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 윤리위원회 심사, 친윤계 마찰까지…고립된 국민의힘 이준석 당대표

  • 서정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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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06-30   |  발행일 2022-07-01 제4면   |  수정 2022-06-30 1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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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이준석 대표는 30일 경북 경주 월성원전의 사용후핵연료 임시저장시설(맥스터)을 방문하기에 앞서 월성원전 홍보관을 찾아 현황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당 대표 비서실장을 맡았던 박성민 의원이 30일 사퇴를 밝히며 이준석 대표가 당내에서도 고립되는 모습이다. 성 상납 증거인멸 교사 의혹과 관련한 당 윤리위원회 심사가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상태에서 '친윤(친윤석열)'으로 분류되는 박 의원이 비서실장직에서 물러나면서 '윤심(윤 대통령의 의중)' 역시 이 대표에게서 멀어진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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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이준석 당대표. 연합뉴스
실제 30일 정치권에서는 박 의원의 비서실장직 사퇴에 윤 대통령의 의중이 담긴 것 아니냐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대표적인 친윤계로 분류되는 박 의원은 그동안 윤 대통령과 이 대표 간 '가교' 구실을 했지만 이날 직에서 물러남에 따라 소통창구까지 막혔기 때문이다.

정치권에선 '친윤(친윤석열)'으로 꼽히는 박 의원의 비서실장직 사퇴를 신호탄으로 당내 주류인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측 핵심 관계자) 측이 본격적인 '이준석 고립 작전'에 들어간 것이란 해석이 나왔다. 윤리위 징계 심의를 앞두고 '윤심'이 어디에 있는지 관심이 집중되는 동시에, 이 대표를 향한 거취 압박도 더해지는 모양새다 당내에서는 박 의원의 비서실장직 사퇴에 윤 대통령의 의중이 담긴 것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오면서, 의원들이 술렁이는 분위기도 감지되고 있다.

윤 대통령이 이 대표와 거리를 두려 한다는 이야기는 최근 정치권에서 계속 흘러나왔다. 앞서 이 대표는 친윤계 핵심인 장제원 의원과 페이스북 등을 통해 설전을 주고받았고, 윤 대통령과 비공개 만찬 여부를 두고 대통령실과 마찰을 빚었다. 특히 윤 대통령의 집권 후 첫 해외 순방에 권성동 원내대표만 참석하고 이 대표는 배웅을 나가지 않으면서 윤 대통령의 '거리두기설'이 사실 아니냐는 이야기까지 나왔다.

이 대표는 이날 당 대표직에서 물러날 생각이 없다고 밝히며 박 의원의 사퇴에 윤 대통령의 의중은 없었다고 밝혔다.

그는 이날 경북 경주시 한국수력원자력 월성원자력본부에서 맥스터 현장시찰을 마친 후 기자들과 만나 "어제(29일) 박 의원이 울산 지역구에 있다가 제가 (마침) 포항에 있으니까, 와서 얘길했다"며 "그 과정에서 어떤 상황인지를 들었고 (제가) 박 실장의 뜻을 받아들이겠다고 해서, (박 실장이) 사임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를 두고 윤심이 이 대표를 떠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오는 데 대해서는 "그런 해석은 가능하겠지만, 박 의원과의 대화에선 그런 내용이 없었다"고 답했다. 박지원 전 국정원장이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제기한 '자진 사퇴설'을 두고는 "박 전 원장이 어떤 인식으로 그렇게 말씀했는지는 모르지만, 그런 경우는 없다"고 잘라 말했다.

이 대표의 정치적 운명이 달린 윤리위 기류도 심상치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당 안팎에서는 김 실장과 이 대표에게 윤리위 중징계가 내려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이야기가 퍼지고 있다. 이 대표에게는 '당원권 정지', 김 실장에게는 '탈당권유' 이상 수준의 중징계로 결론날 거란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이 대표는 최고위 공개 발언을 보이콧한 이후 지방을 돌며 윤 대통령의 지역발전 공약을 챙기고 있다. 이를 두고 윤 대통령과 대립각을 세우지 않으면서도 최근 자신을 향한 당 내외의 압박에 대해 '무력 시위'에 나선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이 대표는 이날 새벽 페이스북에 "뭐 복잡하게 생각하나. 모두 달리면 되지. 그들이 감당할 수 없는 방향으로"라고 적었다.

당내에선 여당 대표와 대통령 측 간 갈등이 드러난 것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오전 K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집권) 초기 당내 사정이 상당히 불안정한 상태에서 야당과 협치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며 "국민 입장에서 볼 것 같으면 상당히 짜증스러운 모습이 아닌가"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서정혁기자 seo1900@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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