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 "윤핵관·윤리위, 조폭 같아" 홍준표 "이준석, 성숙해져서 돌아오라"(종합)

  • 민경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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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07-10   |  발행일 2022-07-11 제3면   |  수정 2022-07-10 16:25
나경원 "악법도 법…윤리위 결정 존중해야

당 중진들, 이준석 징계 두고 갑론을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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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유승민 전 의원이 9일 대구 수성구 '아트센터달'에서 자신의 저서 북콘서트를 열고 참석자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민경석기자 mean@yeongnam.com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에 대한 중징계를 둘러싼 후폭풍이 거세게 불고 있다. 이 대표가 징계 불복 의사를 밝힌 가운데 그간 조용했던 당내 중진들도 각자 상반된 목소리를 내면서다.

이 대표의 '정치적 동지'인 유승민 전 의원은 윤리위와 와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측 핵심 관계자)을 싸잡아 비판했다.
유 전 의원은 지난 9일 대구 수성구에 있는 한 문화센터에서 자신의 저서 북 콘서트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윤리위나 윤핵관들은 조폭같다"고 맹폭했다. 이날 행사는 유 전 의원이 대선 경선 패배 이후 대구에서는 처음 나선 공식 석상인 데다, 이 대표에 대한 징계 발표 직후라 더욱 관심이 쏠렸다.

그는 "(윤리위와 윤핵관들의)토사구팽이며 정치보복이라는 비난을 듣지 않기 위해서는 처음부터 끝까지 공정과 상식에 기반해서 이 일을 처리했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유 전 의원은 윤리위 결정이 공정이나 형평의 측면에서 문제가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그는 "이번 사건의 핵심은 이준석 대표의 성 상납 의혹이었는데, 윤리위가 그 의혹에 대해 조사조차 하지 않았다"면서 "아무런 증거가 없는 상태, 아무도 진실을 모르는 상태에서 윤리위가 의혹만 가지고 중징계를 내렸다. 이게 조폭들 하는 짓 하고 뭐가 다르냐"고 직격탄을 날렸다. 이어 "이 대표를 둘러싼 문제가 진짜 심각하다고 생각했으면 대선이나 지방선거 전에 조사를 해서 엄정하게 처리를 했어야 하는데, 선거가 다 끝나고 나서 증거 없이 의혹만 가지고 중징계를 내리는 건 굉장히 졸렬한 처사"라고 비판했다.

유 전 의원은 또 "어떤 사람은 대법원의 유죄 확정판결을 받았음에도 자기가 권력 실세라면서 설치고 다니는 사람이 있고, 또 누구는 두 달째 경찰 조사에 불응하고 있는 사람도 있지 않나"라고 꼬집었다.

다만, 유 전 의원은 이 대표를 비호하거나 감쌀 생각은 조금도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하기도 했다. 그는 "이 대표가 불법을 했으면 법에 따라서 벌을 받아야 하고 만약 의혹이 사실이라면 이 대표는 앞으로 정치를 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만약 이 의혹이 사실이 아니라면 윤리위의 결정이 얼마나 우스운 일이겠나. 사실이 아니라면 윤리위와 윤핵관들은 엄청난 혼란을 일으킨 데 대한 엄한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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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표 대구시장, 나경원 전 의원


홍준표 대구시장과 나경원 전 의원은 윤리위 징계를 수용해야 한다는 주장을 펼쳤다.
홍준표 시장은 10일 이 대표를 향해 "조금 더 성숙해져서 돌아오라"고 충고했다. 그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차분히 사태를 정리하고 누명을 벗기 위한 사법적 절차에만 집중하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바른미래당 시절 대 선배인 손학규 대표를 밀어내기 위해 얼마나 모진 말들을 쏟아내셨나. 앞으로 정치 역정에서 지금 당하는 것은 약과라고 생각해야 한다. 세월이 많이 남았다"고 덧붙였다. 이는 2019년 이 대표가 바른미래당 최고위원으로서 손학규 대표의 퇴진을 요구하는 등 갈등을 빚은 것을 언급한 것으로 보인다.

홍 시장은 "나는 이 대표의 모든 점을 좋아한다"고 했으나, 사실상 윤리위 징계를 받아들일 것을 요구한 셈이다.

이 대표와 지난해 당 대표 경선에서 맞대결을 펼쳤으나 고배를 마신 나경원 전 의원도 "이준석 대표는 억울한 점이 있다면 당원권 정지 기간에 이를 풀어내는 것에 집중하고 일단 윤리위 결정을 존중해주는 것이 본인의 미래를 지키는 길일 것"이라고 조언했다.

그는 "윤리위 결정은 당의 공식기구 결정"이라며 "당원이라면 그 지위 고하를 막론하고 따라야 하는 것이 의무이며, 당 대표도 예외가 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럴 때일수록 당의 역량을 모으고 당의 화합을 위해서는 원칙으로 돌아가야 한다. 당헌 당규에 따라야 한다. 그래서 악법도 법이라고 하는 것 아닌가"라고 했다.
민경석기자 mean@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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