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당 지도부 다음은 대통령실?"…'쇄신론' 직면한 용산 대통령실

  • 정재훈
  • |
  • 입력 2022-08-01   |  발행일 2022-08-02 제5면   |  수정 2022-08-01 17:54
여당 지도부 다음은 대통령실?…쇄신론 직면한 용산 대통령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달 4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수석비서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정부가 출범 80여일 만에 거센 '쇄신론'에 직면했다. 취임 100일도 채 되지 않아 국정운영 지지율이 20%대로 내려앉은 상황에서 여당 지도부가 교체 요구로 붕괴되면서, 대통령실 역시 변화가 불가피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특히 대통령실의 경우 대통령 참모 및 국정 '콘트롤타워'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있어 실제 인적쇄신으로 이어질지 관심이 쏠린다

1일 정치권에는 여당 지도부 수습 다음은 '대통령실'이라며 대통령실 참모진을 겨냥했다. 국민의힘 하태경 의원은 라디오 인터뷰에서 "저희들(국민의힘) 당 대표 대행이 그만뒀는데 같은 급의 비서실장 정도는 책임을 져야 되는 거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하 의원은 "위기 상황에 비상대응이 필요한데, 메시지 집중 관리·일관된 관리가 필요하지만 도어스테핑을 못 막았다"면서 "(참모들이) 대통령을 설득시킬 내공이나 능력이 안됐던 것"이라고 비판했다.

국민의힘 김용태 최고위원도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일부 최고위원직 사퇴에 대통령실 정무수석실이 관여했다는 기사를 언급하며 "이 기사가 사실이라면 정무수석부터 시작해서 다 사퇴해야 한다"며 "대통령이 당무에 개입하지 않겠다고 했다. 여기에 대해서 입장표명이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전날 조수진 의원도 최고위원직을 사퇴하며 "당은 물론, 대통령실과 정부의 전면적 쇄신이 필요하다"며 당정대 전면 쇄신을 요구한 바 있다.

대통령실이 아닌 윤 대통령의 변화를 촉구하는 목소리도 나와 눈길을 끌었다.
국민의힘 김근식 전 비전전략실장은 윤 대통령의 지지율 하락에 대해 "가장 큰 문제는 대통령의 문제의식과 국정운영 방식"이라고 밝혔다. 그는 "지지율이 떨어지는 게 대통령실이 보필을 못해서, 내각이 보필을 못해서, 집권 여당이 국정운영을 도와주지 못해서도 맞지만, 국정운영을 도와주고 보필하고 조언했을 때 듣는 사람은 대통령"이라며 "대통령 스스로 본인을 돌이켜보는 휴가 기간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이 지지율 하락 속 정국 구상의 일환으로 대통령실 인적 쇄신 등을 숙고하고 있다는 관측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날 "대통령실 관계자나 여권 관계자를 통해 마치 지금 어떤 일이 마치 이쪽(대통령실) 사정인 것처럼 여러 추측이 나오고 있다"며 "대부분 근거 없는 얘기"라고 일축했다.

그러면서 "관계자를 인용해 여러 억측이 나오고, (대통령이) 휴가가 끝나면 뭘 할 거다, 어떤 생각을 하고 있다, 어떤 쇄신을 한다 이런 얘기들이 굉장히 많이 나오는데 그런 얘기는 근거가 없는 것들"이라고 거듭 반박했다.

다만 대통령실 내부 기류도 엇갈리는 것으로 전해졌다. 대통령실의 한 관계자는 영남일보 기자와 만나 "내부 분위기가 좋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일부 인사들은 공공기관·공기업 등으로 빠져나가려는 움직임도 관측된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여당의 문제가 해결되는 것이 우선이다. 대통령실 인적 쇄신은 그다음 문제"라고 설명했다.

한편 윤 대통령은 이번 주 휴가 기간 중 지방 일정을 취소하고 서울에 머물면서 정국 구상에 집중할 전망이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날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윤 대통령이 2~3일 지방서 휴가를 보내는 방안을 검토 중이었는데 최종적으로 가지 않는 것으로 결정했다"며 "아무래도 윤 대통령이 휴가철에 움직이면 해당 지역에서 휴가를 즐기는 분들께 폐를 끼칠 수도 있어 여러 가지를 고려해 그런 결정을 내린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정재훈기자 jjhoon@yeongnam.com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정치인기뉴스

영남일보TV



많이 본 뉴스

  • 최신
  • 주간
  • 월간

영남일보TV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