 암수를 동원해, 논점 흐리기 덮어씌우기에 나섰다. 어디서 이런 나쁜 술수를 배웠나"라고 맞받았다.

그는 이 대표가 주장한 충남 공천 민원과 관련해 "저와 아무런 상관이 없다. 알지도 못하고 들어본 적도 없다"며 "이 대표는 마치 제가 연관된 것처럼 자락을 깔았고, 언론들이 저를 의심하게 만들었다. 치욕스럽고 실망이 크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선배 정치인이 당 대표에게 한마디 하기 위해서 그토록 큰 용기가 필요한가"라며 "그런 공개적 위협으로 당의 언로를 막는 것은 3김 총재 시절에도 보기 어려웠다. 정치 선배의 우려를 '개소리'로 치부하는 만용은 어디에서 나오는 건가"라고 불쾌감을 숨기지 않았다.

하지만 이 대표는 재차 글을 올리며 "공천 관련해서 혁신위와 아무 관계없는 조강특위 내용을 끌어들이신 분이 누군가"라며 "왜 이런 비판을 하는데 용기가 필요하냐고 하시는데 남을 저격할 용기는 본인도 저격당할 용기에서 나온다고 생각한다. 사람 언급해서 저격하신 분이 저격당하셨다고 불편해하시면 그 또한 내로남불"이라고 말했다.

정치권은 이 대표가 9일 귀국하면 논란이 더욱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국민의힘의 한 관계자는 "이달 말로 예정된 윤리위 징계와 함께 여론이 어디로 흐르냐에 따라 이 대표의 입지가 크게 흔들릴 수 있다"면서 "조기 전당대회 요구가 커지면 당권주자들도 본격적으로 목소리를 내면서 당의 내홍이 격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재훈기자 jjhoon@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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