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농수산물도매시장 '리모델링'·'이전' 두고 시간 끌면서 화재 키웠다는 지적 나와

  • 서민지,이동현,윤관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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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10-27  |  수정 2022-10-27 06:43  |  발행일 2022-10-27 제1면
대구농수산물도매시장 리모델링·이전 두고 시간 끌면서 화재 키웠다는 지적 나와
25일 발생한 대구 매천시장 화재. 독자제공

25일 화재가 발생한 대구 북구 매천동 대구농수산물도매시장은 지난 10여년간 '이전'과 '리모델링' 소용돌이 속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상인들 간 팽팽한 의견 대립은 시간이 흐르면서 건물 노후화로 이어져, 결국 이날 화재로까지 겹쳤다는 지적마저 나온다. 

34년 전인 1988년 개장한 대구농수산물도매시장은 비효율적인 건물 배치와 공간 포화, 건물 안전성 등을 이유로 2005년부터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대구시는 2013년 '농수산물도매시장 시설 현대화 방안 계획수립' 용역을 토대로 이전 후보지를 정하고 적합한 장소를 물색했지만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이후 2015년 재건축 쪽으로 방향을 틀었고, 2018년 마침내 시설현대화사업(시비 895억원· 국비 180억원)을 확정했지만, 홍준표 대구시장이 농수산물도매시장 외곽 이전을 공약하면서 다시 원점으로 돌아갔다.
 

대구농수산물도매시장 리모델링·이전 두고 시간 끌면서 화재 키웠다는 지적 나와
잿더미 된 상가…// 26일 오전 대구 북구 대구농수산물도매시장에서 한 상인이 지난밤 화재로 잿더미가 된 상가를 바라보고 있다. 윤관식기자 yks@yeongnam.com
당초 계획대로라면 내년년까지 도매시장 내에 위치한 관련 상가를 도시철도 매천시장역 앞 북부화물차고지로 옮기고, 후적지를 경매장 및 주차장으로 리모델링 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일부 상인들의 반발로 서류 작업조차 마무리하지 못했다. 내부 갈등이 지속되면서 시설현대화사업 기간은 2026년까지로 연장됐다.

이번 화재가 계기가 돼 대구농수산물도매시장 이전 찬반논쟁이 더욱 격화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시설 현대화' 견해를 고수해왔던 차대식 대구 북구의회 의장은 "불이 난 상황에서 시장 이전에 속도가 붙을 것 같지는 않다"며 "대구시 방침을 듣고 논의해봐야 할 사안"이라고 말했다. .

이날 화재 현장에서 만난 시장 상인들은 30년이 넘은 노후화 된 시장의 시설 개선 문제에 대해 불만을 토로했다. 피해 점포 상인 배모씨는 "1988년부터 장사를 시작했으니 30년이 넘었다"면서 "오늘 아침에도 피해 상인들이 대구시에 대도시의 위상에 맞지 않게 전기시설을 왜 빨리 교체해 주지 않았냐며 불평하기도 했다. 화재로 인한 재산피해가 막대하다"고 했다.
또 다른 상인은 "리모델링이 빨리 됐다면 이렇게 큰 사고로 이어지지는 않았을 것이다"며 "이미 다 타버린 상황에서 옮기는 문제를 언급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고 답답해 했다.

대구시 관계자는 "현재 도매시장 현대화 사업을 진행하고 있고, 또 지금은 민선 8기 들어와서 도매시장 이전을 추진 중이다. 다만, 이전을 하려면 꽤 시일이 걸릴 것 같다"면서 "그래서 상인들의 안정적인 영업 활동을 위해 우선 피해를 본 시설을 복구하는데 주력할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서민지기자 mjs858@yeongnam.com
이동현 기자 shineast@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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