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메일] 진실의 입

  • 양금희 국회의원
  • |
  • 입력 2022-10-03   |  발행일 2022-10-03 제21면   |  수정 2022-10-03 06:45

2022100201000022000000991
양금희 국회의원 (국민의힘)

이탈리아 로마에 가면 '진실의 입'이 있다. 오드리 헵번이 주연한 영화 '로마의 휴일'로 더욱 유명해진 이 대리석 얼굴 조각상은 진실과 거짓을 심판한다고 전해진다. 중세 때 죄인을 심문하면서 조각상 입안에 손을 넣고 거짓말을 하면 손이 잘릴 것을 서약하게 한 데서 유래되었다고 한다. 혹자는 이 '진실의 입'이 정치적으로 이용되어 설혹 진실을 말하더라도 권력자의 마음에 들지 않으면 무조건 손을 자르도록 명령했다는 이야기도 있다. 어쨌든 전설과 신화는 시대를 반영하는 것으로 '진실의 입'이 회자했다는 것은 그때도 '진실'이 필요한 시대였다는 뜻이었을 것이다.

얼마 전 당 수석대변인의 책임을 맡았다. 지난 4월부터 원내대변인으로 지방선거와 국회 후반기 원 구성, 국정운영을 뒷받침할 당정 협의 등 여소야대의 정치 상황으로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한 6개월을 지냈고, 곧바로 수석대변인으로 역할 하게 되었다.

대변인은 정당 간 총성 없는 전쟁터, 그 정치 일선의 최전방에서 언제, 어떤 뉴스가 발생하는지 늘 대비해야 한다. 특히 야당에서 당 대표의 사법위기로 시도 때도 없이 가짜뉴스와 거짓 공격을 쏟아내는 최근 상황에서는 한순간도 눈 돌릴 틈이 없다. 다만, 기울어진 의회 권력과 야당의 계속되는 정치공세에 대한 잘못을 따지기에 앞서, 집권 여당으로서 국민께 송구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체감되는 정책보다 연일 정쟁의 뉴스로 우리 모두를 피로하게 하는 정치권에 대해 무한책임을 통감하기 때문이다.

국민의 준엄한 명령으로 출범한 윤석열 정부는 민생과 경제를 살리기 위해 온 힘을 쏟고 있다. 그러나 지난 '잃어버린 5년'은 역대급 국가채무로 국가재정을 피폐화했고, 과도한 규제와 세금으로 민간경제를 위축시켰다. 막무가내로 추진했던 탈원전의 폐해는 결국 전기요금인상과 에너지 시장 전반의 막대한 부담이 되었고, 국제적으로는 한미동맹 약화와 한일관계 악화로 우리 외교적 입지를 축소했다.

국가 경제와 민생, 외교를 되살리고 국제적 경쟁에서 미래로 나가기 위해서는 모두가 힘을 합쳐 뛰어도 턱없이 부족한 시간인데, 민주당과 이재명 당 대표는 자신의 사법 리스크 방탄에만 급급하여 대통령과 국정운영의 발목잡기에 여념이 없다. 심지어 누구보다 공정하고 객관적이어야 할 언론의 일부 방송사는 조작된 자막 방송으로 국익을 훼손하는데 앞장서는 일까지 자행하고 있다. 과연 민생과 국익을 위한다는 대한민국의 정당이고, 대한민국의 언론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진실을 향한 사법의 칼날이 조여오자, 어떻게든 모면해 보려는 민주당의 얄팍한 정치적 물타기 총공세는 국정을 혼란하게 만들고 국익을 위태롭게 하고 있다. 민주당과 이재명 대표의 무리한 언론 선동과 의회 폭거는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에 대한 조바심의 결과라는 것이 증명된 것이다. 아무리 국민의 눈과 귀를 막아보려 한들 거짓을 진실로 바꿀 수 없고, 거짓과 또 다른 거짓으로 쌓아 올린 탑은 반드시 무너지기 마련이다.

예나 지금이나 세상에는 진실의 입에 손을 넣어봐야 할 사람들이 많다. 그 앞에 서면 겁이 나서 차마 넣지 못할 사람이 있을 것이다. 진실을 가려내는 도구를 만들었다는 것은 무엇이 옳고 무엇이 그른지를 그 시대 사람들이 갈구했다는 뜻이다. 현재도 마찬가지다. 거대 다수의석의 힘으로 의회 폭거를 자행하는 나쁜 정치, 거짓 정치를 일삼는 민주당의 국회야말로 '진실의 입'이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하다.

양금희 국회의원 (국민의힘)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오피니언인기뉴스

영남일보TV



많이 본 뉴스

  • 최신
  • 주간
  • 월간

영남일보TV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