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난당했던 문경 김룡사 사천왕도, 운암사 관음-대세지보살좌상 30여 년 만에 원래 자리로 돌아와

  • 남정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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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06-25 10:51  |  수정 2022-06-27 07:03  |  발행일 2022-06-27 제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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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경 김룡사 사천왕도 동방지국천왕. <문경시 제공>

도난당했던 전통사찰의 불교 문화재가 30여 년 만에 원래 자리였던 절로 돌아갔다.


경북 문경시는 1994년 도난당한 문경시 산북면 김룡사 사천왕도 1건 4점과 1993년 잃어버린 운암사 관음·대세지보살좌상 1건 2점이 최근 사찰로 환지본처(還至本處)했다고 밝혔다.


이들 문화재는 2년 전 개인 박물관이 전시하려다 도난당한 문화재로 밝혀져 대한불교 조계종이 2년여의 법정 다툼 끝에 환수한 것으로 김룡사와 운암사 외에도 전국 5개 사찰에 5건 19점이 원래 자리로 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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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경 김룡사 사천왕도 남방증장천왕. <문경시 제공>
김룡사 사천왕도는 도난 당시 김룡사 천왕문에 봉안돼 있던 것으로 1폭의 크기가 가로 157㎝, 세로 268㎝로 4폭에 각각 다른 사천왕을 그린 작품이다.


비단에 채색한 사천왕도는 동방지국천왕은 칼, 남방증장천왕은 용과 보주, 서방광목천왕은 탑, 북방다문천왕은 비파를 각각 들고 있는 형상으로 화기(畵記)에 따르면 1880년 음력 7월 수화승인 하은응상(霞隱應祥), 설해민정(雪海珉淨), 경하도우(慶霞到雨), 경허정안(鏡虛正眼), 수용기전(繡龍琪銓) 등 15인의 화승이 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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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경 김룡사 사천왕도 서방광목천왕. <문경시 제공>
이는 조선 후기 천왕문에 봉안되는 방식과 19세기 경북을 대표했던 사불산화파의 화풍이 세대를 이어 전승됐음을 보여주는 실질적인 자료로 제작연도와 제작자가 밝혀져 있고 국내에서 희귀한 종류이기 때문에 문화재적 가치가 높은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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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경 김룡사 사천왕도 북방다문천왕. <문경시 제공>


문경시는 도난방지와 보존을 위해 김룡사 사천왕도의 문화재 신청 절차를 밟을 계획이다.
문경시 불정동 운암사 관음·대세지보살좌상은 운암사 극락전 본존불인 목조아미타삼존여래좌상의 좌우협시보살상으로 높이 79.6㎝의 목조 작품이다.


조성 발원문이 전해지지 않지만 어깨가 좁고 머리를 크게 조성한 점, 관세음보살좌상의 오른손에 정병을 세워둔 점 등이 '문경 혜국사 목조아미타삼존불좌상(1684)'과 비슷해 17세기 말 금문 스님에 의해 만들어졌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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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경 운암사 목조 관음·대세지보살좌상으로 오른쪽 보살상은 머리에 쓰는 보관이 없어진 상태다. <문경시 제공>

본존불인 목조아미타삼존여래좌상은 2007년 화재로 소실됐고 정확한 제작 시기와 조각승을 알 수는 없지만 18세기 후반 금문계파의 불상 연구에 중요한 자료로서 그 가치가 높은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운암사는 의상대사가 7세기에 창건한 것으로 알려진 전통사찰이다.

남정현기자 namun@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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