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가스공사, 신용보증기금 등 대구 신서 혁신도시 내 정부 산하 공공기관 수장들의 물갈이 행렬이 본격화됐다. 기관장 임기가 만료되는 곳을 중심으로 기관장 공모, 임원추천위원회(임추위)구성 등 윤석열 정부와 새로 보조를 맞출 기관장 선임 절차가 한창 진행 중이다.
7일 대구시 및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공모 및 임추위를 거쳐 기관장을 선임하는 혁신도시 내 공공기관 8곳 중 임기가 만료됐거나 임박한 곳은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정양호 원장)△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문용식 원장)△신용보증기금(윤대희 이사장)△한국가스공사(채희봉 사장) 4곳이다.
이중 현재 신임 기관장 공모가 진행 중인 데는 3곳이다. 지능정보사회진흥원은 지난 5월 24일 기관장 초빙 공고를 내고, 지난달 2일 서류접수를 마감했다. 신보는 지난달 30일 이사장 모집 공고를 통해 오는 12일까지 접수를 받는다. 가스공사는 7일 사장 초빙 공고를 게시해 15일까지 서류접수를 진행한다. 산업기술평가관리원의 경우, 산업통상자원부가 내부절차를 진행 중이며 다음 주쯤 공고를 낼 예정이다.
특히 가스공사의 경우 다른 기관과 달리 공모를 서둘러 주목받고 있다. 지능정보사회진흥원와 신보는 기관장 임기 만료후 2개월, 1개월 뒤 공모 절차를 개시했지만 가스공사는 임기 만료와 동시에 시작했다. 국내 에너지 정책의 한 축을 담당하는 가스공사의 입지와 문재인 정부의 탈(脫)원전 정책을 폐기한 현 정부 기조와 보조를 맞추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채희봉 가스공사 사장은 지난해 6월 월성원전 1호기 경제성 평가 부당개입 의혹 등으로 기소된 상태다. 이에 채 사장 교체는 일찌감치 기정사실화됐고, 현 정부 에너지 정책과 교감할 수 있는 인물을 빨리 선임해야 한다는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에너지 관련 유관기관인 한국수력원자력(경주) 또한 지난달 사장 공모를 내고 선임 절차에 착수한 상태다.
혁신도시 한 공공기관 관계자는 "현 정부 출범을 앞두고 일부 기관은 선임 절차가 미뤄지기도 했다"며 "전국적으로 기관장 임기가 종료된 곳들에 대해 산자부 등 관할 정부 부처의 내부절차를 거쳐 순차적으로 선임 절차가 진행되고 있다. 다만 글로벌 공급망 차질 등 국제 에너지 가격이 오르면서 국내 에너지 정책을 담당하는 가스공사는 중요한 역할을 하는 만큼 후임자 선정에 각별히 공들이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윤대희 신보 이사장은 노무현 정부 당시 청와대 경제정책 수석 비서관과 국무조정실장을 지냈다. 문 대통령 캠프에서도 경제정책을 자문하는 등 이전 정권과 계속 보조를 맞춰왔다. 문용식 지능정보사회진흥원장은 과거 조국 및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 논란 당시 옹호성 글을 올려 논란이 된 바 있다.
김형엽기자 khy@yeongnam.com

김형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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