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친윤' 계파 논란 불러일으킨 '민들레'…일단 중단하며 숨고르기

  • 정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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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06-12   |  발행일 2022-06-13 제4면   |  수정 2022-06-12 17:23
국민의힘 친윤 계파 논란 불러일으킨 민들레…일단 중단하며 숨고르기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가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내 친윤(친윤석열) 의원들이 주축이 돼 이달 중 출범할 예정이었던 의원모임 '민들레'(가칭)가 준비 활동을 중단하고 '숨 고르기'에 들어가는 모양새다.


여기에는 '윤핵관'의 핵심인 권성동 원내대표가 모임 결성을 반대하는 등 출범 논의 과정에서 불거진 '계파분열' 논란이 결정적인 이유가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12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들레 측은 준비 활동을 멈추고 운영 방향 수정 등으로 계파 이미지 희석에 나서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친윤 의원들이 주축이 된 만큼 계파 형성·분열 등 당내 분열을 조장할 수 있다는 비판론이 당 안팎에서 제기된 만큼, 일단 내부적으로 이와 관련한 의견을 수렴하고 전반적 운영 방향을 재점검하는 시간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결국 이는 이준석 대표와 같은 윤핵관 그룹의 '맏형'인 권 원내대표마저 공개적으로 반대를 하고 나섰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특히 전날 모임의 핵심이었던 장제원 의원이 "저는 권 대표의 진정성을 믿는다"며 "제가 의원모임에 참여하는 것이 문제라면, 저는 의원모임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불참을 선언하면서 갈등은 일단락됐지만 '친윤 세력화'에 대한 시선은 여전하다는 우려가 나온다.

민들레 모임은 이른 시일 내에 운영진들끼리 모여 향후 계획을 다시 논의해보겠다는 방침으로 전해졌다. 민들레의 공동 간사를 맡은 이용호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민들레는)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오픈 플랫폼으로, 이 모임은 기본적으로 당에도 좋고, 윤석열 정부에도 도움이 되고자 하는 취지에서 시작한 순수 의원모임"이라고 설명하면서 "많은 분들이 민들레에 기대와 우려를 보내주고 계신다"고 말했다. 이어 "민들레는 '민심을 들을래'의 약자인데, 정작 민들레에 대한 민심은 오해 때문에 그다지 좋지 않은 것 같다"면서, 모임 결성과 관련해 '속도 조절'에 들어가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에 따라 오는 15일로 계획했던 '민들레' 모임 출범은 더 늦춰질 것으로 보인다. 이 의원은 "민들레 홀씨가 당이나 정부에 도움이 아니라 갈등 요인이 돼서는 안 되겠죠"라면서 "민들레 열차를 잠시 멈추고 의견을 나눠보는 게 필요하겠다. 오해는 풀고, 소나기는 피해가야죠"라고 속도 조절의 뜻을 밝혔다.

정치권은 민들레가 기존 운영 방향에 일정 부분 수정을 시도해 공부 모임 성격을 갖는 것으로 첫발을 내딛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당내 당' 논란을 부른 현직 장·차관 초청 구상을 전면 재검토하는 한편, 대신에 민간 전문가들과 함께 정부 정책과 관련해 정례적으로 난상토론을 벌여 그 결과를 일종의 의견서 형태로 정부 측에 전달하는 '여당 내 쓴소리 그룹'이 거론된다. 운영진의 문호를 확대·개방해 '계파 이미지'를 희석하는 방안도 나올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한편 민들레는 지난 10일 공동 간사를 맡은 이철규·이용호 의원이 당 소속 의원들에게 참석 여부를 묻는 공문을 발송하면서 공개됐다. 의원뿐 아니라 정부, 대통령실 인사들이 참석해 '당·정·대'의 소통 창구역할을 하겠다는 취지로, 20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비서실장을 한 장제원 의원과 당선인 수행팀장 이용 의원, 정무기획 1팀장 정희용 의원 등이 주도적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재훈기자 jjhoon@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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