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학교 큰 꿈] 영주 안정초등, 고사리손으로 키운 작물로 요리하기…

  • 피재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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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10-10 07:19  |  수정 2022-10-10 07:22  |  발행일 2022-10-10 제14면
학교 텃밭에서 배운 체험형 식생활교육
선생님과 함께 만든 사육장서
토끼 등 키우며 정서안정 도모

김장
경북 영주 안정초등 학생들이 김장 담그기 체험활동을 하고 있다. <안정초등 제공>

멀리 소백산을 바라보며 안정비행장 주변으로 드넓게 펼쳐진 안정들을 지나면 경북 영주시 안정면 용주로에 위치한 안정초등(교장 임인규)을 만날 수 있다.

안정초등은 1929년 9월 개교 이후 지금까지 5천733명의 졸업생을 배출한 역사와 전통을 지닌 학교다. 꽤 오래 전부터 학생 수가 점점 줄어들었고, 한때는 입학생이 없어 복식학급의 위기에 처하기도 했으나, 2019년부터 경북도교육청 특색사업으로 시작한 '작은 학교 자유학구제' 운영으로 2022년 현재 6학급 전교생 81명으로 활기를 찾으면서 지역사회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안정초등은 영주 시내에서 자동차로 10분 정도면 오갈 수 있는 곳에 위치하고 있으며, 다양한 특색프로그램 운영으로 자유학구제 이후 전입 학생 수가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저출산·고령화에다, 도시 집중화에 따른 농어촌 학령인구 감소로 안정지역의 안정 남부초등과 오계초등이 안정초등으로 통폐합되면서 안정면 소재지의 유일한 초등학교가 됐다.

안정면에 살고 있는 학생 수는 50명이 채 안 된다. 30여 명의 학생들은 영주 시내에서 전입한 학생이다. 자유학구제 운영이 안정초등을 되살리는 데 큰 힘이 되고 있는 것이다.

안정초등은 농촌지역의 특수성을 살려 체험 중심의 활동을 통해 실생활과 연계하는 경험의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그 실천 사례로 농림축산식품부와 경북도가 주최하고, 식생활교육네트워크가 주관하는 '찾아가는 식생활교육' 프로그램을 실시하고 있다.

텃밭가꾸기를 통한 다양한 식물 재배 및 요리 실습, 김장 담그기 행사를 통해 1년간의 식생활교육을 실제 생활과 체험으로 접해보는 의미 있는 경험을 쌓을 수 있다.

2021학년도부터 현재까지 동식물과 함께 하는 심리 정서 안정 프로그램 운영으로 학생과 교사가 함께 제작한 동물 사육장에서 닭과 토끼를 키우고 있다. 나만의 반려식물 기르기, 반려동물 키우기 활동을 통해 생명존중 정신과 책임감을 배우고 실천할 수 있다는 것이 학교 측의 설명이다.

안정초등의 다양한 학생 중심 동아리 활동도 주목을 받고 있다. 고학년 학생이 중심이 돼 동아리를 구성하고 단원을 모집해 계획을 세우면 담당교사를 배정, 활동을 지원하되 학생이 주체가 되는 동아리 활동이 이루어진다.

댄스 동아리·메이커 동아리·공예 동아리·종이창작 동아리·드론 동아리·보드게임 동아리·독도 동아리·사제동행 인권 동아리 등이 있다. 이 가운데 드론 동아리는 특히 학생들에게 인기가 높다. 2021년에는 드론 축구대회에 참가해 입상하면서 실력을 뽐내기도 했다. 학생과 교사가 함께 하는 사제동행 인권 동아리는 소백산 자락길 걷기·계절별 특색 활동하기·영화 감상하기·전통 문화 체험 활동하기 등의 활동을 실천하고 있다.

5학년 황모 학생은 "올해도 드론 축구대회에 나가서 지난해보다 더 잘해 보고 싶은 생각에 드론 동아리 활동을 더욱 열심히 하고 있다"며 학교생활에 만족감을 표시했다.

안정초등에는 골프 연습장이 있어 전교생이 골프도 배울 수 있다. 고학년이 되면 스크린 골프장과 지역 내 있는 파3 골프장에 나가서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어 골프에 대한 학생과 학부모의 만족도가 높다. 코로나19가 시작되기 전에는 학부모와 지역사회가 함께하는 골프 프로그램을 운영했으나, 학생들의 건강과 안전을 위해 당분간 학생 중심으로 운영하고 있다.

임인규 교장은 "코로나19 상황이 나아지면 학교·학부모·지역사회가 함께하는 교육과정 운영, 학생·학부모·교직원이 만족하는 학교, 안전하고 신뢰받는 교육 환경 조성을 통해 누구나 다니고 싶은 학교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피재윤기자 ssanaei@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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