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도시조문학관 조성사업 '위치변경 문제로 급제동'

  • 박성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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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09-19  |  수정 2022-09-17 15:41  |  발행일 2022-09-19 제11면
민병도 이호우이영도 문학기념회장, 금천면 신지리 자신의 토지 및 친필원고 등 기증키로 하면서 본격 추진
청도군의회, 군정질의에서 "오누이시인 고향 유호리로 위치변경 요구"
청도군, 유호리로 위치 변경키로 가닥

경북 청도군이 시조의 수도를 지향하며 추진 중인 청도시조문학관 조성사업이 제동이 걸렸다. 청도군의회가 시조문학관 조성부지에 대한 위치 변경을 요구하고 나서면서다.

청도군 등에 따르면 청도군의회는 최근 집행부를 상대로 한 군정질의에서 현재 추진 중인 청도시조문학관의 위치 선정근거와 변경 계획여부 등을 묻고 위치변경을 요구했다.

시조문학관이 민병도 이호우·이영도문학기념회장이 자신의 땅을 무상 기증키로한 청도 금천면 신지리 일원에서 이호우이영도 시조시인의 생가와 시조공원 등이 조성돼 있는 청도읍 유호리에 함께 조성돼야 한다는 것.

이승민 청도군의원은 "청도에서 시조문학관을 조성하려는 취지는 우리나라 현대 시조사에서 큰 업적을 남긴 이호우·이영도 시조시인의 고장이기 때문"이라며 "당연히 시조문학관은 이들의 생가가 있고 시조공원이 조성돼 있는 유호리에 조성되는 게 바람직하다. 또 이곳에 추진중인 유천근대문화마을과도 성격이 맞아 떨어진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는 "민병도 회장이 자신의 거주지 인근 땅을 기증했다고 해서 그곳에 조성하려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을 뿐더라 이는 결국 개인 문학관으로 전락할 우려도 있다"고 덧붙였다.

청도군에 따르면 청도시조문학관은 민 회장이 2020년 10월 청도 금천면 신지리에 있는 2천548㎡의 토지를 청도군에 기증하겠다는 의사를 밝히면서 본격적으로 추진됐다. 민 회장의 작업공간으로 알려진 목언예원 인근에 위치한 이 토지는 시가로 5억원 상당으로 알려졌다.

민 회장은 또 자신이 소장하고 있는 이호우·이영도 시조시인뿐 아니라 최남선 정인보 구상 등 주요시인의 친필원고, 저서, 유품 등 함께 기증하겠다는 의사도 밝혔다. 청도군은 이 자료들은 문화재청이 근대문화유산으로 지정할 만큼 보존가치가 높은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청도군은 총사업비 35억원(도비 19억, 군비 16억)을 들여 민 회장이 무상기부키로 한 금천면 신지리에 2023년까지 청도시조문학관을 조성키로 했다. 지상 3층, 연면적 975㎡규모의 시조문학관에는 전시실·영상실·다목적홀·기획전시실·수장고 등이 들어설 계획이며, 현재 공공건축사업계획 사전검토까지 끝내고 설계공모를 앞두고 있다.

하지만 지난 7월 1일 새롭게 구성된 청도군의회에서 시조문학관 위치 변경을 요구하면서 사업추진이 급제동이 걸린 상태다.

이 같이 군의회의 반대에 부딪치자 청도군은 시조문학관 조성위치를 당초 금천면 신지리에서 이호우·이영도시조시인의 생가가 있는 청도읍 유호리로 변경키로 하고 내부 검토작업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청도군 관계자는 영남일보와의 통화에서 "시조문학관 조성 위치를 다시 재검토할 계획"이라며 "또 개인이 토지와 소장자료를 기증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만큼 이 부분에 대해서도 다시 협의가 필요하다"고 입장을 밝혔다.

박성우기자 parksw@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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