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정치적 운명 결정짓는 한 주

  • 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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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07-03   |  발행일 2022-07-04 제4면   |  수정 2022-07-04 08:33
7일 '성 상납 관련 증거인멸 교사' 의혹에 대한 윤리위 심의·의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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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일 나토 정상회의 참석을 마치고 성남 서울공항에 도착,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와 웃으며 악수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정치적 운명'을 결정짓는 한 주를 맞았다.

오는 7일 이 대표의 '성 상납 관련 증거인멸 교사' 의혹에 대한 윤리위 심의·의결 결과에 따라 이 대표의 정치적 운명은 물론이고 여권 내 권력 지형도 큰 변화를 맞게 된다. 정치권에서는 이 대표가 당원권 정지 등 중징계 뿐만아니라, 경고와 같은 경징계를 받더라도 정치적 치명타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특히 이 대표는 윤리위의 징계 결과를 받아들이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징계 결과를 받아들인다면 불미스러운 사건을 인정한 셈이기 때문이다.

중징계가 내려지면 당내 친윤(친윤석열)계 의원들은 확실한 주도권을 잡고, 새로운 당 대표 선출을 위한 조기 전당대회를 추진할 가능성이 높다. 다급해진 이 대표는 윤석열 대통령에게 직접 도움의 손길을 내밀었다. 이 대표는 지난 1일 윤 대통령이 귀국하는 서울 공항에 깜짝 등장했다. 애초 없었던 일정이 갑자기 만들어진 것이다. 이 대표는 공항 영접을 나가기 위해 점심 약속을 취소했고, 오후 2시에 참석하기로 했던 김미애 의원실 토론회도 가지 않았다.

윤 대통령은 이날 입국장에서 이 대표를 보자마자 "이 대표도 나오셨네"라며 악수를 건넸고, 이 대표는 환하게 웃으며 "이번에 너무 성과가 좋았던 것 같습니다"라고 말하자 윤 대통령이 웃음으로 화답했다. 지난달 30일 친윤(친윤석열) 박성민 당 대표 비서실장이 사임하며 고립무원 상태에 놓인 이 대표가 윤 대통령에게 도움의 손길을 내민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친윤계 그룹은 이 대표와 대통령실 간 가교역할을 했던 박 의원(당대표 비서실장)이 윤리위 목전에서 사퇴한 것은 그 자체로 윤심이 이 대표를 '손절'한 것이란 분석을 내놓고 있다. 윤 대통령을 직접 만나도 달라질 것으로 없다는 것이다.

문제는 이 대표의 정치적 입지 변화가 국민의힘에 무조건 유리하지 않다는 것이다. 이 대표가 실각하면 차기 당권 주자는 물론 차기 대권 도전자들까지 당 장악에 나서면서 당 혼란이 가속화 될 수 있다. 또 이 대표의 핵심 지지기반인 청년층의 대규모 이탈에 따른 후폭풍이 심각할 수 있다. 화려한 언변과 직설 화법으로 '여론전'에 능한 이 대표가 당직을 내려놓는 다음 행보는 여당과 윤석열 정부에 새로운 위기로 작용할 수 있다.

이 대표는 이번 주 차분한 일정을 소화할 것으로 보인다. 두 차례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의원들이 주최하는 세미나에 참석하는 등 조용한 행보를 이어간다. 윤리위 전날인 6일에는 첫 고위 당정협의회가 열린다. 물가 등 민생 현안 이슈를 논의하는 자리지만, 이 대표의 징계나 거취 문제가 거론될 수도 있다. 상황은 불리해 지고 있지만, 이 대표는 연일 임기를 모두 채우겠다는 의지를 강하게 드러내고 있다. 임호기자 tiger35@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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