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특집] 계명대 동산의료원, 창립 125주년 맞아 나눔의료 사업…섬김·봉사 '제중원 정신' 이어가

  • 노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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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11-01  |  수정 2022-11-02 10:23  |  발행일 2022-11-01 제13면
키르기스스탄 국립대와 교류로

어린이 등 9명 '새로운 삶' 선물

코로나 위기 극복에도 앞장서

[의료특집] 계명대 동산의료원, 창립 125주년 맞아 나눔의료 사업…섬김·봉사 제중원 정신 이어가
계명대와 계명대 동산의료원이 '2022 KMU DSMC-HE K. Sadykov 프로젝트'의 하나로 진행한 '나눔의료 사업'을 통해 심장수술을 받은 키르기스스탄 어린이 케레메트양과 그의 아버지가 수술 이후 병실에서 수학 문제를 풀고 있다. 이번 나눔의료 사업을 통해 9명이 건강한 새삶을 선물받았다. 〈계명대 동산의료원 제공〉

"이제 하나도 안 아파요. 나중에 커서 선생님들 같은 훌륭한 의사가 되고 싶어요."

계명대 동산병원에서 심장병 수술을 받은 케레메트 어린이(여·6·선천성 심장질환)는 병실에서 수학 문제 풀기에 집중하다 이내 활짝 웃으며 말했다. 큰 수술을 끝내고 난 딸이지만, 이제는 건강해질 것을 알고 있는 케레메트의 아버지 에르게쇼브 타스마베끄(49)씨도 딸의 환한 표정을 보며 덩달아 흐뭇한 미소를 지어 보였다.

키르기스스탄에서 구순구개열 수술을 받기 위해 계명대 동산병원을 방문한 주마베꼬브 아크바르(27)·주마베꼬브 베르메트(여·20) 남매의 어머니인 사틴디에바 나지라(49)씨도 의료진과 학교 관계자에게 연신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나지라씨는 "하나님께서 계명대 동산의료원을 통해 우리 아이들에게 새 삶을 선물해 주신 것 같다"고 말했다.

계명대와 계명대 동산의료원이 창립 125주년(2024년) 을 기념하기 위해 마련한 '2022 KMU DSMC-HE K. Sadykov 프로젝트'의 하나로 진행한 '나눔의료 사업'을 성공적으로 완수했다. 케레메트 어린이와 주마베꼬브 남매의 수술도 이 나눔의료 사업 중 하나다.

지난 9월17~30일 그리고 10월17~29일 두 차례에 걸쳐 진행된 '나눔의료 사업'을 통해 선천성 심장병 환아 3명, 구순구개열 환자 4명, 부인과 환자 2명이 건강한 새 삶을 얻게 됐다. 환자들은 산부인과 권상훈 교수, 소아청소년과 최희정 교수, 흉부외과 장우성 교수, 성형외과 정운혁 교수 등 의료진의 정성 어린 보살핌으로 모두 성공적으로 수술을 받았고, 빠르게 회복했다. 퇴원 후엔 계명대 성서캠퍼스를 찾아 신일희 총장을 접견했다. 또 대구의료관광진흥원이 주관하는 대구 문화 탐방에 나서 수성못과 팔공산 등 대구의 명소를 둘러보기도 했다.

이번 프로젝트는 2014년부터 이어 온 계명대와 키르기스스탄 국립대의 상호교류에서 시작됐다. 올해 5월, 키르기스스탄 국립대의 사디코프 전 총장이 개교 90주년 기념행사에 계명대 신일희 총장을 초청해 양국 간 학술교류와 ICT 인재 양성 등에 이바지한 공로로 명예박사 학위를 수여한 것이 계기가 됐다. 이처럼 두 기관의 적극적인 의지를 가지고 추진된 이번 사업은 제중원 정신을 이어 간다는 뜻에서 수술·입원비를 비롯한 왕복 항공료, 체류비 등 각종 제반비용은 계명대 교직원들의 기부금으로 조성된 '〈사〉계명 1% 사랑나누기'와 '동산의료선교복지회'의 기금을 통해 마련돼 그 의미를 더했다.

나눔의료 사업을 위해 직접 한국을 찾은 사디코프 전 총장은 "우수한 의료진들과 좋은 환경에서 우리 국민이 치료받을 수 있어 매우 기쁘다. 자라날 어린 아이들에게 새로운 꿈과 희망을 갖게 해준 계명대와 동산의료원에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세엽 동산의료원장은 "이번 나눔의료 사업은 봉사와 개척, 헌신 등 우리 의료원의 창립이념인 제중원 정신의 연장선이다. 나눔의료는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라며 "우리 의료원은 의료봉사의 소명을 이뤄 나가기 위해 더욱 낮은 자세로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1990년부터 시작된 계명대 동산의료원의 해외 의료봉사는 개원 100주년 당시에는 중국 심장병 어린이 10명에게 무료 수술 봉사를 진행했고, 그 외에도 타지키스탄 시각장애 학생 9명의 개안 수술, 베트남 환자 3명의 구순구개열 수술, 카자흐스탄 소녀 사시 수술 등도 했다. 이외에도 30회가 넘는 해외의료선교 봉사활동을 진행해 670여 명의 의료진이 현재까지 3만1천여 명의 환자에게 사랑의 인술을 실천한 제중원 정신을 이어 나가고 있다.

한편 계명대 동산의료원은 1899년 미국의 우드브리지 존슨(1869~1951) 선교사가 대구 약전골목의 작은 초가집에서 '제중원'을 개원해 영남권 최초의 서양의술을 펼치면서 시작됐다. 대구에 천연두 백신과 말라리아 치료제를 처음 보급했고 한센병 환자 구제 사업과 풍토병 치료에 앞장섰다. 또 사랑과 헌신, 섬김과 봉사의 기독교 정신으로 국가적 시련과 민족의 아픔을 함께 나누며 한 단계 더 성장했다. 6·25전쟁 당시 경찰병원으로 지정, 의수족부를 만들어 많은 군인과 경찰을 치료했다. 전쟁 후에는 수많은 전쟁고아를 돌보기 위해 한국 최초로 아동병원을 설립, 운영했다. 2020년 코로나19 대위기 때는 대구동산병원 전체를 코호트 격리하는 등 코로나19 전담병원으로 운영했다.

노인호기자 sun@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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