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대구시장 당선인, 박지원 저격 "관종정치 매몰 고쳐야"

홍준표 대구시장 당선인

홍준표 대구시장 당선인이 16일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을 향해 "아직도 '관종 정치'에 매몰돼 있는 것은 이젠 고쳐야한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박 전 원장이 '존안 자료' 관련 발언으로 논란을 빚자 이를 겨냥한 것이다.

홍 당선인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명박 전 대통령으로부터 국정원장직을 제안 받은 일화를 소개하며 운을 뗐다. 그는 "MB 정부 때 어느 주말 안가에서 대통령께서 두 사람만 조찬을 했을 때 국정원장을 맡아 달라는 요청을 받은 일이 있었다"며 "나는 그때 완곡하게 거절하면서 '국정원장은 인생 마지막 공직인데 검사 출신인 제가 비밀경찰의 수장으로 끝내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말씀드린 일이 있었다"고 회고했다. 그러면서 "국정원장은 바로 그런 자리이고 또 그런 생각을 가진 사람이 가야 할 자리"라고 덧붙였다.

홍 당선인은 "그런데 최근 한국 사회의 모든 정보를 담당하면서 국정원장까지 지낸 분이 퇴임을 한 후에 재임 중 알게 된 비밀을 무덤까지 가지고 갈 생각은 하지 않고 너무 가볍게 처신하며 언론에 나와 나대는 모습은 아무리 좋게 보려고 해도 좋은 모습은 아니다"라며 거듭 비판했다.

이어 그는 "원래 그 자리에 적합한 사람이 아니었거나, 적합하지 않았더라도 그 자리에 갔으면 그 자리에 맞추어 처신 하는 게 올바른 행동"이라며 "나는 정치를 아는 그 분을 존중하고 좋아합니다만 이제 부터는 나라를 위해 그만 자중해 주셨으면 한다"고 촉구했다.

앞서 박 전 원장은 최근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국정원에 정치인·기업인·언론인 등에 대한 존안자료, 이른바 'X-파일' 60년 치가 보관돼있다"며 "여야의 불행한 역사를 남겨놓으면 안 되니까 특별법을 제정해서 폐기해야 된다고 하는데 이걸 못 했다"고 밝혀 파장을 일으킨 바 있다.
민경석기자 mean@yeongnam.com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